나는 자유다 청소년문학 보물창고 23
팜 뮤뇨스 라이언 지음, 민예령 옮김, 브라이언 셀즈닉 그림 / 보물창고 / 201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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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불행한 한 인간이 있었다. 부모의 얼굴을 기억도 하지 못할 어린 나이에 고아가 되었으며, 고아원에서는 학대와 착취를 받았다.

그러나 좌절하지 않고, 불행을 그대로 받아들이지 않고, 운명을 거역하며 스스로 자기가 가야할 길을 찾아 나섰다.

이 책은 간결한 문장과 적절한 분량으로 인해서 하룻저녁이면 다 읽을만한 분량이면서도 청소년들에게 여러 가지 생각해 볼만한 문제거리들을 제시해 준다.

19세기 미국사회는 어떤 모습이었는지, 여성의 정치적 권리는 어떻게 확립되어갔는지, 한 인간의 성공과 승리는 어떻게 이루어질 수 있는지 등을 생각해 볼 수 있을 것이다.

TV의 서부극 영화 속에서 보여지던 것과는 또다른 미국역사의 한 단편을 감상할 수도 있을 것이다.

몇 가지 조금더 깊이 생각해 볼만한 점들을 짚어본다면, 다음과 같다.

96p에 못된 고아원 원장의 부츠를 빼돌리는 장면이 나오는데, 이에 대한 윤리적 논란은 필요 없는지?

이 작품의 실제 모델이었던 샬롯 또는 찰리는 과연 여성의 정치적 권리를 옹호하는 입장이었는지?

아니면 단순히 여성이면서 남성으로서의 인생을 살아갔던 것인지?

다시 말해서 21세기에 샬롯이 살았다면, 과연 여성운동을 했을지 아니면 남성으로의 성전환 수술을 했을지?

미국이라는 나라는 역사가 몇 백년밖에 안되기 때문에 자기들 나름대로 역사적 정체성을 확립하기 위해서 여러 가지 노력을 하고 있는 것 같고, 그런 측면에서 이런 특별한 사람의 일생을 자유와 평등을 실현하기 위한 과정으로 소설화 한 것 같다.

어쨌든 그것은 그런 것이고, 우리의 입장에서 보았을 때, 중학교 학급문고나 학교 도서관의 소장도서로서 적당한 스펙을 갖추고 있는 책이라고 인정이 된다.

물론 학생들의 입장에서도 적당한 감상을 붙여서 독후감 쓰기에 무난한 책이라고 할 수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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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콤쌉싸름한 첫사랑 청소년문학 보물창고 25
엘렌 위트링거 지음, 김율희 옮김 / 보물창고 / 201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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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하는 일은 뭐든지 서툴고 어설프기 마련이다. 그래서 실수하고, 생각한 것 만큼 결과가 나오지 않을 수도 있다. 하지만 우리가 살아가는 모든 것은 그 '첫'이라는 경험을 통해서 더욱 성숙해지고 능숙해지는 것 같다.

얼마 전에 <두근두근 첫사랑>을 아주 재미나게 읽은 덕에 <달콤쌉싸름한 첫사랑>의 표지를 넘기기 전부터 기대와 설레임이 일었다. 달콤쌉싸름한 이란 말이 왠지 이 책이 드라마틱할 것 같다는 느낌을 전해주는 것도 같았다.

주인공 존과 마르셀은 일인잡지를 만드는 청소년들이다. 존은 마르셀의 잡지를 통해 마르셀을 만나게 되고, 마르셀을 통해 자기가 진짜 어떤 사람인지 깨닫게 되고, 마침내 누에고치에서 벗어나 세상으로 나오게 된다.

이 책의 제목처럼 존의 첫사랑이 주요 주제가 될 수 있지만 나는 부모님의 역할이 더욱 크게 와닿았다. 사랑하면 안고 싶고 만지고 싶다는 말에서 조금 뜨끔하기도 했다. 나의 큰아이는 자기의 잘못으로 엄마가 화를 내면 제일 먼저 하는 말이 "엄마 안아주세요"다. 그런데 아이가 그 말을 해도 나는 아이가 미워져서 바로 안아주고 싶은 생각이 절대로 들지가 않는다. 화가 가라앉고 나면 왜 그때 안아주지 못했을까 하는 후회도 드는데 다시 그런 상황이 되면 역시나 마찬가지가 된다. 또한 마르셀의 새엄마가 마르셀에게 거는 과도한 기대가 어릴적 내 부모님도 내게 그런 기대를 해서 몹시도 힘들었던 생각에 조금 우울해지기도 했다.

존과 마르셀이 첫사랑을 이루지 않을까 조금 기대하기도 했지만 쿨하게 끝이 나서 오히려 여운이 더해지는 것도 같다.

나도 어른이 되었으니, 세 아이의 엄마가 되었으니 아이들에게 지혜롭고 현명하게 처신해야 하는데 워낙에 실수투성이 인간인지라 끊임없이 반성하고, 조금 더 노력하는 사람이 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 아이들에게 더 많이 안아주고, 사랑하자는 각오(!)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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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근두근 첫사랑 청소년문학 보물창고 22
웬들린 밴 드라닌 지음, 김율희 옮김 / 보물창고 / 201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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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섯살배기 우리 큰 아이가 유치원에 다니기 시작한지 두달이 넘었다. 어린이집에 일년 다녔던 까닭에 유치원 생활에 적응을 할지에 대해선 그리 걱정하지 않았다. 아이는 오히려 유치원 생활을 동경하고, 새로운 친구들과 새로운 놀잇감을 만날 생각으로 마음이 부풀어 있기까지 했다. 처음 얼마동안은 친구의 이름을 몰라서 그러는지 재미는 있지만 누구랑 놀았냐고 물어보면 "몰라"라고만 했다. 그러다 한달이 지나고 종일반에 이어 올돌봄 서비스로 저녁식사까지 한 후 8시가 넘어서 데려오면서 그때까지 남아있는 소수의 아이들과 친해지기 시작한 것 같았다. 친구들의 이야기를 할때면 흥분하는 모습까지 보였다.

그러던 어느날 저녁 아빠가 큰 아이에게 "소홍아, 크면 아빠하고 결혼하자"라고 말하자, 평소엔 "엄마하고 결혼할래"라고 대답하던 녀석이 얼굴에 한가득 웃음을 띄고 온몸을 비비꼬면서 "나 지웅이 오빠하고 결혼할래"라는 것이었다. "어?!!!!" 순간 우리 부부는 눈빛을 교환하며 조심스레 지웅이가 누구인지 물어보기 시작했다. (절대로 흥분하거나, 과민반응을 보이지 않으면서) 아이의 말에 의하면 같은 반 지명이의 형이 지웅이인데 항상 자기를 보면 반갑게 맞아주고, 같이 놀아주고, 며칠 전엔 결혼하자고 말했단다. 그날은 그렇게 넘어갔지만 사실 나는 속으로 무척이나 놀랐었다. 우리집엔 텔레비젼도 없어서 드라마를 접할 기회도 없고, 그저 아빠가 농담으로 결혼하자라는 말을 하기는 했지만... 아이 입에서 직접 결혼이라는 말이 나오자 당황했던 것 같다.

며칠을 두고 유치원에서 돌아오면 아이에게 무심을 가장하며 물어보곤 했는데, 5월에 들어서부턴 아이가 대답을 좀 피하는 것 같았다. 그러더니 지웅이 오빠는 이제 6시면 집에 간다고, 태권도장에 들렸다간다고 말했다. 그 후론 다른 오빠의 이야기를 슬슬하기 시작한다. 우리 아이도 바야흐로 '이성에 대해 관심이 생기는 나이'구나 하며 그냥 발달하는 과정으로 발아들이게 되었다.

<두근두근 첫사랑>을 읽은지 한 두달 된 것 같다. 아주 재미나게 읽었었다. 주인공 줄리가 꽃소년 브라이스에게 첫눈에 반한 것처럼 나이가 어리든 많든 우리는 잘생기거나 예쁜 외모에 쉽게 끌리게 된다. 하지만 아무리 잘생긴 사람이라고 할지라도 매력이 없다면 금방 쉽게 질리고 마는 것 같다. 줄리가 브라이스에게 실망을 느낀 것처럼....

이 책은 줄리와 브라이스의 각각의 시각으로 이야기가 전개되고 있다. 그리고 줄리와 브라이스를 둘러싼 가족들, 학교 생활등이 이야기의 배경이 되고 있다. 첫사랑을 주제로 하지만 그 속에서 인간다움과 나는 어떤 사람인지 다시 성찰해 보는 계기가 된 것 같다. 세딸을 두고 있는 엄마로서 우리 아이들이 자라면서 어떤 사람을 보게 될지 상상도 하게되는 즐거움이 가득한 시간을 만들어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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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학년 이솝우화 나는 1학년 2
이솝 지음, 마술연필 엮음, 김미은 외 그림 / 보물창고 / 201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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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 소홍아, 이번에 읽어본 이솝우화는 재미 있었니?

소홍: 응... 몰라!

아빠: 아니, 너 쥐그림 그려져 있는 책 읽었잖아..

소홍: 어.. 그 책... 읽었는데..

아빠: 개미와 베짱이는 어땠어?

소홍: 개미가 나빠! 맛있는 건 나눠 먹어야 하는데, 베짱이는 안주고 개미만 먹겠다고 했어.

아빠: 흠... 정말 그렇네.. 개미는 나눠먹을 줄 모르는 욕심꾸러기였구나...

아빠: 그럼, 서울 쥐와 시골 쥐는 어땠어?

소홍: 아빠, 그런데... 좀 못살아도 마음 편한 시골이 더 살기 좋다는 얘기잖아..

아빠: 그래, 그렇지.. 바로 그런 얘기였어.

소홍: 아빠, 그러면 좀 못살아도 핵무기와 미사일도 만들어 놔야 다른 나라가 쳐들어와도 걱정 없이 살 수 있는거 아냐?

아빠: 응?? 그게 갑자기 무슨 얘기지?

소홍: 그러니깐, 우리 나라에서 남쪽에 살고 있는 쥐하고 북쪽에 살고 있는 쥐가 만나서 서로 초대했다고 생각해봐. 남쪽 쥐는 먹을 것도 많고 잘 산다고 하겠지만, 핵무기도 없고 미사일도 없잖어. 그랬다가 핵무기나 미사일이 많은 다른 나라가 쳐들어 오면 어떻게 해. 임진왜란 때도 그랬고, 일제시대 때도 그랬잖어.. 무기가 없고 나라가 힘이 없어서 나라까지 빼았겼다면서.

아빠: 그럼 북쪽에 살고 있는 쥐는?

소홍: 북쪽에 살고 있는 쥐는 먹을 것도 얼마 없고 잘 살지는 못해도 핵무기하고 미사일이 있으니깐 다른 나라가 쳐들어와도 걱정없지. 그러니깐 남쪽 쥐는 서울 쥐하고 똑같고, 북쪽 쥐는 시골 쥐하고 똑같은 거 아냐?

아빠: 아... 이제 소홍이가 무슨 말을 하는지를 알겠다. 그러니깐 못 먹고 못 살아도 힘이 있어서 걱정 없이 사는 게 더 좋은 것 같다는 얘기인 거구나.. 그런데, 소홍아, 이 문제는 소홍이가 여러 가지를 더 많이 배우고 알게 된 뒤에 다시 얘기해 보는게 좋겠다.

소홍: 좋~아!

아빠: 사자와 소 세 마리는 어땠어?

소홍: 사자가 소 한 마리를 잡아먹었으면 몇 마리가 남았을까요?

아빠: 음... 두 마리.

소홍: 그럼 사자가 또 소 한 마리를 잡아먹으면 몇 마리가 남아있을까요?

아빠: 한 마리.

소홍: 사자가 또 소 한 마리를 잡아먹으면 몇 마리가 남을까요?

아빠: 한 마리도 안남게 되지.

소홍: 한 마리도 없으면? 헤헤.. 그럼 영~! 이지..ㅋㅋ

아빠: 소홍아, 그러면 여우와 신 포도는 어땠어?

소홍: 난, 저기 나는 신 포도는 싫구, 연신내에서 가져온 포도가 좋아.

아빠: 그래, 알았어.. 이제 그만 이야기하고 냉장고에서 포도나 꺼내서 먹자.

소홍: 아빠, 그런데 아빠가 포도 껍질 까줘.

아빠: 너 언제까지 아빠가 껍질 까주는 포도 먹을래? 고등학교 들어가서도 아빠가 껍질 까주는 포도 먹을래?

소홍: 응!!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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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메이드 떡레시피 - 전통부터 퓨전까지 내 손으로 만드는 영양만점 떡
허지연 지음 / 넥서스BOOKS / 201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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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처럼 귀차니스트가 제일 하기 싫은 것은 역시 삼시 세끼 상차림이다.

남편이 직장에서 점심을 때워주길 바라지만 남편은 쌍둥이 아이들이 태어난 이후에 육아에 시간을 보내느라 일을 절반으로 줄여 버렸다. 그 덕에 함께 밥을 먹는 시간이 많아졌다. 혼자일때는 아무런 생각없이 후다닥 맛있게 챙겨먹었는데, 나와 식성이 다른 사람의 끼니를 챙겨야 한다는 것은 여간 피곤한 일이 아니다. 그래서 생각해낸 것이 바로 끼니를 쉽게 때울 수 있는 대체 식품을 사놓는 것이다. 요즘은 조금만 걸어나가도 떡집이 흔하고, 또 맛도 모양도 다양한 떡이 많으니 별식으로도 훌륭하다.

 

하지만 가끔은 내 아이를 위해서 단호박떡도 해주고 싶고, 늙은 호박과 으깨지 않은 콩들을 가득 넣은 떡을 해주셨던 친정엄마 생각이 나서 해먹고 싶은 생각이 들때가 있다. 그냥 생각만으로는 쉬울 것 같은데, 실천하기는 쉽지가 않다. <홈메이드 떡레시피>는 귀차니스트인 내게도 열정을 불러 일으키게 하는 책이다.

 

다음달이면 쌍둥이와 큰아이 생일이 연달아 있다. 그때 나만의 떡케이크를 만들어보고 싶다. 단

 

떡은 사랑이라고, 정성이라고 알려주는 책. 그냥 떡만이 아니라 예쁘게 모양을 내고, 포장하는 법까지 세세하게 알려주는 그 정성에 감동이 몰려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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