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근두근 첫사랑 청소년문학 보물창고 22
웬들린 밴 드라닌 지음, 김율희 옮김 / 보물창고 / 201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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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섯살배기 우리 큰 아이가 유치원에 다니기 시작한지 두달이 넘었다. 어린이집에 일년 다녔던 까닭에 유치원 생활에 적응을 할지에 대해선 그리 걱정하지 않았다. 아이는 오히려 유치원 생활을 동경하고, 새로운 친구들과 새로운 놀잇감을 만날 생각으로 마음이 부풀어 있기까지 했다. 처음 얼마동안은 친구의 이름을 몰라서 그러는지 재미는 있지만 누구랑 놀았냐고 물어보면 "몰라"라고만 했다. 그러다 한달이 지나고 종일반에 이어 올돌봄 서비스로 저녁식사까지 한 후 8시가 넘어서 데려오면서 그때까지 남아있는 소수의 아이들과 친해지기 시작한 것 같았다. 친구들의 이야기를 할때면 흥분하는 모습까지 보였다.

그러던 어느날 저녁 아빠가 큰 아이에게 "소홍아, 크면 아빠하고 결혼하자"라고 말하자, 평소엔 "엄마하고 결혼할래"라고 대답하던 녀석이 얼굴에 한가득 웃음을 띄고 온몸을 비비꼬면서 "나 지웅이 오빠하고 결혼할래"라는 것이었다. "어?!!!!" 순간 우리 부부는 눈빛을 교환하며 조심스레 지웅이가 누구인지 물어보기 시작했다. (절대로 흥분하거나, 과민반응을 보이지 않으면서) 아이의 말에 의하면 같은 반 지명이의 형이 지웅이인데 항상 자기를 보면 반갑게 맞아주고, 같이 놀아주고, 며칠 전엔 결혼하자고 말했단다. 그날은 그렇게 넘어갔지만 사실 나는 속으로 무척이나 놀랐었다. 우리집엔 텔레비젼도 없어서 드라마를 접할 기회도 없고, 그저 아빠가 농담으로 결혼하자라는 말을 하기는 했지만... 아이 입에서 직접 결혼이라는 말이 나오자 당황했던 것 같다.

며칠을 두고 유치원에서 돌아오면 아이에게 무심을 가장하며 물어보곤 했는데, 5월에 들어서부턴 아이가 대답을 좀 피하는 것 같았다. 그러더니 지웅이 오빠는 이제 6시면 집에 간다고, 태권도장에 들렸다간다고 말했다. 그 후론 다른 오빠의 이야기를 슬슬하기 시작한다. 우리 아이도 바야흐로 '이성에 대해 관심이 생기는 나이'구나 하며 그냥 발달하는 과정으로 발아들이게 되었다.

<두근두근 첫사랑>을 읽은지 한 두달 된 것 같다. 아주 재미나게 읽었었다. 주인공 줄리가 꽃소년 브라이스에게 첫눈에 반한 것처럼 나이가 어리든 많든 우리는 잘생기거나 예쁜 외모에 쉽게 끌리게 된다. 하지만 아무리 잘생긴 사람이라고 할지라도 매력이 없다면 금방 쉽게 질리고 마는 것 같다. 줄리가 브라이스에게 실망을 느낀 것처럼....

이 책은 줄리와 브라이스의 각각의 시각으로 이야기가 전개되고 있다. 그리고 줄리와 브라이스를 둘러싼 가족들, 학교 생활등이 이야기의 배경이 되고 있다. 첫사랑을 주제로 하지만 그 속에서 인간다움과 나는 어떤 사람인지 다시 성찰해 보는 계기가 된 것 같다. 세딸을 두고 있는 엄마로서 우리 아이들이 자라면서 어떤 사람을 보게 될지 상상도 하게되는 즐거움이 가득한 시간을 만들어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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