곰돌이 푸우 이야기 동화 보물창고 51
앨런 알렉산더 밀른 지음, 전하림 옮김 / 보물창고 / 201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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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큰 아이가 작년에 곰돌이 푸우에 푹 빠졌던 적이 있었다. 아이의 물품 중에서 곰돌이 푸우가 들어 있는 것들이 여럿 있는 까닭에 지인으로 부터 전집을 선물로 받아서 아이와 더불어 우리 부부도 재미나게 읽었었다. 그 책은 디즈니에서 아마도 애니메이션으로 만든 이야기를 책으로 엮어 놓은 것 같았다. 예전에 텔레비전에서도 방영한 적이 있지만 주의 깊게 보지 않은 까닭에 책을 통해 읽으니 참 재미나게 읽을 수가 있었다. 그런데 이야기 도중에 이요르가 꼬리를 잃어버려서 찾는 장면이 나온다. 그때까지 난 이요르가 생김이 좀 이상하긴 하지만 그저 동물이라고만 생각했던지라 어떻게 꼬리를 잃어버릴 수가 있지 하고 의아해 했었다. 남편이 이요르는 봉제 인형이라고 말해줬지만 그러면 나머진 뭐야? 했다.

그런데 이번에 <보물창고>출판사에서 나온 『곰돌이 푸우 이야기』를 읽고서야 완전히 이해할 수 있었다. 그 모두가 인형이었다는 것을... 덕분에 큰 아이와 함께 한 단락씩 재미나게 읽었다. 아이가 글자를 익힌지는 3년이 지났지만 아직 다섯살이라서 문맥을 완벽하게 이해하지는 못해서 중간중간 읽으면서 보충 설명을 해줘야 했다. 그래서 책을 읽는 기간은 길었지만 날마다 조금씩 읽는 즐거움을 나눌 수가 있었다. 푸와 친구들의 어설픈 모습이 큰 아이와 또래 친구들을 보는 것 같아서 저절로 웃음이 나기도 했다. 아마도 그래서일까. 아이는 더 공감이 간 것 같다. 이번엔 엄마와 함께 읽었지만 6살이 되고, 7살이 되고, 그보다 나이가 더 먹고 이 이야기를 읽으면 아이가 또 더한 즐거움을 느끼지 않을까 생각도 해보았다. 요즘 다양한 캐릭터가 만들어지고 있지만 곰돌이 푸우처럼 정이가는 캐릭터는 드문 것도 같다. 어리숙한 푸우에게서 왠지모를 편안함을 맛보았다. 냠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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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수 좋은 날 / 빈처 (문고판) 네버엔딩스토리 41
현진건 지음 / 네버엔딩스토리 / 201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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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진건의 <운수 좋은 날>, <B사감과 러브레터>는 고등학교를 나온 사람이라면 누구라도 모르지 않을 작품이다. 고등학생 시절 교과목 중에서 국어를 제일 좋아했는데 그 이유는 교과서에 실려 있는 시와 소설이 매우 흥미로웠기 때문이다. 고향이 낙도라 서점이라고 해야 문제집이나 전과를 파는 게 고작이라서 책을 구하기도 쉽지 않거니와 어떤 책이 있는지도 몰라서 교과서에 실려 있는 작품을 통해 작가를 알고 학교 도서관을 통해 작품을 찾아 읽는 게 큰 즐거움이 었다. <운수 좋은 날>을 읽고 작가의 작품을 더 읽고 싶어서 학교 도서관에서 책을 빌려다 방학동안 읽었던 기억이 생생하다. 그 시절에는 긴 이야기보다는 짧은 단편을 더 좋아해서 현진건, 김동인, 김동리, 염상섭, 이상 등등의 작품을 읽었는데 지금 와 생각해보면 그때 잘 읽었다(?)는 생각이 든다. 나이가 들수록 과거의 작품을 읽기보다는 현재의 이야기와 그리고 국내 작품들이 아니라 외국의 작품들을 더 찾아읽는 까닭이다.

어쨌든 현진건의 작품을 다시 만나고 보니 한 작품 한 작품 쉽지 않게 써내려간 느낌이 들었고, 이야기를 읽는 동안 작품의 주인공들과 시대적 상황이 눈앞에 사진처럼 펼쳐지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 <술 권하는 사회>를 읽으면서 그 시절에는 이 이야기를 완전히 이해하지 못했던 기억과도 만났다. 아! 이런 이야기였구나 하구 다시금 깨닫게 되었다. 100년이란 시간이 결코 짧지만은 않을 세월이라는 생각도 들었다. 시대가 변했고, 물질이 풍부해졌지만 역시나 가난한 서민들의 하루 하루를 살아낼 고민은 변치 않은 것도 같다. 여전히 비정규직 문제와 청년 실업은 앞으로 100년 후의 시대가 장미빛일 거라는 꿈을 꾸지 못하게 한다. 물론 잘사는 사람들이야 시대가 변해도 더욱 잘 살겠지만 말이다. 가끔은 이 불평등의 사회가 싫어서 모든 게 변해버리기를 꿈꾸는 나인지라<불>의 순이가 불을 질러 버리는 대목에서 시원함을 넘어 통케함을 느꼈는지도 모르겠다. 마지막으로 이렇게 좋은 작품들을 새로이 만나게 해주신 출판사 '푸른책들'에게 감사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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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민이의 왕따 탈출기 미래의 고전 29
문선이 지음 / 푸른책들 / 201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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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기루>는 이금이 작가의 신간이라는 점만으로도 충분히 궁금해지는 동화였다. 그런데 읽고 나니 이 책이 동화일까? 하는 의문이 들었다. 이금이 작가의 책에서 자주 볼 수 있는 각각의 시점으로 이야기가 전개되어 가는 방식을 <신기루> 역시 취하고 있다. 사춘기 소녀인 다인이가 엄마의 친구들과 같이 몽골 여행을 같다는 이야기가 처음엔 좀 억지스럽다는 생각도 들었다. 왜냐면 요즘은 어른들도 마찬가지지만 아이들 역시도 스마트폰 하나면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는데 엄마 친구들과 그것도 몽골여행에 함께 가다니... 다인이 또래인 내 조카들은 엄마 아빠랑 주말도 같이 보내려 하지 않는데...

그래서였을까? 다인이의 이야기보다는 엄마의 이야기가 더 마음에 와닿았다. 결혼을 늦게 해서 아이들은 아직 어리지만 다인이 엄마와 비슷한 또래라서인지 그네들의 모습이 내 모습인 양 닮아보였다. 한때는 아무개라는 이름으로 불리었지만 지금은 아이의 엄마가 되어 점점 가족만 생각하게 되어가는 것이 아줌마들의 비애가 아닐까. 가끔은 내가 가는 이 길이 정말 맞는 길일까... 굳이 몽골까지 가지 않아도 길을 읽어버린 것만 같은 생각이 들 때도 있다. 매일 비슷한 하루를 보내고 있지만 그 속에서도 신기루가 보이고, 또 이루어지지 못할 꿈도 꾸고 있다. 그것만으로도 삶을 버티어 낼 수 있으니까.

본문 중에서 하늘 가득한 별이 보이는 장면이 있다. 그 장면을 읽으면서 어릴 적 여름 저녁 바닷가에 누워서 하늘을 바라보았던 추억이 떠올랐다. 아! 다시금 그 시절로 돌아갈 수만 있다면... 작가의 말이 써지지 않아 고민했다는 작가처럼 나역시 <신기루>를 읽고나니 여러 상념이 자맥질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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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민이의 왕따 탈출기 미래의 고전 29
문선이 지음 / 푸른책들 / 201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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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여년 전의 일이다. 150여호 가구가 전부인 우리 마을에 분교가 처음으로 생겼다.

학생수가 부족해서 선생님이 가가호호 방문하여 왠만한(?) 아이들은 입학하도록 권유하셨다.

당시 5살이었던 나의 큰오빠도 학생이 되었다. 많게는 9살 형들과 같은 학년이 되었던 큰오빠는 학년이 올라갈수록

힘센 형들로부터 괴롭힘을 당했다. 중학생이 되어서는 맞기도 하고, 돈을 빼앗기기도 하고, 가게 물건을 훔쳐오라는

명령을 받기도 했다. 가게에서 물건을 훔치다 걸린 일로 아버지는 상황을 파악하게 되었다.

어떤 집에 숟가락이 몇개 있는지도 알만한 손바닥같은 동네에서 이런 일을 당하게 되어 아버지는 괴롭힘의 주동자인

 부모들을 찾아가 이 일을 알렸지만 그 부모들은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다.

화가 난 아버지는 어느날 아침 등교길 마을의 큰 정자나무 아래에서 주동자를 기다리고 있었다.

정자나무 아래로는 큰 우물이 있었고, 그 우물은 정자나무쪽에서 보면 경사가 가팔라서 우물 위쪽으로

시멘트를 쌓아서 벽을 세워놓았다. 여러 아이들이 지나가는 길에서 아버지는 주동자 중 대장격인 아이를 붙잡아

몸을 번쩍 든 다음 벽 위로 던져버릴 모양을 취했다. 다시 한번 큰오빠를 괴롭힌다면 그때는 용서치 않을 거라는 말씀을

하시고 난 다음 내려놓아 주셨다. 그 후로 부모님을 늘상 큰오빠의 얼굴과 주변을 살피셨던 것 같다.

그 일로 큰오빠의 괴로움이 끝났을 것 같진 않지만 당시 초등학교 1학년이었던 내겐 정말 인상적인 일이었다.

 

지금 중년이 된 오빠는 당시 괴롭히던 이들과 대적한대도 지지 않을만큼 덩치가 커졌다.

큰 오빠는 자신의 어릴적 상처때문에 자식들의 학교 생활에 지극한 관심을 갖고 있다.

반에서 힘센 아이가 아이를 괴롭히면 그 아이를 집으로 불러다 맛있는 것을 사주어 구슬리기도 하고,

가끔은 을러대기도 한다고 했다. 나 역시도 아이들이 자라면서 왕따를 당하면 어떡하나 남편과 이야기도 나눠보곤 한다.

우리 부부는 만약 우리 아이를 괴롭히는 아이가 있다면, 교실로 찾아가 괴롭히는 아이의 신체가 아닌 그 아이의

가방과 책을 모든 학생이 보는 앞에서 찢어버리고, 다시 괴롭히면 그때는 우리 아이가 당한만큼 네게 돌려줄 것이라는

경고를 하고 오자고 했다. 아이의 물품은 변상해주면 그만이니까. 그런데 가만 생각해보니 우리 아이가 남을 괴롭힐거라는

생각은 전혀 해보지 않은 것 같다. 남을 괴롭히면 안된다고 늘상 아이에게 일러주고,

우리 부부가 남을 괴롭게 하지 않는 까닭이다.

 

문선이 작가의 <수민이의 왕따 탈출기>는 정말 흥미진진하여 단숨에 읽혀졌다. 책장을 덮으며 눈물이 막 쏟아져서 한참 울었다. 괴롭히는 민석이 역시도 가정폭력의 피해자로 그린 점이 새로웠지만 만약 내 아이가 왕따였다면 민석이가 가정폭력의 피해자라고 해도 쉽게 용서하지 못했을 것 같다. 수민이에게 민석이와 다시 친구가 되고자 노력하지 말라고 했을 것 같다. 상처와 응어리가 책에서처럼 쉽게 풀릴 수는 없으니까....

 

요즘은 왕따가 점점 연령이 낮아져 유치원에서도 있다고 하니 우리 아이에게 더 신경써야 겠다. 내 아이만 잘 키워서는 안되고 모든 아이들을 잘 키워내야 된다는 생각이 점점 더 자리를 잡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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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나잇 아이패드 그림책 보물창고 56
안 드로이드 지음, 신형건 그림 / 보물창고 / 201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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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아침 큰아이 유치원에 바래다 주고 오는 길에 보니 이웃 친구 H가 아이와 함께 유치원에 가고 있는 것이 보였다. 반가운 마음에 H를 부르고 보니, H는 길을 걷는 중에도 스마트폰을 보느라 정신이 없고, 아이는 시무룩한 얼굴로 고개를 떨구고 가는 거였다. 나와 인사를 하고 몇마디 이야기를 나누는 동안에도 H는 계속해서 스마트폰에 눈과 손을 떼지 못하고 있었다. 아이를 바래다 주는 잠시의 시간에도 나나 남편은 하늘도 보고, 길가의 꽃과 나무, 작은 곤충들도 살피고, 바람에 대해, 비에 대해 이야기를 나눈다. 굳이 교과서나 정규교육을 통하지 않더라도 아이와 잠시동안만이라도 눈길을 한곳에 두고, 이야기를 나누면 그걸로도 아이와 공감할 수 있는 것은 정말 많다. 아침에 일어나 집에서 나오기 전에 아이와 실랑이를 벌였다 할지라도 일단 나와서 유치원 가는 동안 몇마디만 나눠도 아이의 기분은 분명히 달라진다. H가 10분동안만이라도 아이와 손을 잡고 눈길을 맞추며 가기를 진심으로 바래보지만 말을 꺼내놓기란 쉽지가 않다는 생각이 든다.

 

비단 H만의 이야기는 아니다. 많은 사람들이 정보통신의 발달로 생활의 변화를 느끼고 있다. 나역시도 방송통신대에 다니는데 언제 어디서나 인터넷에만 접속하면 원하는 과목을 쉽게 공부할 수 있다. 하지만 그로 인한 단점 역시도 분명히 있는 것 같다. 사람을 직접 만나는 데 드는 여타의 시간과 비용등이 너무 아까워서 그냥 문자로 주고 받으니 말이다.

 

내가 이렇게 구구절절하게 이야기를 하는 것은 <굿나잇 아이패드>라는 그림책을 본 까닭이다. 대가족의 토끼들이 큰 방안 여기저기에 있다. 그들은 함께이지만 서로 마주하지 않고 한 곳을 향하고 있다. 바로 모니터다. 아이패드, 텔레비전, 컴퓨터, 게임기 등등... 잠들 시간이 되었는데도 모니터만 향하는 가족들을 보던 할머니는 결국 그 모든 기기들을 빼앗고 굿나잇을 외친다.

 

'굿나잇. 굿나잇! 쿨쿨 자야 할 사람은 모두모두 굿나잇!'

 

마침내 모두 잠든 방에  한 아이만 일어나 전등으로 책을 본다. 다름 아닌 <잘자요 달님>으로 번역되어 우리나라에도 출판이 된<GOODNIGHT MOON>이다. 그러고 보니 잘자요 달님과 닮은 점이 많은 것이 내용을 패러디한 것 같다. 책장을 덮고 깔깔 웃음이 나왔다. 아이들보다 부모님이 읽으면 더 뜨끔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든다. 그 모든 기기들이 우리에게 편리성과 즐거움을 제공해준다고 하더라도 잠은 꼭 자야한다는 내 지론과 맞아 떨어진다. 다섯살난 큰 아이에게 읽어주었더니 아이패드가 뭔지, 스마트폰이 뭔지 몰라서 한참 설명해줘야 했다. 내 아이들은 그런 기기들보다는 책을 더 좋아하는 아이들로 자라났으면 하고 바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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