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겁이 많은 편이다.
귀신도 무섭고 사람도 무섭고 돈도 무섭고 높은 곳도 무서운
겁이 겁나게 많은 편이다.
따라서.
공포영화도 무진장 싫어한다.
전설의 고향도 싫고 써프라이즈에 한번씩 나오는 공포 에피소드도 싫고
여름마다 오락프로에 등장하는 공포 분위기도 싫다.
지금은 공포영화의 계절이다.
영화 사이트 극장사이트는 물론이고 포털 사이트까지 공포영화 배너가 잠식해버렸다.
지하철 역 벽은 물론이고 지하철도 공포영화 포스터의 무서운 눈을 부라리며 들어온다.
집에서도 물론. TV에서 예고없이 번뜩번뜩 나오는 광고는 정말정말!!
정말 정말 싫다!
데스티네이션같은 것은 차라리 낫다. 귀신이 안나오니까 ㅡㅡ;
예전엔 3편 연속 심야영화를 보러갔는데 마지막 영화는 '링'이었다. 일본판으로.
링이 시작되고 얼마있지 않아 이상한 소리와 함께 죽은 사람들(또는 죽을 사람들)의
사진에 얼굴이 일그러져 있는 장면을 보고 바로 잤다.
(중간에 깨지 않아 다행이다.)
그 후로 약 한달동안 어둑하고 사람없는 길을 걸을때면
그 장면이 생각나서 심히 괴로워했다.
결론은.. 포털 사이트나 지하철 역이나 버스 등 무작위의 사람들에게 노출되는 곳의
공포영화 광고는 좀 자제했으면 하는 반응이다.
나 같은 사람이야 그냥 짜증내고 시선을 피하면 그만이지만
겁이 많은 어린아이들에겐 얼마나 노이로제로 다가올지.
또 심약한 사람이나 임산부가 들어오는 지하철에 번뜩이는 무서운 눈을 보고 놀랐을 때
당장 눈에 보이지 않더라도 영향이 있을 것이라고 분명히 생각한다.
CGV에 왜 전파차단장치를 하지 않느냐고 문의 메일을 보냈더니
개개인의 다급한 사정을 고려해서란다.
연극 소극장은 개개인의 다급한 사정을 고려하지 않는 인정머리 없는 장소인가?
개개인의 다급한 사정을 고려했을 때 왜
"영화를 관람하시는 동안 휴대폰도 쉬게 해 주세요."
대신
"다급한 사정이 있을 때를 고려해 핸드폰을 끄지말고 영화를 관람하세요."
라고 하지 않는 것일까.
(말이 안되는건 알지만 열받아서 ㅡㅡ;;;)
이처럼... 나 혼자 저런 생각을 하거나 주장을 한다고 해서 공포영화 광고가
출몰하지 않을리가 천만의 콩떡이지만. ㅡㅡ;
역시.. 열받아서......
뭐 좀 다른 종류의 심한 공포증 이야기.
스스로 명명하길 '밑뚫림 공포증'
고소공포증과 비슷한 건데.. 높은 곳에서 아래를 내려다 보는 건 그리 무섭지 않다.
물론 좀 무섭긴 하지만.. 공포증이라고 할만큼 무섭진 않다.
허나 진짜 오그라지게 무서운 건 유리판이나 철망으로 바닥을 만들어 놓아 아래의
진짜 바닥이 저~ 아래 보이는 것이다.
ㅜ.ㅜ;; 생각만 해도 무섭다.
코엑스 식당가의 유리판으로 된(아래는 물이 흐르는)곳도 못지나가고
간혼 어느 고급스런 건물의 유리로 된 계단을 올라갈라치면 시선은 저~ 위를 고정.
후들거리며 올라가야 한다.
몇년전 스위스의 Top of Europe에 올라갔을 때.
유감스럽게도 그 곳의.... 어 거기를 뭐라고 하더라.. 으음... 여튼.. 꼭대기에서 밖을 보게 되어있는데
그곳도 아래가 뻥 뚫린 철망이었다. ㅠㅠ;;;
(친구의 손을 꼬옥 잡고 후들거리면서 그래도 한바퀴 돌았다.. 왜!! 스위스니까!!!)
공포증이 조금은 없어졌음 좋겠다...
어떨땐 너무 바보같다고.... ㅜ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