作家 일흔일곱의 풍경
한영희 지음 / 열화당 / 200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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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상형 인물들이 한 곳에 모아 둔 사진책이다. 잘 먹고 편안한 시간을 보내고서도 부족함을 느낄 때가 있다. 어디를 향해 가고있나 자문하고 싶을 때 이 사진집을 본다. 작가들은 나의 정신을 맑게 깨여주는 인물들이다. 


  작가의 얼굴은 시적 이콘이다. 뭘랄까, 영원성을 노려보는 것 같은 그들의 형형한 눈빛이 한순간에 잘 정지되어 있다. 작가들의 옷차림에서도 나는 묘한 명료함을 느낀다. 싱크대앞에 서 있는 공지영님의 모습이 가끔 생각난다. 그 사진을 보고서부터 나는 싱크대앞에서 커피 마시는 것을 좋아하게 되었다.


 식탁에 앉지 않고 커피를 마시는 시간은 쉬는 시간이라고 보다는 어떤 것들이 계속 진행되고 있다는 현실감을 갖게 한다. 어떤 사진은 글덤미에 덮쳐저 헤어나지 못한 남자의 모습을 말해주는 듯하다.


  작가의 얼굴들은 그들의 내면을 반사하고 있음을 사진으로 보여준다. 작가 자신의 안에 무엇인가와 혈투를 치르고 있는 표정들이다. 쓰지 않고서는 죽을 것같은 문학의 천형을 받은 모습. 작가의 얼굴은 치열함과 고고함뿐만 아니라 위선과 가치 속기까지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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