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어낚시통신
윤대녕 지음 / 문학동네 / 201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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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은어낚시'는 알겠는데 '통신'이란 단어가 있어 손에 잡히지 않았다. 경우에 따라 책의 줄거리를 알고 주문 하지만 책의 제목에 호기심이 발하여 사둘 때도 있다. 1994년 소설인 이 책의 은어 낚시 모임은 60년대에 태어난 80학번이고 90년대는 30대들로 1968년 7월에 태어나 서울에 거주한 이들의 집단이다. 이들은 자신의 삶과 사회에 온전히 뿌리내리지 못한다. 마리화나를 피우고 지하에서 술을 마시며 사는 '삶 부적응자'들이다.


  한국 문학은 1950년대까지는 교훈과 엄숙주의적 긴장성 또는 추상적 표현들이 주축이 되었지만 1960년대는 김승옥의 단편 '무진기행' 출현으로 '감수성 혁명기'를 맞는다. 1990년을 전후로 큰 변화가 나타난다. 1980년 소련의 사회주의 붕괴로 온 파장은 그간 우리 문학의 주된 소재였던 사회•역사적인 상상력을 밀어내고 사람의 존재의 내면을 바라보는 방향 전향(존재의 시원)을 시도한다. 저자는 루소의 '자연으로 돌아가라'의 자연주의와 같은 회귀성(은어)을 역설한다. 그 변화의 모멘트가 윤대녕의 '은어낚시통신'이다.


  소설은 일상에 갇혀 있는 주인공이 은어낚시모임의 통신을 받고, 모임에 나간다. 통신은 주인공을 조금씩 과거의 시간, 기억의 시간 속으로 끌어간다. 현대적 삶의 황막함과 소소함에 갇혀있던 고독한 도시인 주인공은 생의 본질적 의미를 찾기 위해, 은어의 귀소본능과 같은 절실함으로 원래 태어났던 곳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이런 의식 변화는 생의 본질적 의미를 회복하는 과정으로 사막과도 같은 현실의 저편에 있는 진정한 가치의 삶을 보여준다.  13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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