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오르는 강 세트 - 전9권 - 문순태 장편소설 완결판 타오르는 강
문순태 지음 / 소명출판 / 2012년 2월
평점 :
절판


  추석이 일주일 앞으로 다가 왔다. 이번 연휴로 가족 단위 여행객이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 여행의  종착지는 집이다. 즉 고향이다. 우리 곁에는 고향으로 돌아갈 수 없는 사람들과 돌아 올 수는 없는 사람들이 있다. 아직도 차가운 심해에 혈육을 둔 가족에게는 기막힌 현실이다.


  어렸을 때 담장 너머로 보곤 했었다. 동네 누나와 형들이 택시에서 내리던 모습을 기억한다. 도시의 공장에서 받은 선물 꾸러미를 들고 마을 우물터 앞에서 내렸다. 그들을 빨래하던 아줌마와 물길는 아저씨가 처음 반기곤 했었다. '누구여, 칠석이 아니냐, 명절 세러 왔구나 !', 고향은 포근하다.


  객지로 떠난 전라도 사람에게 고향의 들과 강은 어머니와 같았다. 그 동안 어머니와 같은 영산강을 소재로 많은 문인들이 문학작풍을 창작해왔다. 특히 문순태의 대하소설 '타오르는 강'은 구한말 영산포 일대에 정착한 민중들의 삶을 그린 그의 대표작이다. 이 소설은 노비세습제가 풀린 1886년부터 동학농민전쟁, 개항, 1905년 을사늑약, 1910년 한•일병합조약, 3•1만 세운동을 거쳐 1929년 광주학생운동까지 우리민족의 수난사를 중심으로 펼쳐진다.


  우리는 강에서 가장 원초적인 생명의 모습 들과 만난다. 강은 흐름을 멈추지 않았다. 오랫 동안 바다를 꿈꾸며 흘러 왔다. 강은 땅과 사람, 생명을 가진 모든 것들과 자유 롭게 교섭하고 어울리면서 흐른다. 근래에 '영산강 문학'의 정체성을 구축하려는 연구가 활발히 진행중 이다. 그 중심에 '타오르는 강'이 있다. 2012년 봄, 37년 만에 완간된 한의 민중사로서 한국 근대사 의 격랑을 겪은 이 땅 민초들의 이야기가 펼쳐진다. 작가는 자신의 작품에 지식인을 등장시키지 않는다.


  '우리 다 같이 힘을 합해서 우리 고향을 맨들자 이것입니다요. 대대로 자식들헌티 물려줄 고향을 맨들자 허는 거지요. 후담에 자식들이 커서도 고향이 없는 떠돌아댕긴다고 생각해 보씨요. 그러고 자식들이 우리덜 고향이 어디냐고 물은다 치면 멋이라고 대답헐라요. 내 고향은 종살이허던 아무개 진사네 동네라고 대답헐 꺼요? 사람이 고향 없는 것보담 더 짜잔헌 것은 없는 것이요.


  , 그러니 우리 같이 우리덜 고향을 맨들어 봅시다. 고향을 맨들자면 땅을 장만해야지요. 우리들 자식들이 커서 며느리를 데려오고 딸을 시집 보내게 되면, 우리 땅에서 우리가 거든 곡식으로 떡도 맨들고 술도 빚어서 사돈네 집에 보내야 아니겄어요. 모두덜 싫다면 허는 없지요. 혼자서라도 내일부텀 방천을 쌓기 시작헐라요.'  - 2 깨어있는 밤에서 웅보의 발언 - 140901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