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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버보이 - 전면개정판 ㅣ 다산책방 청소년문학 1
팀 보울러 지음, 정해영 옮김 / 다산책방 / 2024년 5월
평점 :
책표지 그림의 소년이 강열하다. 이야기가 궁금했던 청소년 소설은 기대 이상의 것들을 선물해 준 작품이다. 15살 손녀인 제스에게는 부모님과 할아버지가 있다. 그림을 그렸던 할아버지는 고집도 대단한 분이다. 소녀가 수영을 좋아하는 것을 응원한 할아버지는 유일하게 손녀에게만 친절하였다. 할아버지가 그림을 그리는 준비를 하도록 손녀에게만 허락하였던 분이다. 그런 분이 점점 체력이 눈에 띄게 허약해진 상황이다. 부모님은 휴가를 할아버지가 원하는 여행을 준비하게 된다. 어렸을 때 고향집이 불에 타서 부모님도 사망한 사건으로 할아버지는 고향을 떠났다고 한다. 그리고 한 번도 과거와 미래에 대해 이야기를 하는 것조차도 좋아하지 않았다. 현재 지금 순간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면서 살았던 분이라 유언장 작성하는 것도 힘들었다고 한다. 악해진 할아버지가 갑자기 자신의 고향을 찾고자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고향에서 하고자 했던 일은 무엇이었는지 들려준다.
할아버지가 고향에서 만나고자 했던 친구가 있다. 알프레드라고 하는 친구분이다. 살아있을지 확실하지도 않는 상황에 부모님은 그분을 수소문하게 된다. 그 할아버지를 만나게 되면서 할아버지와 친구분이 얼마나 성향이 다른지도 알게 된다. 그리고 그분을 통해 제스는 할아버지의 꿈이 무엇이었는지 알게 된다. 강의 시작점, 발원지에서 바다까지 수영을 하고자 했던 젊은 날의 할아버지의 꿈과 리버 보이라는 소년이 점차적으로 윤곽을 드러내기 시작한다.
제스가 휴가지에서 느끼게 되는 기묘한 느낌들이 전해진다. 누군가 자신을 바라보고 있다고 느끼기 시작한다. 아무도 살지 않는 곳이며 인기척도 없는 곳이지만 자신을 보고 있고 있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는 이유는 무엇일까? 보이지 않지만 느낌만으로 느끼는 기운을 제스는 혼자만 비밀로 가지게 된다. 그리고 우연히 강에서 수영하는 리버 보이를 보게 된다. 그리고 리버 보이가 수영하는 모습에 놀라움을 감추지 못한다. 다시 만나고자 노력하며 만나게 된 후 대화를 나누게 된 제스는 리버 보이를 서서히 알아가게 된다. 리버 보이가 하고자 하는 것이 무엇이며, 젊은 날 할아버지의 꿈이 무엇인지 알게 되면서 제스는 리버 보이를 만나고자 바다까지 수영을 하게 된다. 두려움과 불안을 이겨내고 할아버지를 사랑하는 마음과 할아버지의 꿈을 향해 제스는 바다를 향해 수영을 멈추지 않는다.
강의 시작점에서 바다를 바라보면서 나누는 대화가 기억에 남는다.
사람의 일생을 보는 것 같지? 강의 일생일 수도 있고. 강은 여기에서 태어나 자기에게 주어진 거리만큼 흘러가지. 때로는 빠르게 때로는 느리게, 때로는 곧게 때로는 구불구불 돌아서, 때로는 조용하게 때로는 격렬하게, 바다에 닿을 때까지 계속해서 흐르는 거야. 난 이 모든 곳에서 안식을 찾아. 206
강물은 알고 있어. 흘러가는 도중에 무슨 일이 생기든, 무엇을 만나든 결국엔 아름다운 바다에 닿을 것임을. 결말은 늘 아름답다는 것만 기억하면 돼. 하지만 죽음은 아름답지 않아. 제스는 할아버지를 생각하며 말했다. 207
삶과 죽음을 어떻게 받아들이며 이해하는 것이 좋은지 등을 밝혀주는 대화이다. 인간들이 두려워하는 것이 무엇이며 아름다운 것과 아름답지 않은 것이 무엇인지도 이들의 대화에서 전해진다. 죽음은 평안을 찾는 것임을 새로운 출발이라는 것을 이해시킨다. 죽음은 고통도 끝나고 새로운 출발이 되는 여정임을 바람과 물이라는 존재로 우리 주변을 이루고 있을 것이라는 막연한 세계를 받아들이게 한다. 죽음은 끝이라고 이해한다면 슬픔만이 깊게 자리 잡겠지만 죽음을 다른 시선에서 이해하고 받아들일 수 있도록 설명해 주는 이 소설은 깊은 감동을 주는 작품으로 남는다.
말로 설명하기 어렵고 이해하기 어려운 현상들을 우리는 경험하기도 한다. 환상이라고 규정하지만 신비롭고 기묘한 일들을 부정할 수는 없는 것이 현실이다. 죽음도 슬픔으로만 치장하지 않고 잘 이해하고 받아들이는 힘도 필요하다는 것을 소설에서도 보여준다.
할아버지가 완성하고자 했던 그림의 의미도 친구분이 자화상이라고 말하는 순간 이해하게 된다. 인물을 가장 많이 이해하고 있는 사람이 그의 자화상 그림도 제대로 인지하게 된다. 아들과 며느리, 손녀도 그림을 이해하지 못했는데 친구분은 그의 꿈을 알기에 그림을 자화상이라고 이해하면서 멋진 그림이라고 칭찬을 아끼지 않는다. 할아버지가 완성한 그림과 병원으로 가겠다고 말하는 의지와 마지막 모습이 고통스럽지 않게 떠났다는 이야기와 얼굴만으로도 잘 떠났음을 알려주는 장면이 된다.
어떤 여정으로 삶을 살아갈지 자문하게 하는 소설이다. 청소년 소설이지만 어른들에게도 의미가 깊은 소설로 남는다. 『해리포터』를 제치고 만장일치로 카네기 메달 수상한 작품이다. 전 세계 21개국의 십 대들에게 최고의 고전으로 자리를 잡았던 이유가 궁금해서 펼쳤는데 큰 수확을 얻는 명작으로 기억에 남을 소설이다.
혼잡한 도시 생활자와 호젓한 숲과 강물이 흐르는 곳에서 성장한 청소년의 성장기는 분명히 다른 영혼으로 채색될 것이다. 자연을 긴 시간 관찰하고 바라보며 꽃과 생물들의 움직임을 무한히 바라보면서도 성찰하고 성장할 수 있다는 것을 소설을 통해서도 보게 된다. 리버 보이의 움직임과 특이한 특징들이 상징하는 것들과 대화 내용도 쉽게 잊히지 않을 작품이다. 더불어 제스의 어머니가 기발하게 딸이 발견될 곳을 유추한 상황도 기억에 남는 장면이 된다. 할아버지의 영혼이 떠났음을 인지한 제스가 의연하게 죽음을 받아들일 수 있었던 것과 '관'이라고 말하는 것에 연습 삼아 들어갔던 할아버지의 언행들까지도 죽음을 준비한 모습들로 이해하게 된다. 죽음이 막연히 슬픈 것만은 아니다. 아쉬움이 남지만 최선을 끝까지 다했던 할아버지의 모습과 리버 보이의 모습까지도 기억하게 된다.
재능이 가져다준 명성이나 돈에는 눈금만큼도 관심을 기울이지 않았다. 평생을 그런 것들과는 동떨어진 삶을 살아왔다. 그림에 대한 열정 - P65
둔치의 푸른빛은 짙어지다 못해 갈색 기운이 감돌았고, 창백했던 불빛은 금색과 은색, 파란색이 마구 뒤섞여 있었다... 바다를 향해 점점 넓어지는 강어귀 주변으로 묘한 긴장감이 느껴졌다. 그림은 여전히 막연했지만 예전보다 더 마음을 흔들었다. 그리고...... 소년은 없었다. - P73
아름답지 않은 것은 죽음이 아니라 죽어가는 과정이겠지 - P207
바다에 도달하면, 다시 새로운 모습으로 태어날 준비를 하지. 그들에겐 끝이 시작이야. 난 그 모습을 볼 때 마음이 편안해지는 것을 느껴. - P207
강물은 알고 있어. 흘러가는 도중에 무슨 일이 생기든, 무엇을 만나든 결국엔 아름다운 바다에 닿을 것임을. 결말은 늘 아름답다는 것만 기억하면 돼. 하지만 죽음은 아름답지 않아. 제스는 할아버지를 생각하며 말했다. - P207
사람의 일생을 보는 것 같지? 강의 일생일 수도 있고. 강은 여기에서 태어나 자기에게 주어진 거리만큼 흘러가지. 때로는 빠르게 때로는 느리게, 때로는 곧게 때로는 구불구불 돌아서, 때로는 조용하게 때로는 격렬하게, 바다에 닿을 때까지 계속해서 흐르는 거야. 난 이 모든 곳에서 안식을 찾아. - P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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