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리랑 (리커버 특별판) - 조선인 혁명가 김산의 불꽃 같은 삶
님 웨일즈.김산 지음, 송영인 옮김 / 동녘 / 2005년 8월
평점 :
품절


 

예전 아리랑 - 조선인 혁명가 김산의 불꽃 같은 삶을 읽었었지만 그때는 일제강점기 시절에 대해서 아는 것이 거의 없던 시절이었고 당시에 활동한 독립운동가와 혁명가들에 대해서도 널리 알려진 이름만 알고 있을 뿐이었다.

 

너무 아는 것이 없는 것 같아 조금이라도 알아봐야겠다는 생각은 했었지만 어떤 식으로 시작해야할지 막연했고 되는대로 팟캐스트 이박사와 이작가의 이이제이를 듣거나 다큐멘터리를 보거나 하는 정도였다.

 

한국 사회가 너무 한쪽으로 기울어진 이념 성향 때문에 좌익과 좌파 혹은 무정부주의자로 분류되는 인물들의 활동에 대해서는 알 수 있는 방법도 별로 없고 알려진 사람도 많지 않다는 것을 뒤늦게 알게 됐고 독립운동가와 혁명가들에 대해서 국가와 사회가 너무 무관심하다는 것도 알게 됐다.

 

알아야 할 것은 잘 알려고 하지 않고 중요하지 않은 것에만 관심을 갖는 것 같다.

 

...’을 의무감으로 읽었고 건성으로 읽었다는 생각을 자주 하게 됐고 개정판에는 여러 내용들이 더해졌다고 들어 새로운 기분으로 개정판을 읽어보니 좀 더 세세하게 설명해주는 내용들이 있어 훨씬 읽기 편했고 처음보다는 많은 부분을 더 이해하며 읽을 수 있었다.

 

김산이라고 알려진 조선인 혁명가의 삶에 대한 내용인 ...’는 단순하게는 자서전이라고 말할 수 있겠지만 그런 식으로 읽기 보다는 한 사람의 삶의 발자취를 살펴보면서 일제의 침략 속에서 중국 공산주의 운동은 어떠했으며 독립운동가들과 혁명가들이 어떤 식으로 중국에서 활동을 했고 수많은 어려움과 궁핍함 속에서도 신념을 잃지 않는 모습들과 계속되는 좌절 속에서도 희망을 잃지 않고 자신을 성숙시키는 과정 등 여러 방식으로 읽을 수 있고 그렇기 때문에 읽으면 읽을수록 더 감동적이게 되는 것 같다.

 

더 많은 사람들이 읽었으면 하는 책이다.

 

읽다보면 어떻게 이렇게 살 수 있었을까? 나는 이런 삶을 살 수 있을까? 라는 생각을 하게 되지만 그러지는 못할 것이라는 부끄러움을 느끼면서 이런 분들의 삶을 조금씩이라도 알아가며 살아가야겠다는 다짐도 해보게 된다.

 

우연하게 님 웨일즈가 김산과 만나 지금까지의 삶을 알게 된 사연

김산의 어린 시절에 대한 회상 그리고 당시 조선인들은 어떤 식으로 살아었는지

반항심으로 가득한 소년 김산이 겪은 3.1운동과 일본 유학시절

일본에서 돌아와 소련으로 향했지만 도중 중국에 머물게 된 이유

상하이에서의 생활과 여러 활동가들을 만나면서 조금씩 생겨나는 정치적 신념

활동가들 중 특별히 기억나고 인상적인 인물들에 대한 평가

독립과 혁명에 대한 생각과 그걸 이루기 위해 어떤 삶을 살 것인지에 관한 다짐들

가족 생계 사생활 여성 결혼 등에 관한 개인으로서의 생각

민족운동 무정부주의 테러리즘 톨스토이 맑스(마르크스) 레닌 그리고 민주주의에 대한 고민

혁명을 위해서 조국을 위해서 언제라도 목숨을 버릴 수 있다는 결심

각종 다툼과 갈등 내부투쟁들 지지부진한 혁명운동

광둥코뮌 그리고 처참한 패배와 이어지는 백색테러

하이루펑으로 그리고 계속해서 뒤쫓기며 병들고 쇠약해져가고

상하이로 베이징으로 만주로 떠돌며 겪는 여러 사건들 사람들

세상에 대해서 이론과 실천에 대해서 다듬어가고 고쳐나가는 과정

체포 베이징에서 조선으로 고문 재판 석방 그리고 다시 베이징으로

오해 비방 결백 노선투쟁 좌절 절망 분노 슬픔 그리고 변증법적 깨달음

대중운동 변절자들 헌신적 사랑 결혼 삶과 혁명 이론에 대한 재점검

여러 노선과 운동을 공동전선으로 결집시키려는 노력

활활 타올랐던 굴곡진 인생을 되짚으며 들려주는 패배하더라도 좌절하지 않는 삶

 

한 사람의 삶이라고는 믿겨지지 않는 생애였고 그렇기 때문에 읽어가면서 계속해서 어떻게 이렇게 살 수 있었을까? 라는 생각만 들게 됐다. 자신이 어떻게 살아왔는지를 알려줬어도 놀라움 가득하지만 자신의 삶을 뒤돌아보면서

 

이론과 실천에 대해서

자신의 내면과 세상에 대해서

혁명과 민주주의에 대해서 등

 

삶과 이론 그리고 실천을 하나로 합쳐내 알려주는 ...’의 마지막 장인 패배하더라도 좌절하지 않는 자만이는 험난한 삶을 살아온 그가 지나온 삶을 통해서 무엇을 깨달았고 앞으로 어떻게 해야만 할 것인지 선언하듯 말하고 있고 그의 생각을 계속해서 읽어보게 하고 그 결론에 깊은 감동을 느끼게 만든다. 하지만 그 감동은 기쁨의 감동이 아닌 슬픔의 감동일 것 같다. 뜻하지 않은 죽음으로 삶을 마감했다는 것을 생각하면 그런 기분이 들기만 한다.

 

어지럽다는 기분이 들 정도로 험난하기만 했던 삶과 고통과 고민 그리고 괴로움으로 가득한 생각 속을 허우적거리다 빠져나온 기분이다. 그렇기 때문에 감동적이고 쉽사리 잊을 수 없는 책일 것 같다.

 

나와 같은 소심하고 비겁한 사람이 말하면 안 되겠지만 조금이라도 본받고 싶고 그 삶을 아주 조금이나마 따를 수 있으면 좋겠다.

 

그리고 꼭 많은 사람들이 읽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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