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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숲 - 신영복의 세계기행, 개정판
신영복 글.그림 / 돌베개 / 2015년 12월
평점 :
‘더불어숲’은 애초에는 1, 2권으로 나눠져서 출판되었지만 출판사가 바뀌면서 하나의 책으로 엮어져 출판되었는데, 책의 내용은 신영복 교수가
다양한 국가를 여행하며 역사적으로 의미가 있거나 혹은 문화적인 중요성이 있거나, 그게 아니면 신영복 교수 개인에게 있어서 관심이 가는 도시나
장소 등을 통해서 신영복 교수가 떠올려지는 여러 생각들을 무척 인상적인 방식으로 전달하고 있다.
1부의 경우 마지막 장인 미국에 관한 내용이 다른 글들에 비해서 조금은 특색을 보여주고 있는데(개인적으로 신영복 교수가 실험적으로 혹은
독특한 방식으로 쓴 글이라 인상적이었다. 평소의 글쓰기 방식과는 많이 달랐다), 그 글 외에는 신영복 교수 특유의 안정감 있고 (제목처럼)
숲에서 휴식과 생각에 잠긴 기분이 들게 되는, 평온함을 느끼게 만드는 글로 자신의 생각을 설득력 있게 전달하고 있다.
스페인의 우엘바 항구에서부터 신영복 교수의 (편지이자 엽서인 그리고 누군가를 향해서 말을 전하고 고백을 하듯이 들려주는) 이야기는 시작되고
있는데, 그 첫 시작부터 신영복 교수의 박학함과 다식함을 부족함 없이 느낄 수 있었으며, 어떻게 저런 생각들을 그리고 그런 다양한 지식들을
하나로 꿰어낼 수 있는 것인지 감탄하게만 만들게 된다.
하나의 시선이 생각으로 그리고 그 생각이 다른 생각으로 넘어서는 과정은 그 생각의 크기와 깊이에 항상 그렇듯 놀라움을 느끼게 된다.
세계 곳곳을 두루 살펴보며 자신의 생각을 전하고 있기에 ‘감옥으로부터의 사색’에서 느껴지는 긴장감과 고민 그리고 어딘지 모르게 느껴지는
조심스러움 보다는 여유 있는 사색과 자신의 생각을 좀 더 깊이 있게 풀어내려고 하는 진중함을 많이 느낄 수 있었다.
항상 그렇듯 익히 알고 있거나 보고 있던 것들을 좀 더 다른 각도에서 생각해보도록 만들고 알게 모르게 젖어 있는 생각들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만들고 있으며, 인간에 대한 진한 애정과 수많은 것들에 대한 흥미로운 감수성을 보여주고 있기 때문에 언제나 그렇듯 읽으면 읽을수록 뭔가
곱씹게 만드는 힘을 잃지 않게 되는 것 같다.
2부도 마찬가지로 이곳저곳을 여행하며 느끼는 생각들을 누군가에게 전하듯 들려주고 있는데, 인간에 대한 애정과 관심, 자본주의의 부조리함과
문제점에 대한 경고, 자본주의에 대한 대안을 찾으려는 시도들에 대한 관심과 함께 그 과정 속에서 발견되는 한계들에 대해서, 문화와 예술에 대한
짧은 생각들 등 일관성을 찾을 때도 그렇지 못할 때도 있지만 여유 있게 자신의 생각을 전달하며 이런 저런 생각들을 정리하는 모습에서 어떤 품위를
느끼게 되기도 했다.
모든 것들을 존중하면서 스스로에 대해서 겸손함을 잃지 않으려는 모습을 찾게 된다.
가볍게 생각을 전하려고 하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기도 하지만 그 생각이 언제나처럼 풍부하고 다채롭기 때문에 읽어가며 여러 생각들을 해보게
된다.
깊은 생각과
놓치기 쉬운 것들을 지나치지 않는 예민함
폭넓은 사고에 대해서 그저 감탄하고 존경심을 갖게 만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