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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수업 - 잘 물든 단풍은 봄꽃보다 아름답다
법륜 지음, 유근택 그림 / 휴(休) / 2013년 9월
평점 :
구판절판
딱히 좋아할만한 제목은 아니지만 부제가 인상적이었고, 부제와 함께 표지가 마음에 들어서 읽어보게 된 법륜 스님의 ‘인생수업 - 잘 물든 단풍은 봄꽃보다 아름답다’는 제목부터 어떤 내용을 담고 있을지 대충은 예상할 수 있는 내용이었고, 그런 예상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 내용을 담고 있었다.
물론, 언제나 그렇듯이 예상을 조금씩은 벗어나기도 했다.
법륜 스님에 대해서도, 정토회나 그밖의 내용에 대해서도 아는 것이 없어서 법률 스님의 종교적 위치나 명성에 대해서 잘은 모르겠지만 글로만 본다면 꽤 많은 사람들에게 존경을 받을 분인 것 같았다.
개인적으로는 종교에 대해서 무척 불만투성이의 시각을 갖고 있기 때문에 어떤 식으로도 좋게 말하고 싶지는 않지만 그럼에도 한번쯤은 읽어볼만한 글이었기 때문에 신나게 반박하고 다른 생각을 내세우면서 읽기 보다는 그렇게 생각할 수 있기도 하겠다는 느긋한 기분으로 읽게 되었다.
삶을 살아가면서 문득 들게 되는 생각들
갑작스러운 경험으로 좌절감에 허우적거릴 때
뒤늦은 후회로 인해서 당황스러울 때
이런저런 이유로 인해서 삶에 회의를 하게 될 때
슬픔과 낭패감 그리고 뒤돌아보았을 때의 허무와 공허에 빠진 이들에게 삶이 무엇인지를 그리고 어떤 생각과 태도로 삶을 받아들이고 인생을 즐겨야 할지를 알려주고 있는 ‘인생수업...’은 다양한 사람들을 경험하고 다양한 삶을 지켜보았을 종교인이 말해줄 수 있는 적당한 수준의 이야기들과 해법을 들려주고 있는데, 한편으로는 그렇게 생각해도 되겠다는 마음과 다른 한편으로는 너무 쉽게 생각하는 것은 아닐까? 라는 생각이 번갈아가며 떠올려지는 내용들이 많았었다.
읽고 있을 때는 그렇겠네... 라는 생각이 들면서도, 생각해보면 그건 단순히 그런 문제만은 아닐 것 같은데? 라는 생각으로 가득하게 된다고 해야 할까?
법륜 스님이 말하듯 욕망을 내려놓아야 하고, 삶이 무엇인지를 좀 더 편하게 생각해야 할 필요성에 충분히 공감하지만, 소박함과 겸손함, 검소함과 함께 좀 더 삶에 대한 만족을 높여야 한다는 점도 이미 알고 있지만, 일상의 행복을 찾아야 할 것이고, 부부생활과 결혼에 대해서 좀 더 긍정적으로 생각해야 할 것이고, 부모에 대해서 자식에 대해서 더 많이 생각하고 덜 기대해야 하는 것에 대해서 고개를 끄덕이게 되기도 하지만, 수많은 긍정들을 찾게 되고 지금 이 순간의 아름다움을 받아들여야 함을 알게 되지만 그런 내용들이 너무 가볍게 눈에 들어오고 있어서 그런지, 그리고 쉽게 눈에 들어와서 가볍게 머리에서 사라지기 때문인지 삶의 덧없음처럼 인생에 대한 이런 저런 세심한 조언들 또한 대수롭지 않게 받아들여지게 되기도 하는 것 같다.
실컷 알려줘도 받아들이는 사람이 받아들이지 못하고 받아들일 생각이 없으면 그걸로 그만일지도 모르지만, 받아들이는 방식과 태도에 대해서 많이 공감하기도 하고 이해하게 되기도 하지만 결국 받아들이는 존재 자체에 대해서만, 개개인의 받아들임에 대해서만 말해주고 있을 뿐 그 존재들의 살아가는 밑바탕에 대해서는 관심이 부족하기 때문에 절반의 깨달음만 안겨주게 되는 것 같다.
흠을 잡기 위해서 그렇게 생각하는 것인지도 모르겠고, 어쩌면 이미 알고 있기도 하지만 그게 쉽지 않기 때문에 반박하고 있는 것인지도 모른다. 달리 본다면 그런 것 말고도 여러 고민들을 함께 살펴야만 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아마도 종교가 기본적으로 사람을 수동적으로 만들고 있다는 생각 때문에 이런 식의 삐뚤어진 시각으로 바라보게 되는 것 같은데, 그럼에도 삶에 대해서 더 많은 이해와 앎을 알고 있는 분의 말씀에 대해서 모든 것을 부정하고 싶지도 않고 반박하고 좀 더 이것저것 따지고 싶은 생각도 들기는 하지만 그런 것들을 갖고 짜증스럽게 물고 늘어지기보다는 다른 생각들을 하게 되더라도 저렇게 보기도 하는구나... 저렇게 볼 수 있을지도 모르는구나... 라는 생각으로 읽어보면 그만일 것 같다.
어차피 인생이라는 것, 살아본 사람만이 말할 수 있는 법이다.
경험하기 전에는 이런 저런 말들을 할 수 있겠지만... 정작 자신에게 밀어닥쳐지면 그 사람이 어떤 사람인지 적나라하게 드러나기 마련이다.
매일같이 자신을 가다듬고 삶의 교훈들을 찾아내는 수밖에는 다른 방법은 없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