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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의 조건 ㅣ 한길그레이트북스 11
한나 아렌트 지음 / 한길사 / 1996년 8월
평점 :
구판절판
쉽게 읽혀지지가 않아 오랜 시간 낑낑거리며 읽게 된 한나 아렌트의 ‘인간의 조건’은 어렵사리 읽어냈기는 했지만 결국 어떤 내용의 논의인지에 대해서 쉽게 말하기가 어렵기만 한 난해함으로만 가득한 책이었다.
누군가에게는 일생일대의 책이라고 언급될 수 있을지도 모르지만... 개인적으로는 읽어냈다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만족하게 만드는 책이었다.
한나 아렌트야 워낙 명성이 있는 학자이기 때문에 별도로 설명할 필요도 없겠지만 그녀의 저작 중 ‘혁명론’도 그렇고 이번 ‘인간의 조건’도 그렇고 개인적으로는 쉽게 읽혀지지도 않고 논의하고 있는 내용에 대해서도 별다른 흥미를 느끼지 못했기 때문인지 잘 맞지 않는 사람인 것 같다는 생각만 들게 된다.
이건 순전히 개인적인 평가라 쉽게 말도 꺼내지 못하겠지만.
‘인간의 조건’은 간단하게 요약한다면 근대사회에서 과연 인간이란 어떤 존재인지를 탐구하고 있는 저작이고, 인간이 활동하고 있는 근대사회가 어떤 구조로 되어 있는지를 그리고 어떤 밑바탕 속에서 삶을 살아가고 있는지를 살펴보고 있다.
인간의 세 가지 근본활동인 노동, 작업, 행위를 중심으로 살펴보고 있는데, 그 세 가지를 통해서 점점 더 세부적으로 깊숙하게 파고들고 있기 때문에 한나 아렌트의 기존의 논의들이나 혹은 그리스 로마 시대의 철학들과 칸트, 헤겔, 마르크스 등과 같은 근대 철학자들의 논의들에 대해서 일정 수준 이상의 지식이 없는 (나와 같은) 경우에는 무슨 소리를 하고 있는지 어리둥절한 기분으로 읽어나가게 될 것 같다.
전체적으로는 난해함으로 인해서 괴롭기만 했지만 간혹 흥미로운 견해나 분석을 보여주고 있는 경우도 있어서 중간에 읽기를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읽게 되기는 했지만 어쨌든 우리가 어떤 환경과 구조 속에서 삶을 살아가고 있고 행위하고 있는지를 세밀하게 구분하고 분류하며 분석하고 있는 저자의 지적인 노력에 대해서는 무슨 소리를 하고 있는지 앞으로도 알기 쉽지는 않겠지만 충분히 감탄하게 되는 것 같다.
여러 가지로 쉽지 않은 내용이기 때문에 다시 읽어보고 싶은 기분이 들지는 않을 것 같지만 나중에 한두번 꺼내들어 무슨 내용이었는지 다시금 생각해보게 될 것 같기도 하다.
그때도 무슨 소리인지 알지 못하겠지만.
참고 : 절대 관련지어서 생각할 사람이 없겠지만... 앙드레 말로의 ‘인간의 조건’과는 전혀 상관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