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스틱 리버 - 하 밀리언셀러 클럽 12
데니스 루헤인 지음, 최필원 옮김 / 황금가지 / 2005년 1월
평점 :
절판


안타까운 시작과 함께

쓰디쓴 결말로 향하는 미스틱 리버는 데니스 루헤인이 켄지 / 제나로 시리즈로 성공을 거둔 하드보일드-범죄소설 작가로서 자신의 경력을 마칠 생각이 없다는 것을 어떤 식으로든 동의하도록 만들어 주고 있는 자신만만한 작품이면서(그걸 입증하는 작품이면서) 여전히 범죄소설의 이야기 구조를 잃을 생각도 하지 않고 있는 절충적인 작품이다.

 

기본적으로는 범죄와 사건의 해결과정이 이야기의 중심이고,

그런 진행 속에서 다양한 이야기들과 등장인물들을 통해서 지금-현재의 미국 사회를 들춰보도록 하고 있다는 점에서 켄지 / 제나로 시리즈와 큰 차이가 없다고 볼 수 있지만 의식적으로 이야기에 거대한 드라마를 만들려고 한다는 점에서 켄지 / 제나로 시리즈와의 다른점을 찾아낼 수 있을 것 같다.

 

개인적인 평가로서는 살인자들의 섬이나 운명의 날과 같은 작품과는 달리 미스틱 리버는 거대한 드라마를 더하는 것에 무척 성공적인 작품이라고 생각한다.

 

미스틱 리버 는 본격적으로 이야기가 진행되면서 딸에 대한 지미의 애틋한 감정과 함께 지미-, 데이브-숀의 만남을 통해서 어린 시절의 친구들이 다시금 만나게 되어 과거와 현재의 사건이 일정하게 연관이 있을 것 같다는 추측을 의도함과 동시에 어렴풋하게만 다뤄지던 데이브의 과거를 적극적으로 끄집어내면서 지미와 데이브의 내면을 설득력 있게 공감하도록 만들고 있다.

 

게다가 숀의 아내와의 갈등까지 더해지고 수렁에 빠지듯 헷갈려져만 가는 사건의 해결과정까지 끼어들면서 이야기는 더욱 풍성해지게 된다.

 

하지만 이런 커져만 가고 있는 규모를 데니스 루헤인은 효과적으로 하나씩 설명해고 해결하면서 어려움 없이 이야기를 진행시키고 있고, 그런 능수능란한 진행 덕분에 헷갈림 없이 멋진 이야기를 마음껏 즐길 수 있도록 만들고 있다.

 

지미의 과거와 자신의 본성을 숨기고 살아가는 과정,

그리고 이번 사건을 계기로 다시금 감춰두던 본성을 드러나게 만드는 결말,

데이브의 어두운 과거와 그 과거로 인해서 삶이 피폐해진 모습

어두운 과거로 인해서 결국 그 스스로 어둠으로 향하게 되어버리는 결말,

그리고 지미와 데이브를 중심으로 하면서 더해지는 숀과 아나베스, 셀레스테를 통해 과거와 현재, 믿음, 신뢰, 사랑, 가족, 인간의 본성, 성폭행-성학대, 망가진 삶, 새로운 삶, 복수와 마지막 추악한 진실과 갑갑함을 남기는 결말까지.

 

거대한 드라마를 만들어내면서 여러 논쟁이 오갈 수 있는 훌륭한 결말까지 부족함이 느껴지지 않는 작품이었다.

 

간혹 욕심을 너무 부려서 불필요하게 느껴지는 장면들이 있어 보이기도 하지만 그런 부분적인 문제들은 작품의 완성도에 크게 영향을 미치지 않고 있고, 그저 어떻게 끝을 향하게 될지를 (이미 알고 있으면서도) 읽어나가는 동안 계속해서 궁금해 하도록 만드는 이야기의 힘 덕분에 지루할 틈 없었다.

 

지미

데이브

 

그들 모두 자신들만의 문제들과 내면의 갈등과 어둠을 갖고 있고, 어린 시절의 사건은 그들에게 큰 상처를 안겨주었다.

 

직접적인 상처를 받았던 데이브는 그 상처를 이겨내지 못하고 결국 그 자신의 어둠과 내면을 제어하지 못하며 비극으로 향한다면, 반대로 지미는 그것을 참아내고 이겨내면서 자신의 가족과 함께 가장에서만 머물지 않는 좀 더 거대한 존재가 되어버리지만 일정하게는 그에게도 비극이 예감되기도 한다. 그나마 가장 괜찮은 상황인 숀 또한 자신에게 주어진 문제들을 철저하게 해결해내기 보다는 일정하게 덮어내고 이겨내는 선택을 함으로써 파국 직전의 가정을 지켜내게 된다는 결말을 보여주고 있다.

 

위와 같은 의미에서 미스틱 리버는 한편의 범죄소설이고, 거대한 드라마이면서 결국 소년들의 성장담이기도 할 것이다. 그들은 성장하기 위해서 무언가를 참아내고 이겨내야만 하고 때로는 무언가를 덮어내고 감춰야만 할 필요성도 알게 되면서 성장한다.

 

그게 과연 무엇을 말하는 것인지.

그리고 그것을 얼마나 동의할 수 있을지는 사람에 따라 다른 의견들이 내세워질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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