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링크 - 21세기를 지배하는 네트워크 과학
알버트 라즐로 바라바시 지음, 강병남 외 옮김 / 동아시아 / 2002년 10월
평점 :
때때로 특정한 학문적 영역에서만 다뤄지는 것을 넘어서 다양한 학문들에 큰 영향을 미치거나 단순히 학문에서만이 아닌 다방면의 영역에 새로운 시선을 그리고 생각의 방향을 움직이게 만드는 책을 만나게 될 때가 있다.
바라바시의 ‘링크’는 이미 출판한지도 꽤 되었고,
네트워크 이론에 대한 다양한 검토와 논의들도 있어왔지만 여전히 바라바시의 영향력은 지대한 것으로 알고 있고, 여전한 영향력만큼 ‘링크’는 인상적인 내용으로 가득하고 지금까지 일반적으로 갖고 있던 생각들을 좀 더 학문적-이론적으로 입증시켜줌과 동시에 막연히 생각만 하고 있던 것들에 대해서 좀 더 체계적인 접근이 가능하도록 하고 있다.
바라바시 혼자서 네트워크 이론을 생각해내고 완성해낸 것은 아니지만 그가 네트워크 이론에 대한 가장 명료한 설명을 해주고 있으며, 기존의 몇몇 오류들을 바로잡아 새로운 가능성으로 향하도록 만드는데 큰 업적이 있기 때문에 관련된 학자들을 넘어서 일반 독자들에게까지 널리 알려지고 영향을 미치는 것 같고, 그의 다양한 사례들을 통한 (일반인도 쉬운 접근이 가능하게 한다) 설명은 수학적으로만 설명했다면 자칫하다간 난해하게만 느껴졌을 내용들을 알기 쉽고 이해하기 편하도록 만들어 네트워크 이론에 관심을 갖도록 만들고 좀 더 논의에 빠져들도록 만들고 있다.
네트워크 이론은 간단하게 말해서는 우리의 일상생활에서부터 수많은 영역(사회학, 경제학, 인터넷, 신체구조 등등 물질과 비물질의 구분도 넘어서고 있다)에서 모든 것이 단순히 독자적인 형태나 독자적인 방식으로서(만) 존재하는 것이 아닌 수많은 관계들을 통해서-관계의 그물망을 통해서 존재하고, 그 관련-관계를 통해서 이해되어야만 좀 더 효과적인 접근과 제대로 된 이해가 가능하다는 논의라고 볼 수 있는데, 간단하게 들어서도 충분히 무슨 내용인지 이해될 수 있기도 하고 나름대로 개인마다 경험을 통한 설득도 가능하기 때문에 한편으로는 대수롭지 않게 생각할 수 있는 이론-내용일지도 모르지만 바라바시의 논의를 접하다 보면, 우리가 그것을 이미 알고 있음에도 알고 있는 것과는 다른 접근을 보일 때도 있다는 것을 또는 알고 있지만 그것을 모르고 있다는 것을 깨닫게 해주고 있다.
혹은 그동안의 상식-생각과는 전혀 다른 결과들을 접하거나 예상 못했던 영역에서도 네트워크 이론의 논의가 들어맞는 경우들을 접하면서 생각보다 방대한 영역에 영향을 줄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기도 하고 네트워크 이론을 통해서 좀 더 새로운 접근도 가능할 것 같다는 생각도 하게 된다.
다양한 사건과 사례 그리고 이야기들을 통해서 모든 것들이 어떻게 서로 관련을 맺고 있는지-그물망 속에 있는지 설명해주며 각각의 논의는 시작되고 있고, 되도록 논의들을 길게 이어지도록 만들기 보다는 짧고 간명하게 내용을 채우고 있어서 읽어내는 과정이 힘겹지 않도록 하고 있어 수학-과학에 대한 부족한 이해를 갖고 있는 사람도 충분히 즐겁게 읽어낼 수 있도록 내용이 꾸며져 있다.
그물망처럼 모든 것들이 연결되어 있고, 그 그물망에서 벗어난다는 것이 생각보다 쉽지 않다는 것을... 그리고 그물망에서 벗어난다는 것을 어떤 방식으로 이해해야만 할지 다양한 관점에서 생각해야 한다는 것을 알기 쉽게 알려주고 있는 ‘링크’는 어떤 목적과 목표 속에서 내용이 구성되어 있는지를 알려주는 서론과 최초의 네트워크에 대한 이해는 어떠했는지, 그리고 그런 접근이 어떻게 현재의 네트워크 이론으로 발전되어 왔는지를 상세하게 살펴보고 있다.
기존의 입장이 무작위의 세계였고, 어떠한 질서도 없는 세계였다면, 그런 세계관이 어떻게 복잡함 속에서 질서를 찾아내는 세계관으로 변하게 되었는지를, 그 시행착오의 과정을 흥미진진하게 이끌어가고 있다.
어렵기만 하고, 난해하게만 느껴지는 수학-과학의 이야기를 즐거운 이야기 묶음들처럼 느껴지도록 구성한 바라바시의 능력도 대단하지만 바라바시 본인 또한 네트워크 이론에 막대한 영향이 있는 인물이라는 점에서 글로만 대단한 사람이 아닌 이론적인 업적으로서도 탁월한 존재인 것 같다.
네트워크 이론이 적용 가능한 수많은 영역들을 간단하게라도 검토하면서 얼마나 다양한 영역에 영향을 줄 수 있고, 새로운 해석을 가능하게 할 수 있는지 알려주는... 그러면서도 이론적 토대가 점점 더 튼실해지는 상황에서 자신이 진행하는 연구에 대한 자부심도 깔려져 있는 느낌이 들었다.
좋은 내용이었고,
누구나 즐겁게 읽으며 여러 생각들을 해볼 필요가 있을 것 같다.
우리는 좀 더 많은 것들과 관련되어 있고,
그 그물망 속에서 무언가를 생각해보고 접근해야만 할 것 같다.
네트워크 이론은 단순히 일부분만을 바라보도록 만들지 않고 좀 더 다양한 관점과 시각 속에서 접근하도록 권하고 있고, 그 강권은 틀린 내용이 아니기 때문에 귀를 기울여야 할 필요가 있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