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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위기, 누구의 책임인가 ㅣ GPE 총서 4
하워드 데이비스 지음, 정성욱 옮김, 김정한 감수 / 책세상 / 2012년 3월
평점 :
절판
2007년에 발생해서 전세계를 휩쓸었던...
지금도 여전히 영향력을 미치고 있는...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로 시작해서 전세계적인 경제위기로 파급되었던...
주식과 금융과 같은 실물로서 확인할 수 없는 가상의 수치들로서만 평가되는 주식자본주의, 투기자본주의, 금융자본주의와 같은 초기 혹은 그 이후의 자본주의와는 또다른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현재의 자본주의에 막대한 위기를 초래한 금융위기는 여전히 그 원인에 대해서 여러 논쟁들과 회피 그리고 반박이 이뤄지고 있고, 어떻게 해야만 다시금 이런 위기가 발생하지 않을 수 있을지에 대해서 조금은 활발함이 식기는 했지만 여전히 논란 속에서 논쟁과 논의가 이어지고 있는 것 같다.
만약 맑스(마르크스)주의자의 관점에서 본다면야 자본주의 체제 자체의 근본적인 문제점으로 인해서 발생된 문제라고 말할 수 있을 것이고, 그런 방식으로 바라보는 것도 무작정 부정될 수 없겠지만 조금은 다른 시각으로-체제 내의 시각으로 그리고 좀 더 다양한 시각으로 바라보고 싶다는 생각을 갖고 있었는데, 일련의 금융위기에 관한 상세한 논의까지는 아닐지라도 위기에 관한 온갖 논의들을 간략하게라도 정리해서 확인할 수 있는 ‘금융위기, 누구의 책임인가’는 풍부하고 상세한 내용은 아니지만 금융위기를 통해서 벌어졌던 소란스러움을 다양하게 확인할 수 있게 되는 내용인 것 같다.
여전히 금융위기에 대해서 각자의 이해에 따라 원인과 대안에 대한 의견이 엇갈리지만 그로 인해서 벌어지게 된 전세계적인 경제위기와 침체는 그 누구도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인 것이고 아마도 꽤 오랜 기간 영향은 계속될 것 같다는 것도 사실일 것이다.
다양한 논의들이 있겠지만 그 부정할 수 없는 것들을 통해서 우리는 하나씩 질문과 대답을 찾아야만 할 것 같다.
저자는 다양한 원인에 대한 의견들과 그 의견들에 대한 반론들 그리고 저자의 개인적인 판단을 더해서 각각의 원인들에 대한 의견들을 평가하고 있지만 그 논의가 상세함을 보여주기 보다는 간략하고 대략적이거나 오갔던 논의들의 핵심만을 언급하는 수준에서... 철저한 분석을 해보거나 집요한 논박들이기 보다는 자세하게 써낸 경제신문 기사와 같다는 생각이 들어서 아쉽기는 했지만 반대로 이처럼 다양한 논의들이 있었다는 것과 그 논의들의 다양함을 통해서 얼마나 큰 위기였고 쉽사리 결론이 나지 않는 파급력을 보였는지를 알 수 있는 예이기도 한 것 같다.
기본적으로 이번 금융위기를 통해서 확인할 수 있는 사실은 한동안 활개를 쳤던 자유방임주의-온갖 규제가 없어져야 한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회의가 커졌으며, 개별 국가의 내부적으로도 그리고 국제적으로도 심각함을 더해가는 부의 불균형과 지나치게 비대해져버린 금융자본에 대한 문제점을 좀 더 많은 사람들이 인식하게 된 것 같고, 그와 함께 단기적인 이익만을 추구하게 될 경우에 어떤 심각한 문제가 초래하게 될 수 있는지에 대한 인식도 생겨나게 된 것 같다.
물론, 이런 인식은 충분한 반성과 복기를 했던 사람들만이 느끼고 깨닫게 되겠지만.
또한, 이번 금융위기로 인해서 자본주의가 갖고 있는 혹은 그릇된 경제정책과 경제구조가 갖고 있는 문제점 또한 적나라하게 확인할 수 있게 되기도 했는데, 부도덕하고 비정상적인 운영을 보였음에도 거대한 규모라는 이유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무너지지 않도록 지원을 해야만 한다는 선택은 과연 이 사회가 누구에 의해서 움직여지고 누구를 위해서 존재하는 것인지에 대한 회의를 갖게 만들기도 하는 것 같다.
한줌의 사람들을 위해서
수많은 사람들이 힘겨워지게 되는 세상이라는 것을 절실히 깨닫게 해준다.
어쨌든 현재의 문제점에 대한 인식과 함께 다시는 이런 문제가 재발되지 않도록 어떤 조치가 필요한지를 논의해야만 하고, 원인들을 찾아야만 하는데, 그런 논의가 이뤄지는 과정에서 벌어지는 논쟁들과 이해관계 그리고 정치적인 득실로 인해서 쉽게 원인파악과 대안은 찾아질 것 같지 않고 오히려 상황이 악화될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이번에 있었던 금융위기는 진정한 위기의 시작일지도 모른다는 불안한 예감을 갖게 되기도 한다.
‘금융위기, 누구의 책임인가’를 읽어본다면 어떤 하나의 원인을 찾기 보다는 총체적인 부실과 잘못된 전제들 속에서 이뤄진 당연한 결론-위기라는 생각도 갖게 되는데, 저자가 말하듯 더 이상의 거품의 붕괴가 일어나지 않게 만들 수는 없을지라도 왜 이번 거품 붕괴가 극적이고 파괴적인지에 대해서는 충분한 이해가 그리고 원인분석이 더 명확해져야만 할 것 같다.
그것이 우리가 찾아야만 하는 교훈일 것이고,
그 교훈을 통해서 지금과 같은 반복이 일어나지 않도록 해야만 할 것이다.
단순히 자본주의 체제의 안정을 위해서가 아닌
반대로 자본주의 체제의 붕괴를 위해서가 아닌
우리와 우리 주변의 삶을 지켜내기 위해서라도 해야만 할 것이고 찾아야만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