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근대문학의 기원 가라타니 고진 컬렉션 4
가라타니 고진 지음, 박유하 옮김 / 비(도서출판b) / 201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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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라타니 고진은 트랜스그리틱을 통해서 알게 되었고,

트랜스그리틱이 무척 의미 있는 논의들과 여러 생각들이 가능하게 만드는 논의들이었기 때문에 그에 대해서 깊은 관심을 갖게 되었는데, 이런 저런 저서들을 찾아 읽게 되면서 그에 대해서 좀 더 관심을 기울이게 되었다.

 

어떤 논의와 어떤 의미들을 찾았느냐고 물으면 입만 뻥긋거리게 될지도 모르지만 지금 현재에 존재하고 있는 사상가들(이라고 말할 수 있는 사람들) 중에서 무척 중요한 인물 중 하나라는 것은 자신 있게 말할 수 있을 것 같다.

 

그의 대표작 중 하나로 꼽히고,

국내에서는 그의 저서들 중 가장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얘기를 들은(실제로 그런지는 모르겠다) ‘일본 근대문학의 기원은 제목처럼 일본 근대문학이 어떻게 생성되었는지에 대한 검토이면서도 단순히 그런 검토로서 끝날 수 있는 논의를 넘어선 시선을 보여주고 있기도 하다.

 

본격적으로 비평가에서 이론가의 입장으로 넘어서고 있다는 평가도 가능하겠지만 그의 저서들과 그의 업적들 그리고 시기적인 특성들에 대해서는 아는 것이 부족하기만 하니 그런 것들은 그에 대해서 좀 더 면밀한 연구를 하고 있는 이들을 통해서 알 수 있을 것 같다.

 

기본적으로는 니체와 푸코의 계보학적인 방식으로 일본 근대문학에 대해서 검토하고 있기는 하지만 단지 그런 방식으로만 바라보는 것이 아닌 자신만의 입장이 일정하게 가미되고 있기 때문에 좀 더 풍부한 논의기 가능할 것 같으며 그의 문제의식이 일본과 마찬가지로 매우 압축적인 방식으로 근대화가 진행된 한국의 상황에도 동일하게 적용할 수 있는 부분들이 많기 때문에 특히나 더 한국에서 가라타니 고진에 대한 논의가 많이 이뤄질 수 있기도 한 것 같다.

 

가라타니 고진이 자주 거론하고 있는 작가들 중 기껏해야 나쓰메 소세키와 아쿠타가와 류노스케 정도만을 알고 있기 때문에 그의 논의를 쉽게 받아들이기 보다는 일정하게 거리감을 갖고 이해되기도 하지만 가라타니 고진은 (그리고 번역자는) 굳이 그럴 필요가 없음에 대해서 여러 방식으로 언급을 해주고 있기 때문에 크게 신경 쓰지 않고 읽어나갈 수 있었다.

 

가라타니 고진은 일본의 근대문학이 생겨나게 된,

무척 오랜 기간에 걸쳐서 완성되었다고 느껴지고 이미 있었던 것으로 (약간의 변화가 생겼다는 식으로) 오해할 수 있겠지만 실제로는 그 역사와 기원은 짧기만 하다는 것을 주장하며 논의를 시작하고 있고, 나쓰메 소세키를 대표적으로 근대문학이 어떻게 스스로에 대한 일정한 정체성에 대해서 인식하게 만들게 되는지를 그리고 지금까지와는 다른 방식으로 풍경을 인식하게 만드는지를 검토하고 있다.

 

과거와는 다른 감수성과 시선을 갖게 되는 과정을 정교하게 검토하고 있지는 못하지만(무척 짧은 방식으로 논의를 정리한다) 여러 작가들에 대한 분석과 함께 변화의 과정을 알려주며 근대화가 진행되면서 갖게 되는 시선의 변화에 대한 논의를 더하면서 이런 외부에 대한 인식의 변화와 함께 나타나는 내면의 발견을 통해서 무엇이 어떻게 변하게 되었는지를 좀 더 자세하게 분석하고 있다.

 

일본에서 일어난 언문일치 운동에 대해서 언급을 하며 그동안의 말하기 / 글쓰기와는 전혀 다른 방식이 나타나면서 어떻게 내면이 다뤄지게 되는지를 검토하고, 글과 말의 관계가 그동안과는 전혀 다른 방식의 관계가 되는 것과 함께 그것이 사회-국가의 제도를 통해서 이뤄졌다는 점을 지적하고 있는데, 이런 변화에 대한 예민한 분석과 함께 내면이 인식되고 만들어지는 과정 중에서 가장 중요하다고 볼 수 있는, 푸코를 통해서 더욱 더 강조되는 고백에 대한 논의를 통해서 일본 특유의 사소설에 대한 특징들과 어떤 과정을 통해서 형성되었는지 그리고 그와 함께 그것들이 어떻게 그 기원이 은폐되는지를 알려주고 있다.

 

그 기원에 대한 검토 중에서 일본에 유입된 기독교에 대한 중요성을 강조하는 점이 흥미로웠고, 후반부에 논의되고 있는 질병이 갖고 있는 의미의 변화와 은유성에 대한 논의를 통해서 어떻게 질병이 언급되고 논의되는지를 분석하는 내용은 제프리 C. 보커 / 수전 리 스타의 사물의 분류가 잠시 떠올려지기도 했다.

 

이런 논의와 함께 일본의 문학에서 어떻게 아동이 등장하고 논의가 되는지를 검토하는 등 일본의 근대문학을 통해서 근대화가 갖고 있는 특징과 함께 가장 중요하다고 볼 수 있는 시간의 흐름의 일정한 연속성이 있기도 하지만 급격한 도약이나 단절이 있기도 하다는 점을 가라타니 고진은 계속해서 강조하고 있다.

 

특히나 아동의 발견을 통해서 어떻게 과거와는 전혀 다른 방식의 시선이 나타나는지를 검토하며 근대로 향하는 과정에서 나타나는 다양한 변화들에 대한 검토는 아날 학파의 방식들에 의지하지 않으면서도 자신만의 방식으로 분석을 해내기 때문에 비슷한 결론을 어떻게 서로 다른 방식으로 찾는지에 대해서 자세히 따져볼 필요가 있을 것 같다.

 

마지막에서는 문학이 갖고 있는 구성력에 대한 논의를 통해서 근대 이전의 이야기가 갖고 있는 특성들과 그 이후의 특성들을 비교하며 무엇이 변했는지를 찾아보면서 그런 변화와 함께 그것이 우리들의 시선의 변화와 어떻게 맞물려 있는지도 함께 논의하고 있다.

 

원근법으로 대표되는 시선의 변화가 이야기의 구성에 대한 평가가 어떻게 변화되는지를 알려주면서 반복해서 가라타니 고진은 그 변화의 중심에는 근대화가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는다.

 

근대의 시간과 공간으로 이행하면서 겪게 되는 그 수많은 변화들을 우리는 알게 모르게 영향을 받았지만 그 영향을 전혀 인식하지 못하고 그 이전의 과거들을 바라보면서 왜곡된 시선을 갖게 되는데, 가라타니 고진은 바로 그것들을 깨우쳐주고 있고, 이야기의 완성과 함께 그 이야기의 완성을 일부러 거부하는 방식들이 갖고 있는 특성들에 대해서도 논의를 하면서 보편적이라고 말할 수 있는 근대화 과정이 갖고 있는 특성과 일본 사회가 그 과정을 겪으면서 나타냈던 특이성에 대해서도 다양하게 확인하고 있다.

 

마지막 나쓰메 소세키를 다시금 논의하면서 장르적인 구분과 그 사라짐이 어떻게 이해될 수 있는지에 대한 논의는 나쓰메 소세키에 대해서도 그리고 문학에 대한 이해와 장르에 대한 이해도 부족해서 짧은 내용 속에서 무엇을 논의하는지 쉽게 이해되지가 못했다.

 

가라타니 고진은 일본의 근대문학을 통해서 근대라는 것이 어떤 방식으로 나타났고 그 형성의 과정 속에서 이전의 과거와 어떤 단절들을 보여주고 있는지 자세히 검토하고 있는데, 연속성의 특성보다는 단절과 절단의 특성을 좀 더 강조한다는 점이 특징이라고 말할 수 있고 그 특성에 대한 논의에서 일본만이 아닌 근대화의 과정에서 겪게 되는 보편적이라고 말할 수 있는 변화와 함께 그 변화에서 함께 나타나는 개별적인 차이들을 함께 검토하며 일정한 같음과 일정한 다름을 함께 논의하고 있다.

 

문학에만 한정해서 논의하면서도 문학에만 한정되지 않는 논의이기도해서 무척 흥미롭기는 했지만 생각만큼 쉽게 이해되기가 어렵기도 해서 앞으로도 좀 더 생각해보며 그 논의를 다시금 파악해야만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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