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 피델리티
닉 혼비 지음, 오득주 옮김 / Media2.0(미디어 2.0) / 2007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영화 사랑도 리콜이 되나요의 원작 소설인 하이 피델리티어바웃 어 보이피퍼 피치등으로 국내에 많이 알려진 닉 혼비의 또다른 성공작이고, ‘어바웃 어 보이만을 읽어본 나로서는 피퍼 피치와는 비교할 수 없겠지만 어바웃 어 보이와 마찬가지로 닉 혼비 특유의 어른 아이가 주인공으로 등장해서 갑작스럽게 일어난 사건(‘하이 피델리티에서는 여자 친구와의 실연)으로 인해서 자기 자신을 뒤돌아보고 조금은 성장한다는 전형적인 닉 혼비 작품의 이야기 구성을 보여주고 있다.

 

닉 혼비의 작품답게 주인공 로브는 자조적으로 혹은 자신의 처지에 대해서 서글프게 느끼도록 무언가에 대해서 끊임없이 수다를 떨고 있는데, 대부분은 음악에 관한 내용이고, 그밖에는 여성에 대해서 그리고 자기 자신에 대해서 말하고 있다.

 

하이 피델리티(/ )음악에 관한 온갖 잡스러운 내용들로 빼곡히 담아내고 있고, 계속해서 음악에 관한 온갖 리스트들을 말하고 있는데, 그런 리스트를 통해서 그(그리고 그들)가 얼마나 아직도 어른스럽지 못한지를 알려주면서 주인공 로브와 친구들의 지지리 궁상맞은 모습들을 보여주며 웃음을 만들어주기도 하지만 어쩐지 그들의 모습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 내 모습을 보게 되기도 하기 때문인지 딱하고 애처롭게 느끼면서도 그게 남들에게 피해를 주는 것도 아니니 괜찮은 것 아니냐고 옹호하게 되기도 하다.

 

그들처럼 여전히 열정적인 음악광으로 지내지는 못하기 때문에 그들의 리스트들에 조금은 고개를 갸우뚱하게 되기도 하고, 어쩐지 나와는 조금은 다른 취향들을 보여주고 있는 것 같아서 다른 음반들을 추천해주고 싶기는 하지만 이건 그저 소설이니 그런 바보스러운 행동은 할 필요가 없을 것 같다.

 

하이 피델리티의 또다른 이야기인 성장은 그동안 좋은 관계를 유지했던 여자 친구 로라와 결별을 한 다음에 갑작스럽게 닥친 불행을 곱씹으며 누군가의 잘못으로 탓하기 보다는 스스로를 돌아보는 계기로 받아들이며 그동안 사귀었던 여러 여성들과의 재회를 통해서 이전과 달라진 지금의 자신과 반대로 이전과 변함없는 자신의 모습 그리고 그동안의 경험을 반추하며 자기 자신에 대해서, 로라에 대해서, 지금의 삶과 미래에 대해서 생각해보며 전혀 성장하지 않고 지금에 머물기 보다는 조금씩 앞으로 나아가기를 다짐하면서 어른 아이의 모습에서 조금은 성숙하고 성장하는 내용으로 되어 있다.

 

많은 남성들이 갖고 있는 여성들에 대한 여러 환상들과 그 환상들이 깨어지는 현실을 경험하는 순간들 그리고 살아가면서 갖게 되는 여러 꿈들과 (남성들만의) 수다스러움을 하이 피델리티는 잘은 설명하기가 어려웠던 남성들의 특징-유별남을 솔직하게 알려주고 있고, 간간히 통찰력이 느껴지는 삶에 대한 충고들이 더해지면서 아주 재미난 내용까지는 아니지만, 뭔가 어정쩡한 내용이 있음에도 충분히 공감하게 되고 끝까지 읽어나가도록 만든다.

 

어떤 의미에서는 남성들을 위한 브리짓 존스의 일기와 같은 느낌도 들게 되는데, 대단한 사람이 되고 싶지도 않고, 그렇게 될 수 있으리라 생각하지도 않는 지나칠 정도로 평범한 삶을 살아가는 30대 중반의 남성()이 여러 경험들을 통해서 어떻게 자신이 삶을 꾸려나가야 하는지를, 특별하고 설레기만 한 삶이 아닌 조금은 무덤덤함을 느끼는 일상 속에서 어떻게 자신만이 삶의 방식을 찾아야 하는지를 담담하게 스스로에게 대답하며 결론을 내리고 있다.

 

거창하고 대단하진 않을지라도 그렇기 때문에 충분히 공감하게 되고 주인공 로브의 선택을(그리고 로브의 주변사람들의 삶을) 옹호하게 되는 것 같다.

 

하이 피델리티를 읽는 / 읽을 사람들이 어떤 사람들일지는 모르겠지만, 이 작품을 통해서 색다른 경험을 하기 보다는 자기 자신에게로 돌아오는 경험이 되었으면 좋겠다.

 

그게 아니라면 하이 피델리티를 읽는 것이 무척 지루하게만 느껴질 것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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