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즈미야 하루히의 분열 - 스즈미야 하루히 시리즈 9, NT Novel
타니가와 나가루 지음, 이덕주 옮김, 이토 노이지 그림 / 대원씨아이(단행본) / 2006년 10월
평점 :
절판


어떤 의미에서든 ‘스즈미야 하루히의 소실’은 스즈미야 하루히 세계관의 하나의 완성이었고, 완결이었다. ‘소실’은 그런 의미에서 단순히 스즈미야 하루히 시리즈의 가장 탁월한 완성도를 보이는 작품만이 아니라 그 작품을 통해서 스즈미야 하루히 시리즈와 세계관은 일단락되었다고 볼 수 있을 것이고, 그렇기 때문에 ‘소실’ 이후의 장편인 ‘스즈미야 하루히의 음모’는 그러한 세계관에서 벗어나 다른 방향으로 나아가게 만드는 일종의 분기점 혹은 새로운 시작으로서 다뤄져야 할 것이다.

 

‘음모’를 통해서 새로운 진행방향을 보여준 스즈미야 하루히 시리즈가 본격적으로 이야기를 진행시키고 있는 ‘스즈미야 하루히의 분열’은 그동안 항상 내용을 완결을 짓던 방식에서 벗어나 다음 편으로 예고된 ‘스즈미야 하루히의 경악’으로 내용이 이어지도록 이야기가 진행 과정 중에서 끝나고 있고, 말 그대로 두 개의 이야기로 분열되어 있는 작품이다.

 

그동안 ‘폭주’와 ‘동요’ 그리고 ‘분개’와 같이 별다른 의미를 느낄 수 없는 단편들로 인해서 기대감이 낮아지게 된 스즈미야 하루히 시리즈였지만 ‘음모’와 ‘분열’을 통해서 좀 더 이야기가 거대해지고 확장되어 새로운 관심을 갖게 만드는 것 같다.

 

‘음모’와 마찬가지로 길고 긴 프롤로그를 통해서 이야기는 궁금증을 높이고 있고, 진행되는 듯 마는 듯 이어지던 이야기는 쿈의 중학교 동창 사사키와 사사키를 중심으로 모이는 스즈미야 하루히와는 대립되는 입장을 가지고 있는 이들의 등장, 그리고 그렇게 만들어진 대립된 구도를 통해서 이야기의 규모는 커지게 되고 스즈미야 하루히(와 친구들) / 사사키(와 주변인들)의 생겨나게 되는 대립을 통해서 쿈의 내면적 갈등 혹은 혼란스러움을 만들어내고 있다.

 

약간의 흥미가 생길 무렵에 이야기가 마무리 되고 ‘경악’으로 이어질 것을 예고하고 있기 때문에 궁금증만 만들어내고 있을 뿐 싱겁게 끝내고 있다는 기분이 드는데, 확장되고 복잡하게 된 이야기를 어떻게 풀어낼 수 있을지 관심을 갖게 된다.

과연 제대로 정리할 수 있을까? 지금까지 항상 뒤엉켜진 이야기를 순식간에 말끔히 정리를 했기 때문에 이번에도 그다지 어렵지 않게 정리할 수 있을 것 같기는 하지만 이런 방식이 반복되어가면서 이전과 같은 놀라움이 적어지게 되어가고 있어서인지 우려되기도 한다.

 

아직까지는 진행 중에 있는 이야기이기 때문에 판단을 보류하게 되고, ‘경악’을 기대하게 되기는 하지만 ‘소실’을 통해서 완결된 이야기에 대한 길고 긴 사족처럼 이야기가 이어지고 있는 기분도 들게 된다. 게다가 필요 이상으로 꼬이고 있는 설정들로 인해서 늘어지고 있다는 인상도 갖게 된다. 이런 불만들을 ‘경악’이 어떻게 해소할 수 있을지가 관건인데, 지난 몇 년 동안 발표가 미뤄지고 있었던 ‘경악’이 곧 출판(2011년 05월 25일 전세계 동시 출판이라고 거창하게 홍보하고 있다)이 될 예정이라 어떤 방식으로든 이번 모험이 일단락이 될 것이고 스즈미야 하루히의 새로운 방향에 대한 평가도 좀 더 제대로 이뤄질 것 같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그저 아쉬움을 느끼지 않게 해주기를 바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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