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즈미야 하루히의 폭주 - 스즈미야 하루히 시리즈 5, NT Novel
타니가와 나가루 지음, 이덕주 옮김, 이토 노이지 그림 / 대원씨아이(단행본) / 2006년 8월
평점 :
구판절판


스즈미야 하루히의 다섯 번째 작품인 ‘폭주’는 이야기의 많은 진전을 보이고 있는 네 번째 작품인 ‘소실’과는 달리 이전의 단편들 모음처럼 그동안의 진행에서의 여백들을 채우고 있는 작품이다.

 

이미 TV 애니메이션을 즐긴 사람들은 세 개의 단편들 중 마지막 단편인 ‘설산증후군’을 빼놓고는 이미 접했던 내용들이기 때문에 특별할 것 없고 신선하지 않은 느낌이 들 수 있기도 하겠지만 글로 접하는 느낌은 또 다르기 때문에 나름대로 재미나게 읽힐 수 있었다.

 

각각의 단편들은 사전에 서장을 통해서 쿈의 간단한 논평을 들려준 다음에 본격적으로 이야기를 진행시키고 있는데, 항상 그렇듯이 예상 이상의 경험들로 인해서 당황스러웠던 쿈의 회고 혹은 불길한 예금을 통해서 앞으로 또 무슨 황당한 일들이 벌어질지 궁금증을 갖게 만든다.

 

얘기했듯이 이미 애니메이션을 접했던 사람들은 알고 있는 내용들로 인해서 읽으면서 조금은 색다른 기분이 들기도 하는데, 컴퓨터 동아리와 게임 대결을 하는 ‘사수자리의 날’은 별다른 느낌이 들지 않았지만 애니메이션 2기에서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엔들리스 에이트’의 경우는 애니메이션과 달리 마지막 반복만을 내용에서 다뤄지고 있기 때문에 쿈과 SOS단원들이 겪는 반복의 괴로움이 애니메이션과 같이 지나칠 정도로 전달되지는 않게 되는 것 같다. 그 지루한 반복의 짓눌림이 부족하다고 해야 할까? 그렇게 생각되기 때문에 TV 애니메이션의 시도가 올바른 시도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게 되기도 하다.

 

마지막 단편인 ‘설산증후군’을 통해서 지난 1년에 대해서 뒤돌아보고 있고, 새로운 다짐 그리고 그동안의 경험들을 통해서 생겨난 처음과는 달라진 관계들이 예기치 않은 상황과 함께 다뤄지고 있는데, 앞으로 등장인물들의 관계가 조금씩은 변하게 될 것 같은 예감이 들기도 하고, 미쿠루의 친구인 츠루야의 비중이 조금은 늘어날 것 같다는 생각도 들게 되는 단편이었다.

 

여전히 재미나고 흥미로운 내용을 담고 있기는 하지만 단편이라는 한계로 인해서 생각 이상의 새로운 설정들은 나타나지 않고 있는 것 같다. 다만, 수학적인 지식까지 끌어들일 정도로 스즈미야 하루히 시리즈는 온갖 것들을 작품 속에 첨가하려는 의도를 여전히 갖고 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는 것 같다.

 

지난 1년 동안의 경험들 중에서 조금은 채워지지 못했던 시기들이 채워져 있으며, 그렇게 수많은 경험들을 통해서 쿈과 그리고 SOS단원들이 어떻게 스즈미야 하루히에게 동조하게 되는지를 그리고 서로를 지켜내려고 하는지를 담아내고 있으며, 그들이 자신들이 소속된 조직에서 벗어나 자신들만의 조직(SOS단)으로 조금씩 마음이 기울어져가는 것도 느낄 수 있다.

 

약간씩은 종잡을 수 없는 모습에서 현실을 받아들여가기 시작하는 스즈미야 하루히의 변화 또한 엿보이고 있는데, 어떻게 이야기를 마무리 지을지 작가가 조금씩은 고민하기 시작했음을 느낄 수도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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