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의 모든 크리스마스
폴 오스터 외 지음, 알베르토 망구엘 엮음, 김석희 옮김 / 황금나침반 / 2006년 11월
평점 :
품절


조금은 거창한 제목을 달고 있는 알베르토 망겔이 엮은 ‘세상의 모든 크리스마스’는 ‘성탄절을 소재로 한 단편들을 모은 내용’들이라고 말하기보다 ‘성탄절과 연관된 혹은 연말이라는 시기로 인해서 느껴지는 떠들썩함과 아쉬움 그리고 허전함과 회상적인 성향의 단편들을 모은 작품집’이라고 말하는 것이 더 적절할 것 같다.

 

몇몇 작품들은 직접적으로 성탄절 기간을 배경으로 하고 있기도 하고, 등장인물들의 대화와 생각들을 통해서 언급되기는 하지만 크게 중요한 구실을 하고 있지 않기 때문에 제목만 크리스마스라고 붙여졌을 뿐 일반적으로 떠올려지는 크리스마스와 관련된 내용들과는 전혀 상관없는 내용으로 구성되어 있다.

 

수록된 단편들 중 영국과 미국 그리고 남미 쪽 작가들의 작품들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지만, 일본이나 동유럽 계열 작가들의 작품들도 담겨져 있어서 다양한 지역 출신의 작가들이 써낸 성탄절과 연말과 관련된 글들을 읽을 수 있는 기회이기 때문에 나쁘지 않은 느낌을 갖게 된다.

 

다만, 연말과 성탄절의 들뜬 분위기와는 다른 조금은 침울하고 약간은 고독한 느낌의 글들이 많이 수록되어 있고, 따스함 보다는 아련함 혹은 씁쓸함과 관련된 느낌에 가까운 글들이 많기 때문에 이와 같은 분위기의 작품들에 거부감이 많은 사람이라면 기분 좋은 독서를 위한 선택이 좋지 않은 의미로 잊을 수 없는 선택으로 기억될 수 있을 것 같다.

 

눈길을 끄는 겉표지와는 전혀 다른 그들만의 서글픈 연말과 성탄절을 접해보고 싶은 사람이라면, 그리고 어쩐지 들뜬 이들과 조금은 거리감을 갖고 자신만의 서늘함이 느껴지는 시간을 보내고 있거나 그러고 싶은 사람이라면 나쁘지 않은 선택일 것 같다.

 

과연... 그런 선택을 하려는 사람이 몇이나 되겠냐만은...

 

독서광이라는 엮은이에 대한 설명이 틀렸다고 생각되지 않을 정도로 다양한 지역의 연말과 성탄절과 관련된 글들이 모여진 것 같다.

 

 

참고 : 널리 알려진 폴 오스터의 ‘오기 렌의 크리스마스 이야기’로 작품집은 시작되고 있는데, 원작과는 달리 많이 축약된 형태로 수록되어 있어서 이미 폴 오스터의 원작을 읽은 사람들은 조금은 아쉬운 느낌과 함께 반대로 색다른 느낌도 갖게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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