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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을 향하여 - 에스프리 누보 총서 1
Le Corbusier 지음, 이관석 옮김 / 동녘 / 2007년 9월
평점 :
르 코르뷔지에의 ‘건축을 향하여’는 근대 건축의 새로운 시작을 알린 기념비적인 저서로 알려져 있고, 실제로도 기존의 건축에 대한 관념에서 벗어나도록 선동하고 있는 내용으로 구성되어 있다.
일반적인 건축과 관련된 이론서들을 읽어보지 않았기 때문에 다른 이론서들과의 차이점을 확연하게 알 수 없기는 하지만 건축에 관한 문외한인 사람들도 읽어보면 어째서 파격적인지 느낄 수 있을 정도로 매우 색다른 글쓰기와 내용으로 구성되어 있다.
그렇게 많은 내용으로 구성되어 있지 않고 있고,
대부분의 내용에서 그림들을 토대로 설명을 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쉽게 책장을 넘길 수 있었다.
르 코르뷔지에의 기본적인 입장은 산업사회(근대사회)는 이전의 사회와는 확연히 다른 사회이고, 지금의 대량생산 사회에서는 기존의 건축에 관한 입장을 갖고 있어서는 시대에 뒤쳐질 뿐이라고 말하고 있다. 그리고 그 뒤쳐짐으로 인해서 더 많은 사회문제가 야기될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그는 보다 혁명적인 방식으로 사고를 전환해야 한다고 선언하고 있고,
그 자신의 선언과도 같은 내용으로 새로운 건축의 사고방식을 전달하고 있다.
마치 건축에서의 테일러주의 혹은 포드주의자와 같은 느낌이 들고,
건축을 더 이상 거창한 무언가를 짓는 것이 아니라 보다 넓은 시야를 갖춰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혹은 건축의 가장 핵심에 다시 접근을 해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
물론, 그 핵심은 ‘쉼’이다.
특히 그는 새로운 도시계획의 필요성과 함께,
도시화와 노동자의 밀집화로 인한 주거(주택)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상품들의 대량생산과 같이 주택도 대량생산이 필요하고, 비행기와 자동차, 대형 여객선을 예로 들어 보다 합리적이고 실용적인 건축이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한국과 같이 주거(주택)문제가 아직도 해결되지 못한 사회에서는 1900년대 초에 주장한 그의 말에 여전한 설득력이 느껴질 정도이니, 당시로서는 그의 주장(또는 선동)이 매우 파격적이었을 것이고, 그와 더불어 교육제도에 대한 집요한 비판은 커다란 논쟁을 만들어 냈을 것이리라 생각된다.
프랑스 인은 어떤 분야에 있던지 파격적인 글쓰기를 추구하고 있는지 르 코르뷔지에도 매우 독특한 글쓰기를 보여주고 있고, 자신의 주장을 논리적으로 밀어붙이기 보다는 뜀뛰기를 하듯이 빠른 전개를 보여주고 있어서 읽는 사람들에 따라서는 주장인지 선동인지 혹은 메모들의 묶음인지 헷갈릴 것 같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건축과 관련된 사람들이야 보다 더 그의 의견을 잘 파악할 것 같지만, 건축을 잘 모르는 사람으로서는 그의 글을 조금은 다른 방식으로도 읽게 만드는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