핫 키드
엘모어 레너드 지음, 김민혜 옮김 / 사람과책 / 2009년 10월
평점 :
절판


엘모어 레너드는 국내에서 그의 작품을 원작으로 한 영화들이 많이 소개되어서 꽤 알려진 작가이지만 정작 그의 작품은 국내에 이제야 뒤늦게 소개되기 시작하고 있다. 몇몇 작품들이 번역되어 있다고 하지만 아무래도 그런 것 같지는 않다.

 

국내에는 그의 작품을 원작으로 하고 있는 영화들을 통해서 소개가 되었기 때문에 그에 대한 적절한 평가가 이뤄지고 있지 못하지만 범죄소설계에서 그의 위상은 비유를 하자면 아마도 데이빗 보위와 같은 존재일 것이다.

 

그의 다른 작품들은 읽어보지 못했기 때문에(혹은 읽어볼 수 없기 때문에) 그의 글쓰기 스타일이 어떤지 정확하게 알 수 없겠지만 ‘핫키드’와 그의 원작을 바탕으로 하고 있는 영화들을 통해서 살펴보면 그는 전형적인 하드보일드 식 글쓰기를 보여주고 있고, 여러 캐릭터들을 통해서 이야기를 구성하고 있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핫키드’에서도 엘모어 레너드의 방식은 여전하고, 그는 금주법 시대를 배경으로 다양한 성향의 젊은이들의 모습을 통해서 그 시대를 그리고 청춘들을 담아내고 있다.

 

그의 가장 최근작이고 노년에 만들어낸 작품이기 때문에 큰 인상을 주기는 힘들지 모르겠지만 노장이 써내려간 글이라고는 생각하기 힘들 정도로 매력적이고 흥미로운 내용을 담고 있다.

 

이야기의 주된 주인공은 연방보안관 대리인 칼과 범죄자 잭인데, 그들은 비슷한 부모와 가정에서 태어나고 자라났지만 그들의 성장과정은 전혀 다른 방향으로 이끌어진다. 어린 시절 그들의 앞으로의 인생을 결정짓는 매우 인상적인 경험을 하게 된다는 점에서 둘은 동일한 경험을 하게 되는데, 그 경험을 통해서 그들은 전혀 다른 삶의 방향이 결정지어진다.

 

어떤 의미에서 칼과 잭은 동일한 존재이지만 전혀 다른 방향으로 성장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을 것이다. 둘 모두 ‘유명세’를 항상 의식하면서(그리고 그들 주변도 ‘유명세’에 몰두한다) 행동하려고 하고 있지만 그걸 위해서 그들은 전혀 다른 방식으로 행동하고 생활해나간다.

 

그들의 주변에 있는 개성 있는 캐릭터들을 통해서 엘모어 레너드는 그들의 모습과 그 당시의 시대를 담아내고 있다. 어째서 이제야 금주법 시대를 담아냈냐고 물으면 나도 모른다고 말해야 하겠지만 당시의 시대가 갖고 있는 매력과 풍경을 잘 담아내고 있다.

 

인상적인 캐릭터들과 매력적인 내용이기는 하지만 어쩐지 중간 부분에서는 조금은 늘어지는 느낌이 들기는 했는데, 후반부로 가면서 느슨했던 분위기가 다시 다잡혀지고 있고, 장황하던 이야기도 다시 조여지게 되어서 그의 글이 갖고 있는 매력을 충분이 느낄 수 있으리라 생각된다.

 

범죄소설을 좋아하는 사람들은 혹은 하드보일드를 좋아하는 사람들이라면 가장 전통에 충실한 하드보일드 소설을 놓쳐서는 안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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