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설의 팡세
에밀 시오랑 지음, 김정숙 옮김 / 문학동네 / 2004년 10월
평점 :
품절


에밀 시오랑에 대해서는 전혀 알고 있지 않았었다.

특별히 관심을 갖고 있는 사람도 아니었고,

어딘가에서 들어본 것 같다는 생각만 들었을 뿐이었다.

 

책장에 꽂혀 있는 조그마한 초록색 책이 유난히 인상적이었고,

저렴한 할인 가격에(무려 2천원이었다! 요즘은 2천원짜리 커피도 구경하기 힘들다) 팔고 있는데다가, 살짝 펼쳐보니 짧은 잠언들로 채워져 있어서 오랜 시간을 읽는데 쓰일 것 같지 않다는 생각으로 편하게 구입을 하게 되었고, 약간은 예상했던 내용이고 조금은 냉소적인 내용이었지만 그래도 만족스럽게 읽게 되었다. 이제는 구하기 어렵다는 그의 다른 책들도 구하고 싶다는 마음을 먹을 정도로 괜찮은 내용이었다.

 

번역자의 말대로

 

독창적이고,

통찰력 있고,

냉소적인,

인간을 바라보기도 하고,

자기 자신을 바라보기도 하고,

지극히 개인적인 생각을 들려주기도 하는

 

에밀 시오랑의 글들은 전형적인 잠언들 혹은 아포리즘일 것인데, 대충 읽게 된다면 그의 글들에서 니체의 영향을 조금은 엿볼 수 있지만 그는 보다 냉소적이고 자기 자신의 생각에 사로잡혀 있다. 그리고 보다 독설을 내뱉고 있다.

 

대부분의 내용들은 지극히 개인적인 생각과 의견에 집중을 하고 있는데,

어떤 의미에서는 그가 어딘가에 적어놓았던 메모들을 혹은 일기들을 보게 되는 것 같은 기분을 갖게 만든다. 그러면서도 꽤나 설득력을 느끼게 된다. 이것도 능력일 것이다.

 

어떤 이들은 얼마나 짧은 시간 안에 다 읽을 수 있는지 자신의 능력을 확인해보고 싶은 책이 될 것 같고, 어떤 이들에게는 두고 두고 되새김하며 그의 글들을 곱씹어보고 싶을 것 같기도 하다.

 

어떤 방식으로 읽게 되던지,

꽤 괜찮은 문장과 통찰력 그리고 삶과 모든 것에 대한 냉소를 경험할 것이다.

그리고 그 경험을 통해서 결국 그것들에 눈을 돌리지 않고 그것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게 된다면, 그 사람은 아마도 에밀 시오랑의 시각과 조금은 엇비슷해질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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