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이름은 빨강 2 민음사 모던 클래식 2
오르한 파묵 지음, 이난아 옮김 / 민음사 / 2009년 11월
평점 :
절판


1권에서 이어지고 있는 2권의 내용은 점점 결말로 향하면서 보다 추리적인 요소에서 벗어나서 주요 등장 인물인 카라와 세큐레 그리고 각각의 인물들의 심리적 변화에 보다 더 초점을 맞추고 있다. 물론, 중심 줄거리인 ‘누가 살인을 저질렀나?’에 대해서 관심을 잃고 있지는 않지만 오르한 파묵은 그리고 작품 속 인물들은 누가 살인을 했는지에 대해서 관심을 갖기 보다는 자기 자신의 생각들에 더욱 집중을 하고 있을 뿐이다.

 

각각의 인물들은 전적으로 선하지도 그렇다고 악인들이라고도 말할 수 없는 각자의 사연이 있는 사람들로 다뤄지고 있고, 그들의 입장에서 자신들의 사연을 들려주고 있기 때문에 누가 옳다고 말하기 보다는 등장인물 모두의 사연에 공감을 하게 되는 것 같다.

 

게다가 단순히 사람들만이 자신들의 얘기를 하고 있는 것이 아니라 사물들과 그림들도 자신들의 이야기를 들려주고 있기 때문에 보다 내용은 복잡하고 다양하게 느껴지게 되는 것 같다.

 

전체적으로 주된 이야기의 흐름 속에서 각각의 단편적인 이야기들이 간간히 돌출되어 있고, 다양한 인물들이 사건과 관계가 되었거나 혹은 전혀 관계가 되지 않는 이야기들을 들려주고 있기 때문에 어떻게 본다면 산만하게 느껴지겠지만 좋은 방식으로 본다면 하나의 사건으로 수많은 이야기들을 들려주고 있다는 생각을 할 수 있을 것이다.

 

특히나 말미에 가서는 그림을 통해서 자신만의 독자적인 무언가를 남기는 것과 그렇지 않고 다른 것을 모색하는 것에 대해서 논쟁하는 부분은 1권에서도 다뤘던 동일한 문제에 대한 논쟁을 보다 집중적으로 다루고 있다.

또한, 마지막 장에서 세큐레를 통해서 사건이 어떻게 종결이 되었고 어떤 식으로 각자가 삶을 살아가는지 그리고 그 삶이 좋고 나쁘고가 아니라 말 그대로 살아가고 있을 뿐인 인생인지에 대해서 씁쓸하게 들려주고 있다.

 

속 시원하고 달콤한 결말이 아니라 그저 흘러갈 뿐인 삶에 대해서 들려주고 있다.

 

전체적인 이야기 구성이 유기적이고 치밀한 짜임새를 갖고 있는 것인지에 대해서는 조금은 의문스럽기는 하지만, 그리고 인물들의 개성에 대해서, 이야기 구성의 매력에 대해서도 쉽게 만족감을 말하기는 어려웠지만 흥미로운 부분도 많았고, 색다른 이야기 구성으로 인해서 글쓰기의 매력을 그리고 글을 읽는 것의 매력을 잃지 않고 있는 작품이기도 하다.

 

새로운 방향으로 변화되어가는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이 어떠한 선택을 하게 되는지, 그리고 그 선택이 어떤 과정과 의도에 의해서 선택하게 되는지를 솔직하게 담아내고 있고, 사랑의 감정과 삶에 대한 생각을 잘 표현하고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매우 독특한 방식의 글쓰기였다.

이야기의 재미나 캐릭터들의 매력보다도 더 흥미를 끄는 글쓰기라 한번쯤은 흉내내보고 싶은 기분이 들게 만드는 글쓰기와 구성이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