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철군화 잭 런던 걸작선 3
잭 런던 지음, 곽영미 옮김 / 궁리 / 2009년 3월
평점 :
품절


과두지배계급을 움직이는 최고 추진력은

자신들이 옳은 일을 하고 있다는 믿음이다.

 

 

잭 런던의 ‘강철군화’는 말 그대로 사회주의자들에게 있어서는 탁월한 분석력을 갖춘 최고의 소설이자 예언서일 것이다. 비록 현실은 시궁창이겠지만 말이다.

그리고 사람들에 따라서는 즉, 사회주의에 대해서 반대 입장을 갖고 있거나 불만스럽게 생각하는 사람들에게 있어서는 이 작품이 ‘악의적인’ 판타지 소설처럼 느껴지기도 할 것이다. 지나칠 정도로 극단적이고 자기들에게만 유리한 방식으로 이야기를 이끌고 있고, 그들(만)이 원하는 결말을 보이고 있기 때문에 느껴지는 판타지이고 악의일 것이다.

 

하지만 이 작품에 대해서 우선 말해야 할 것은

이 작품이 갖고 있는 신념과 사회를 전복시켜야 한다는 믿음에 대해서 논하기 전에 잭 런던이 보았던 당시의 사회와 그가 그 사회를 통해서 분석하고 예견한 사회가 지금 경제 위기로 인해서 발생하고 있는 현실과 얼마나 유사한지가 우선되어야 할 것이다.

 

그리고 그의 생각처럼 혁명은 진행되지 못할지라도,

그의 분석을 통해서 어떤 문제로 인해서 그리고 어떤 집단들의 의도에 의해서 사회가 운영되고 있는지 그리고 불만을 잠재우고 있는지를 생각해야 할 것이다.

 

맑스(마르크스)에 필적할 지적수준이며,

육체적으로도 건장한 노동계급의 모습인,

철저한 혁명가이면서 이론가인(즉, 현실에서는 딱히 볼 수 없는 존재인... 해설자나 기타 평론가들이 니체의 초인을 언급하는 경우도 있는데, 과연 1908년에 니체에 대해서 알고 있는 사람들이 있었을까? 당시의 시대를 살던 사람들을 무시하는 뜻이 아니라 니체에 대해서 사람들이 의식하기 시작한 것은 더 많은 시간이 흐른 다음이었다) 어니스트의 곁을 지켰던 그의 아내이자 동지인 에이비스가 적은 글들을 27세기에 발견되어 당시의 시대를 뒤돌아보는 방식으로 구성되어 있기 때문에 조금은 독특한 구성인 듯 하지만, 책을 읽게 된다면 각주를 읽을 때에만 그런 기분을 갖게 되지 전체적으로는 일반 소설 혹은 르포 문학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기 때문에 쉽게 읽어나갈 수 있었다.

 

어니스트라는 캐릭터가 워낙 독창적이고,

잭 런던이 묘사하고 예견하는 당시의 그리고 이후의 시대가 강렬한 인상을 주고 있기 때문에 읽는 재미를 갖고 있고, ‘맑스의 자본론을 아주 쉽게 이해시키려고 한다면 저렇게 얘기하면 되지 않을까?’ 라고 생각하게 만드는 ‘꿈의 수학’과 같은 에피소드는 단순히 소설로써만 훌륭한 내용이 아니라 사회분석 혹은 자본주의에 대한 분석력에서도 부족함이 없는 내용으로 되어 있다.

 

비록 그의 예견대로,

그리고 그의 분석처럼,

세계가 그리고 혁명이 진행되지는 않았지만 분명 그의 분석에서 많은 의미 있는 것들을 찾아낼 수 있을 것이며, 지금도 여전히 유효한 부분들이 많이 남겨져 있기 때문에 20세기 초에 발표한 그의 소설을 읽으면서 순간적으로 21세기를 살아가는 지금에 적용해도 크게 틀려질 것 없지 않을까? 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잭 런던의 통찰력은 감탄하게 만들고 있고,

그의 글에서 그의 열정을 느낄 수 있도록 하고 있다.

하지만 그의 타오를 것 같은 열정을 느끼고, 그와 같은 열정을 갖고 싶으면서도 어니스트가 에이비스에게 피곤하다는 듯이 말하는

 

미래의 환상을 보는 게 지긋지긋해요.

잊고 싶어요.

 

라는 말도 또한 머리에서 떠나지를 않는다.

간만에 꽤 흥미 있는 소설을 읽은 것 같다.

날카로움을 갖고 있으면서도 재미를 잃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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