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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괄량이 아가씨와 철학자들
F. 스콧 피츠제럴드 지음, 박경서 옮김 / 아테네 / 2007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최근 피츠제럴드의 단편을 원작으로 하고 있는 ‘벤자민 버튼의 시간은 거꾸로 간다’가 개봉되어서 뒤늦게 피츠제럴드에 대한 관심이 높아져가고 있는 것 같다. ‘위대한 개츠비’로만 알려졌던 그에 대한 인식이 보다 커졌다는 점에서는 긍정적인 것 같다. ‘위대한 개츠비’로만 단순하게 그를 평가하기에는 부족함이 있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는 많이 알려졌듯이 미국의 ‘재즈 시대’를 상징하는 존재이며 그 시대의 분위기를 정확하게 담아내고 있는 소설들을 발표하였는데, 그의 첫 번째 단편집인 ‘말괄량이 아가씨와 철학자들’은 과거와는 단절하고 새롭게 행동하고 사고하는 당시 시대의 젊은이들의 모습을 선명히 담아내면서도 인간의 허영심과 그 이외의 복잡한 내면 심경과 인생에 대한 통찰력도 담아내고 있기 때문에 단순히 새로운 시대의 흐름을 읽어낸 작가로만 치부할 수 없을 것 같다.
경제적인 이유도 많이 작용해서 그는 꽤나 많은 단편소설들을 발표하였는데, 모든 작품이 뛰어난 완성도는 아닐지라도 각각의 작품에서 여성에 대한 노련한 심리묘사와 함께 재즈시대의 어느 파티장에 참석한 것 같은 흥겨움과 나른함 그리고 피곤함이 담겨져 있다. 간간히 인생과 삶에 대한 통찰력 혹은 아이러니를 들려주기도 한다.
첫 번째 단편이기 때문에 이후의 작품에 비해서는 상대적으로 중량감이 떨어지는 것은 사실이지만 그럼에도 이후에 찾아볼 수 있는 세련되면서도 어쩐지 나른함도 느껴지는 그의 글 특유의 느낌이 묻어나고 있다.
마치 봄날의 밝은 오후와 같은 느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