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력과 지성인
에드워드W.사이드 지음 / 창 / 1996년 10월
평점 :
구판절판


에드워드 사이드의 ‘오리엔탈리즘’을 읽은 뒤로 지속적으로 관심을 갖고 있었기 때문에 그가 bbc 방송을 통해서 강의를 했던 내용을 소책자로 발표한 ‘권력과 지성인’은 짧은 내용이라 한번쯤은 읽어보고 싶었다.

 

하지만 몇몇 블로그나 리뷰를 통해서 번역이 너무 좋지 않다는 얘기를 접했기 때문에 손이 가지 않다가 어차피 꼼꼼히 읽는 사람이 아니기 때문에 그냥 대충 읽자는 생각으로 읽게 되었고 읽은 다음의 느낌을 말하라면 세세하게 글을 읽는 사람이 아니면 읽는데 크게 힘들지는 않을 것 같다.

 

방송을 통해 강의를 한 내용이기 때문에 부분적으로는 모르겠지만 전체적으로는 크게 어려운 내용은 없다. 그리고 내용 자체가 어렵고 이론적인 부분이 아니라 현대 사회에서의 지성인의 역할과 존재의 의의 그리고 권력과의 관계에 대해서 말하는 것이기 때문에 에드워드 사이드의 주요 저서들의 내용을 확장하거나 요약하는 내용이기를 바라는 사람들은 당황스러운 내용일 것이다.

 

에드워드 사이드는 기존의 권력과 권위에 의지하고 그리고 점점 더 폐쇄적이고 전문화와 체계화 되어가는 지식과 지성인들의 모습에 대해 비판을 하며 보다 독립적이고 근본적인 질문을 던지기를 주문하고 있다.

 

에드워드 사이드는 위와 같은 주장을 하며 전문적인 지식인과 지성인들만이 등장하는 지금의 상황에서 아마추어적인 지식인의 필요성을 말하고 있는데, 이러한 부분에서 에드워드 사이드는 전문적 지식인들을 적극적으로 옹호한 미셸 푸코와는 반대의 위치에 놓여있는 것 같고 그의 글과 비교하며 읽는다면 보다 많은 것을 생각할 수 있을 것 같다.

 

에드워드 사이드는 결론적으로는 지금보다 기성 권력으로부터 거리감을 갖고 모든 것을 의심하고 질문하라고 요구하고 있고, 보다 정치적인 입장이 되어야 한다고 그의 입장을 정리할 수 있는데, 이러한 부분에서 그는 아도르노와 공명하는 부분이 있고 에드워드 사이드 본인도 지금은 대부분이 관심을 갖지 않는 아도르노에 대해서 적극적으로 관심을 갖고 있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전반적으로 방송용 강의 내용이기 때문에 어렵게 읽어나가기 보다는 그의 글을 읽으면서 자신이 생각하는 지식인의 모습과 권력과의 관계에 대해서 생각해 볼 수 있는 시간을 갖게 되었다.

 

그리고 자신의 입장을 정리하는 중에도 그가 평생에 걸쳐서 지속적으로 관심을 갖고 있던 팔레스타인 문제를 빼놓지 않는 모습을 보며 자신의 글을 그는 실천을 하며 살아가고 있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그는 정말 멋진 사람이다.

자신의 말과 생각을 행동으로 옮길 수 있었으니까.

그런 그에 비하면... 난 참으로 부끄러운 사람일 것이다.

 

그럼에도 그의 글을 읽으며 조금은 안심을 하게 된다.

그가 말하는 아마추어 지성인이 어떤 사람인지 알면서도 어쩐지 그의 생각을 내 지금의 모습에 대한 알리바이로 생각하게 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