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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의 세계사 ㅣ 히스토리아 문디 5
윌리엄 맥닐 지음, 신미원 옮김, 이내주 감수 / 이산 / 2005년 9월
평점 :
‘전염병의 세계사’가 꽤 인상적이고 내용이 마음에 들어 “스스로 자매편이라고 말하는” 이 책도 찾아 읽어봤다. 재미나고 흥미로운 건 동일하지만 마찬가지로 읽기가 꽤 어려운 것도 똑같았다. 어렵게 쓴 내용은 아니지만 어쩐지 촘촘하다고 해야 할까? 쉽게 읽어내기가 어려웠다. 이런 걸 술술 읽어내는 사람들의 능력은 도대체 뭘까? 부럽다.
“1. 고대와 중세 초기의 전쟁과 사회”부터 “10. 1945년 이후, 군비경쟁과 명령경제의 시대”까지 오래된 고리짝 시절부터 가장 최근의 현대까지 두루 살펴보고 있다.
“지난 천년 동안 인류가 겪어온 전쟁의 역사를 다루면서 석궁에서 핵무기, 군산복합체의 출현에 이르기까지 군사기술상의 변화를 서술하고 있다. 전쟁을 중심으로 세계사를 새로운 시각으로 바라보며, 오늘날 인류가 공멸의 위기에 직면하게 된 과정을 되돌아본다. 저자는 인간이 핵전쟁을 벌여 공멸하든가, 아니면 단일한 세계정부를 세워 일단 핵무기를 제거하고 최소한의 국지적인 전쟁만을 허용하던가 선택해야 한다고 말한다.”
“인간이 상대해야 하는 여러 가지 미시기생생물 가운데 가장 중요한 것이 병원균이라면, 인간에게 유일하고 중요한 거시기생체는 다른 인간, 즉 폭력행위의 전문가로서 자기가 소비하는 식량이나 생활물자를 스스로 생산하지 않고도 살 수 있는 종류의 인간이다. 따라서 인간들 사이의 거시기생을 연구하려면 그 연구대상은 단연 군사조직이며, 거기에서 특히 주목해야 할 것은 전사(戰士)들이 사용하는 다양한 장비의 변화이다. 전사의 무장에서 일어나는 변화는 병원체의 돌연변이와 비슷하기 때문이다. 즉 무장이 달라짐에 따라 새로운 지리적 공간을 착취할 수 있게 되거나 혹은 그때까지 숙주사회 내부에서 실력을 행사하는 데 걸림돌이 되었던 제약이 해소될 수도 있는 것이다.”
전쟁사라는 점에서는 아주 특별한 것도, 무척 새로운 것도 아니지만 접근하는 방식이나 지켜보는 시각이 매우 남달라 익숙한 내용을 접한다는 느낌은 들지 않았다. 무척 생소한 분야를 알아가는 기분이랄까?
머릿속에 오래 담아져 있진 못하겠지만 읽는 중에는 여러 흥미와 관심이 들었고, 나중에라도 가끔씩은 생각날 것 같다. 아주 잘 이해하고 저자의 생각과 입장을 잘 헤아리진 못했지만 논의의 진행이 인상적이기 때문에 시간이 지나서 다시금 들춰볼지도 모를 것 같다.
“오늘날 인류는 생사의 기로에 서 있다. 세계사를 돌이켜보면 이것은 너무나도 역설적인 결과였다. 인간은 매 순간 고비마다 끊임없이 합리성을 추구했다. 시장이 발달한 것도, 국민국가를 만든 것도, 전쟁을 벌인 것도, 혁명을 한 것도, 인간으로서는 최선을 다한 합리적인 선택이었다. 그러나 지난 천년 동안 인간의 합리적인 노력은 엄청나게 비합리적인 결과를 가져왔다. 과학과 문명이 발달할수록, 즉 합리성을 더 치밀하게 추구할수록 인간은 감당하기 힘든 결과에 직면했다. 이제 인류에게는 선택의 여지가 별로 없어 보인다. 맥닐은 실현가능성 여부를 떠나서 앞으로 인간의 선택은 둘 중 하나라고 말한다. 핵전쟁을 벌여 공멸하든가, 아니면 단일한 세계정부를 세워 일단 핵무기를 제거하고 최소한의 국지적인 전쟁만을 허용하든가.”
#전쟁의세계사 #윌리엄맥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