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메리칸 타블로이드
제임스 엘로이 지음, 조영학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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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다른 기대 없이 책을 잡아서 그럴까? 무척 재미나게 즐길 수 있었다. 자극적이고, 저열하고, 저속하고, 상스럽고, 지저분하고, 온갖 악취로 가득하다. 하지만 매혹적이고 흥미진진하기도 하다. 다른 누구도 해낼 수 없는 오직 제임스 엘로이만 가능한 글쓰기 아닐까? 번역이 무척 탁월하다고 말할 수 있고.

 

그의 최고작이라 할 수 있는 블랙 달리아‘L.A. 컨피덴셜에 비해서 살짝은 아쉬울 수 있어도 부족함 없는 재미와 흡인력을 보여주고 있다. 즐겁게 읽을 수 있다. 너무 추문으로 가득한 건 아닐까? 라는 생각도 들지만 뭔가 질주하는 느낌은 들었다. 뒤를 돌아보지 않고 무작정 달려드는 느낌?

 

 

“20세기 중반 미국의 비밀 역사에 자신만의 스타일을 더한 언더월드USA 3부작을 쓰기 시작했다. 그 첫 작품이 바로 <아메리칸 타블로이드>이다.

소설은 FBI 특수요원 켐퍼 보이드, 경찰 출신의 건달 피터 본듀런트, FBI 도청 전문가 워드 리텔 세 남자를 중심으로 1950년대 말 존 F. 케네디가 다음 대통령으로 부상하기 시작하면서 암살당하기까지 FBI, CIA, 재계, 정계, 연예계, 마피아까지 얽힌 거대한 음모를 다룬다.”

 

 

1명이 아닌 여러(3) 등장인물이 주역을 맡고 있다. 실존 인물()이 함께 끼어들고 있어 좀 더 사실적이기도 하다. 에드거 후버, 케네디 형제, 하워드 휴즈와 같은 사람들이 들락날락하면서 이야기를 좀 더 흥미진진하게 만들고 상황을 꼬이게, 난장판으로 만들고 있다. 여러 등장인물이 이끌고 있어 때때로 내용이 헷갈리기도 하지만 생각보다는 짜임새 있으면서, 근사하게 혼돈을 만들면서 각자의 개성이 강해서 읽기가 괴롭진 않았다. 속도감 있는 내용 진행과 흡인력으로 어떤 식으로 상황이 더 엉망이 될지 궁금-기대하게 되기도 하고.

 

 

“FBI 특수요원 켐퍼 보이드는 FBI 국장 에드거 후버의 지시로 케네디 진영으로 들어가 케네디의 신임을 얻고 정보를 빼내 에드거 후버에게 전달하는 임무를 맡게 된다. 켐퍼 보이드는 친구인 FBI 도청 전문가 워드 리텔을 이 일에 끌어들이고 CIA, 피터 본듀런트와 손을 잡으며 국장의 지시와는 별개로 자신의 이익을 위해 움직이기 시작한다. 쿠바와의 관계를 이용하고 마피아 세력에게까지 접근한 켐퍼 보이드는 케네디와의 관계를 위해 결혼까지 생각했던 여자를 냉정하게 버리고 철저하게 이익을 위해 움직인다.”

 

 

저 사람들이 진짜 저랬을까? 라는 실존 인물들에 관한 호기심도 생기고, 그 당시에는 실제로는 어땠을까? 라는 궁금증도 많이 들게 된다. 여러 영화나 소설 혹은 대중문화를 통해서 대충은 알고 있는 그 시대를 다시금 살펴보기도, 떠올리게 되기도 하고. 여러모로 재미나면서 그 시절에 관심이 커진다. 그건 그렇고 지미 호파는 정말 그런 사람이었을까?

 

 

“680페이지에 달하는 방대한 분량임에도 전혀 지루할 틈 없이 읽히는 아메리칸 타블로이드는 작가 제임스 엘로이의 역량이 십분 발휘된 작품이다. 모든 수식어를 제거한 극단적으로 짧은 문장과 등장인물을 객관적으로 보여주는 냉철한 문체는 제임스 엘로이의 대표적인 특징이기도 하다. 아메리칸 타블로이드5년이라는 긴 시간을 다루고 있지만 엘로이만의 장점과 세 명의 주요 인물의 이야기가 흥미롭게 교차되면서 다음 내용에 대한 궁금증을 증폭시킨다. 작품 중간중간에 삽입된 '자료 첨부'는 주로 FBI 문서들로 자칫 늘어질 수 있는 설명을 생략하고, 내용을 이해하는 데 필요한 다양한 정보를 제공하는 동시에, 독자들이 사건 속으로 들어가 직접 은밀한 문서를 읽고 있는 듯한 느낌을 자아내는 훌륭한 구성으로 손꼽힌다.

케네디 대통령을 비롯해서 그의 동생이자 법무부 장관이었던 로버트 케네디 등 케네디가 사람들은 물론, 전설적인 FBI 국장 에드거 후버, 화물운송 노조 위원장 지미 호파, 미국 최고의 갑부 하워드 휴즈, 마피아 샘 지앙카나 등 실존 인물이 비중 있게 등장하고, 미국의 쿠바 피그스 만 침공 실패를 이야기 전개의 주요 사건으로 다루는 등 역사소설의 묵직함 또한 느낄 수 있어 역시 '제임스 엘로이'라는 감탄을 자아내게 한다.

아메리칸 타블로이드FBI 특수요원 켐퍼 보이드, 경찰 출신의 건달 피터 본듀런트, FBI 도청 전문가 워드 리텔 세 남자를 중심으로 1950년대 말 존 F. 케네디가 다음 대통령으로 부상하기 시작하면서 암살당하기까지 FBI, CIA, 재계, 정계, 연예계, 마피아까지 얽힌 거대한 음모를 다룬다.

이 작품은 케네디 대통령의 암살을 다루고 있지만 암살 자체에 초점을 맞추지는 않는다. 대신 1950년대 말 존 F. 케네디가 다음 대통령으로 부상하기 시작하던 시기부터 천천히 조망하면서 케네디 암살에 얽힌 다양한 집단의 이해관계와 인간의 욕망을 심도 있게 다룬다. 초반에는 나약하지만 신념을 지키며 살던 워드 리텔이 FBI에서 해고되고 케네디 쪽에서도 버림 받는 등 나락을 경험한 뒤 이익을 위해서만 움직이는 강한 인물로 변모하는 과정은 살아남기 위해 철저하게 계산적으로 움직이는 소설 속 인물들을 잘 대변한다. 소설 속에서 개인의 이익을 위해 미국까지 쥐락펴락하고 싶어 했던 사람들이 자신의 욕망을 위해 어떻게 움직였는지 확인하는 과정은 미국 내 정치적 패권 다툼에 대한 역동적 초상이자, 인류가 곳곳에서 직면하게 되는 관계의 보편적 감성으로도 읽혀 읽는 이의 공감을 이끌어낸다.”

 

 

개성 강한 주인공()이 어떤 식으로 사건에 휩쓸리는지, 서로가 어떻게 알게 되고 그 인연과 악연, 도움을 주거니 받거니, 험악한 관계가 되어가는지, 서로를 이용하고 배신하면서 결국 말로는 어떻게 되는지 등 저걸 저런 식으로 뒤엉키게 만들 수 있다는 놀라움이나 당혹감을 안겨주고 있다. 예측불허로 상황을 이끌고 있다.

 

다들 제멋대로 (자신만의 이득을 위한, 최선을 다한 이기심으로) 행동을 하지만 가장 기억에 남을 사람은 도청 전문가 워드 리텔이었다. 혹은 에드거 후버. 열정적으로 수사에 임했다가 버림도 받고 추락도 하다가 전혀 생각지 못한 방식으로 재기하는 등 너무 다채로운 모습을 보여주고 있어서 한 사람이 저렇게 다양한 모습이 가능할까? 라는 어리둥절함을 느끼게 된다. 근데, 어쩐지 진짜 저런 사람이 있을 것 같기도 하다.

 

무척 재미나게 읽을 수 있었다. 제임스 엘로이의 글솜씨를 좋아하는 사람은 무척 마음에 들 것 같다.

 

 

#아메리칸타블로이드 #제임스엘로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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