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 긴 잠이여
하라 료 지음, 권일영 옮김 / 비채 / 2025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참고 : https://blog.naver.com/ghost0221/223392024374

참고 : https://blog.naver.com/ghost0221/223697423447

 

 

 

사람마다 각자 선호하거나 좋아하는 이야기가 있기 마련이다. 그게 사랑이든 전쟁이든 역사든 범죄든 뭐든. 그것이 고급지든 저급하든 노골적이고 음탕하고 때로는 역겹거나 음란하거나 유치하든 말든 어떤 식으로든 그걸 읽는 사람이 마음에 든다면 그걸로 그만이다.

 

하라 료라는 작가가 있다. 아니, 있었다. 지금은 생존하지 않는 사람이다. 재즈피아니스트였다가 작가가 된 특이한 경력을 갖고 있는 사람이고. 얼마 전 사망을 했기에 이제 더는 글을 쓸 수 없는 작가다. , 고인이다.

 

그가 남긴 몇 개의 장편 소설이 있다. 그리고 약간의 단편이 있고. 통상 사와자키 시리즈라고 불리는 범죄 소설이다. 레이먼드 챈들러의 글과 소설에서 깊은 영향을 받았다는 평가가 항상 따라다니고 그걸 특별히 부정할 생각도 없을 것이다. 아류라고 말하더라도 가볍게 웃어넘기지 않았을까? 말없이 담배에 손이 갈 것 같고.

 

몇 년 전 대충 2년에서 3년 전 정도에 그의 소설을 알게 되었고, 접하게 되었다. 큰 기대를 하지 않고 읽었지만 뭔가 짜릿함을 느꼈고 이거야말로 내가 원하던 이야기라는 걸 알게 됐다. 급격한 흐름도 없고 격렬한 뭔가도 없겠지만 흥미진진하고 짜임새 있는 이야기 구성에 냉담함이 감도는 묘한 매력이 있는 사와자키라는 이름의 탐정이 너무나도 마음에 들었다. 바로 내가 찾던 이야기였다.

 

하지만 아쉽게도 이제 그는 고인이 되어 새로운 글과 소설을 접할 순 없게 되었고 읽었던 걸 다시 반복하면서 더 깊이 음미하는 방법 말고는 없게 되었다. 혹은 아직 번역되지 않은 글이 출판되길 기다리거나.

 

개정판이다. 그의 다른 소설들의 개정판은 번역에 문제가 많아서 개정이 꼭 필요했다지만 이번은 크게 문제될 것 없다고 생각했음에도 개정이 되었다. 앞선 그리고 이어진 소설들과 디자인이나 여러모로 시리즈로 맞춰놓기 위해서 그랬던 것 같기도 하다. 일종의 추모의 의미도 있진 않을까? 라는 생각도 하고.

 

 

“2013년 한국어판 출간 이후 오랜 시간 꾸준히 사랑받아온 하라 료의 안녕 긴 잠이여가 새로운 모습으로 돌아온다. 그사이 작가의 부고가 전해졌고, 더는 그의 새로운 문장을 만날 수 없게 되었지만, 하라 료의 시선과 탐정 사와자키의 이야기는 지금도 또렷하게 살아 있다.

하라 료 전 작품을 국내에 독점 소개해온 비채는 이번 전면 개정판을 위해 번역을 다시 다듬고, 시리즈와 결을 맞춘 새로운 재킷 디자인으로 책을 단장했다. 떠난 거장을 기리는 마음으로, 그리고 다시 사와자키와 함께 도쿄 도심의 뒷골목을 걷고 싶은 독자들을 위한 반가운 초대장이 되길 바라는 마음을 담았다. 특히 깊은 애도를 보내는 번역가 권일영의 옮긴이의 말(2025)’, 책을 읽다가 잠이 들면 좋은 일이 일어남등 여러 글에서 하라 료에 대한 애정을 밝혀온 소설가 박솔뫼의 진심 어린 추천사를 함께 수록했다.

도쿄 도심의 그늘, 신주쿠에 위치한 허름한 와타나베 탐정사무소를 기반으로 활동하는 중년의 탐정 사와자키. 안녕 긴 잠이여는 일 년이 넘게 도쿄를 떠나 있던 사와자키가 오랜만에 사무소로 복귀하는 장면에서 이야기가 시작된다. 구석구석 해묵은 먼지나 쌓여 있을 줄 알았던 그의 예상과 달리, 낯선 노숙자 한 사람이 사와자키의 귀환을 반긴다. 의뢰인의 대리인일 뿐이라는 노숙자의 자기소개가 이어졌지만 사와자키의 매의 눈은 그 또한 굴곡진 사연의 주인공이라는 것을 놓치지 않는데……. 이 도시의 어느 구석치고 범행 현장이 아닌 곳이 있을까? 지나가는 행인치고 범인이 아닌 사람이 있을까? 범죄 엔트로피가 끝없이 상승하는 비정한 도시에서 고독한 중년 탐정 사와자키의 신화가 펼쳐진다.”

 

 

알고 있는 이야기고 이미 2번 정도 읽었음에도 여전히 재미나게 즐길 수 있었다. 꼬리에 꼬리를 물면서 이끌어지는 진행에 실종, 승부조작, 동성애 등등 이걸 이런 식으로 엮어내나? 라는 감탄을 하게 되기도, 저걸 저런 식으로 묶어낼 필요가 있나? 싶기도 하면서 기분 좋게 읽을 수 있었고 이런 식으로 개정판으로 만날 수 있어 반가웠다.

 

그의 사망이 여전히 안타깝다. 이 시리즈가 더 이어지길 기대하고 있었다. 그의 글을 다시 읽고 또 읽는 방법 말고는 다른 수가 없게 되어버렸다.

 

 

 

#안녕긴잠이여 #하라료 #さらば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