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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배지에서 보낸 편지 (다산의 지혜 에디션) ㅣ 다산의 지혜 에디션
정약용 지음, 박석무 편역 / 창비 / 2025년 1월
평점 :
제목이 무척 눈길을 끌었다. 내용이 제목만큼 사람을 끌어당기고 있는지는 대답하기가 머뭇거려지지만. 다산에 관한 책을 한때는 아무거나 무작정 읽었는데, 그랬던 기억이 있어서 어쩐지 반갑다는 기분이었다. 이런 책도 있었나? 라는 생각도 했고.
제목 그대로 유배지에서 보낸 편지글을 엮었다. 그러니 어떤 체계적인 내용으로 꾸며져 있지 않은, 가족과 가까운 주변 사람들에게 그 당시의 심정이나 이런저런 생각을 전하는 글들이 대부분이다.
편지라고 하더라도 그게 다산이기 때문인지 뭔가 다른 의미를 찾아보게 된다. 남다른 면모를 알아보려고 하게 되고. 기본적으로는 당부와 염려의 마음이 많이 느껴졌다. 때때로 엄한 모습도 꾸짖는 모습도 찾아볼 수 있었고. 유배를 떠나도 저러시나... 라는 생각이 들기도 하다.
곱씹어 읽어야 할 글로 가득하겠지만 마음만 급해서 후다닥 읽어버렸다. 그런 식이라 많은 걸 느끼기 보다는 그냥 읽었다는 것에 만족하게 되는 것 같고.
괴로움으로 가득하던 시절에 어떤 식으로 그걸 참아내고 이겨냈는지를 살짝 살펴볼 수 있으면서, 유배 중에도 보여주는 학문에 대한 엄격함과 가족에 대한 근심과 걱정이 기억에 남을 것 같다.
“하지만 다산도 세상에 다시없는 대학자이기 전에 누군가의 엄한 아버지였고, 속정 깊은 동생이었으며, 올바른 스승이었다. 인간 다산이 유배라는 천신만고의 괴로움 속에서 가족과 제자들에게 보낸 편지들은 너무도 진솔한 한 인간의 내면이 고스란히 녹아 있기에 그 어떤 책보다 큰 지혜, 깊은 감동을 선사해준다. 다산 정신의 정수를 담고 있는 이 책이야말로 그의 삶과 사상을 들여다보는 데 가장 중요한 자료인 것이다.”
답답한 기분만 가득할 때 괜히 눈에 들어와 잡았는데, 다산에 비교한다면 티끌도 아닌 고통이나 괴로움이겠지만 어쩐지 누군가에게 토로하거나 하소연을 하고 싶은 기분이 들어서 읽게 됐다. 어떤 타협도 없이 자신이 생각하는 “선비답게 참다운 길을 가도록 준엄하게 꾸짖는” 글들이 인상적이었다. 인간적인 모습도 볼 수 있었고.
이해력이 부족해 모든 글을 마음에 담을 순 없을 것 같다. 아마도 마음을 다잡고 다시 읽더라도 그건 어려울 것이다. 그래도 가끔은 다시 펼쳐보고 싶은 생각이 들진 않을까?
#유배지에서보낸편지 #정약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