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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를 엮다 ㅣ 오늘의 일본문학 11
미우라 시온 지음, 권남희 옮김 / 은행나무 / 2013년 4월
평점 :
제목이 눈길을 끌어 보게 된 애니메이션 ‘배를 엮다’는 참신한 소재가 인상적이었다. 이야기 진행은 그렇게까지 대단하다 할 순 없어도 사전 출판이라는 생소한 분야에 대한 이야기를 꽤 그럴싸하게 만들어냈었다.
“이야기는 사전 <대도해> 편찬을 준비하고 있는 대형출판사 겐부쇼보의 사전편집부에 보통 사람들에게는 없는 날카로운 언어적 센스를 가진 마지메가 오면서 시작된다.”
애니가 마음에 들어서 원작을 찾게 되었고, 읽어보니 크게 다르진 않지만 몇몇 달라진 부분들을 발견하면서 애니와 마찬가지로 재미나게 읽게 됐다. 출판에 관해서만 자세하게 다뤄낸다면 그리 관심이 없으리라 생각해, 연애 이야기가 함께 곁들여져 있긴 하지만 그게 그리 신통찮은 느낌이 들긴 하다. 너무 단조롭다고 해야 할까? 그게 아니면 진부할 정도로 교과서적이라고 해야 할까?
“언뜻 지루할 것만 같은 사전 편집 이야기. 하지만 작가 미우라 시온은 그 과정을 소설 안에서 지금 이 사회가 잊고 지내는 다양한 아날로그적 가치의 소중함을 리얼한 에피소드와 섬세한 감정 묘사로 녹여 낸다. 가벼운 문자보다 진중한 말과 정성스런 손글씨, 열정적으로 몰두할 수 있는 일, 인간관계 안에서의 고민, 하나의 목표를 위해 함께 노력하는 사람들. 무언가를 위해 성실히 일하는 게 얼마나 기분 좋은 일인지, 예상치 못한 웃음과 눈물, 따스한 감동을 담아 엮은 작품이다.”
재미도 분명하게 있고, 읽다보면 눈길을 끄는 문장도, 출판에 대한 여러 흥미로운 부분들도 있어서 읽는 재미가 충실한 책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