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완의 시대 - 에릭 홉스봄 자서전
에릭 홉스봄 지음, 이희재 옮김 / 민음사 / 2007년 1월
평점 :
절판


에릭 홉스봄의 저서는 (이젠 너무 유명해서 따로 설명이 필요 없는) 혁명-자본-제국-극단의 시대 시리즈부터 주저로 분류되지 않는 다양한 책들도 번역되었을 정도로 국내에서는 높은 평가를 받고 있고 개인적으로도 전부는 아닐지라도 꽤 많이 구해왔고 읽어왔다. 물론, 읽었다고 전부 다 이해했다는 뜻은 아니지만.

 

그만큼 저자는 맑스-마르크스주의자 역사가로서만이 아니라 역사에 관심이 있다면 지나칠 수 없는 (어느 정도의 균형감각이 있는) 학자로 말할 수 있을 것 같다.

 

저자 본인도 인정했지만 역사학자가 다루는 분야보다 학자 자신의 삶이 흥미로운 경우는 거의 없을 것이고(그런 사람이 있다면 아마도 마르크 블로크 정도만 가능할 것 같다), 그렇기 때문에 자신의 삶을 정리한 이 책 또한 그렇게까지 흥미롭진 않았다. 적어도 그가 다뤘던 여러 시대-사건들에 비해서는 관심이 덜 간다.

 

그래도 아주 읽기가 힘들 정도는 아니다. 전체 내용의 중반까지는 격변의 시대에 온갖 부침과 유랑의 삶을 살아온 자신의 삶을 자세하게 풀어내고 있고, 후반부에는 역사학자로서 겪고 생각하고 관심을 갖고 있던 부분들을 다루는 내용으로 꾸며져 있다. 그리고 앞선 내용보다 뒤쪽에 몰려진 내용들에 더 관심이 가게 되고 흥미롭게 읽혀진다.

 

탁월한 역사학자답게 자신의 삶도 1-2차 대전과 그리고 그 이후의 냉전과 지금 현재와 관련지어 다루면서 그가 자신의 삶을 살펴보듯 내 자신의 삶도 잠시 생각해보게 만드는 재주를 보이고 있다. 노년의 역사가지만 여전히 빼어난 시선과 안목 그리고 전망을 내놓는 경우도 있어 다른 저서들에 비해서 부족하다고만 말할 순 없을 것 같다.

 

이제는 이 세상을 지켜보질 못하게 된 홉스봄이지만 그가 바라본 방식과 관심들이 여전히 중요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아직 못 읽은, 혹은 읽었지만 무슨 내용인지 도통 기억나지 않는 그의 저서들을 다시금 찾아 읽어봐야 할 것 같다.

 

그를 알 수 있어

그의 책을 읽을 수 있어

그의 관심을 시선을 알게 되어

고마웠고, 감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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