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쟈와 함께 읽는 지젝 - 9.11 이후 달라진 세계에서 우리는 어떻게 살 것인가 자음과모음 하이브리드 총서 7
이현우 지음 / 자음과모음(이룸) / 201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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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때는 라캉거리고 지젝거리는 사람들의 책에 몰두한 적이 있었다. 그때나 지금이나 여전히 관심은 크지만 사는 게 팍팍해서인지 행동으로 옮기진 못하는 것도 사실이다. 책들을 뒤적거리다 눈에 들어와 오랜만에 지젝에 관해서 읽어볼까? 라는 생각에 펼친 로쟈와 함께 읽는 지젝하이브리드총서 일곱 번째 책으로, <실재의 사막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슬라보예 지젝, 자음과모음, 2011)를 읽는 강독서이기 때문에 아주 힘들게 읽진 않았다. 무슨 말인지 잘 이해가 되지 않을 때는 대충 넘겨버리는 무덤덤함(인지 무관심인지)이 커져서 그런 것 같기도 하고. “슬라보예 지젝의 전문가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인터넷 인기 서평꾼임에는 분명한 저자이기 때문에 읽기는 게 괴롭진 않게 해준다.

 

지젝 철학에 관련된 글을 꾸준히 써왔는데, 이 책은 그 작업을 엮어 만든 첫 결과물로서 의미를 지닌다지만 첫 결과물이 강독서라는 점에는 아쉬움이 남는다. 다만, “지젝이 말하고자 하는 바를 좀 더 명쾌하게 설명해주고 있다는 점 때문에 좋은 평가를 하게 된다. 그 설명이 맞다는 전제가 필요하겠지만.

 

하지만 실재의 사막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가 지젝의 저서 중에서 그렇게 중요하게 다뤄야 하는지는 의문이다. 일종의 정세 분석이라 할 수 있는 저서에 대한 강독서가 어떤 의미가 있을지도 의문이고. 그래도 9.11 테러 이후를 어떤 식으로 이해해야 할 것인지를 다룬 내용이라 시대착오적이라고 말할 순 있어도 지금 읽어도 아주 때늦진 않았다고 말하고 싶다.

 

지금의 국제정세는 결국 9.11 테러 이후라 말할 수 있고(혹은 트럼프나 코로나 19 이후일지도) 어떤 식으로 판이 짜여 있는지 지젝 특유의 방식으로 살펴보고 있어 흥미롭게 읽을 수 있었다.

 

난해한 혹은 현란한 글쓰기를 보여주는 지젝이지만 저자는 성실하게 그 난해함(혹은 정신없음)(되도록)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노력(정리)해주고 있어 힘들지 않게 논의를 따라갈 수 있었다.

 

조금은 뒤늦게 읽은 책이지만 그래도 적당히 만족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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