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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가위 - 영화에 매혹되는 순간
왕가위.존 파워스 지음, 성문영 옮김 / 씨네21북스 / 2018년 4월
평점 :
왕가위의 영화를 유달리 좋아하기 때문에 이 책이 출판된 것은 알고 있었지만 가격이 부담스러워 구입을 미루고 있었다. 굳이 구입할 필요까지 있을까? 라는 생각이었다. 이런 것을 보면 그렇게 충성스러운 팬은 아닌 것 같다. 책을 고르던 중 어쩌다 눈에 들어왔고 그냥 지나칠 수 없어 사긴 했지만 읽고 싶다는 생각 들지 않아 책장에 모셔두고만 있었다.
읽을 책을 고르던 중 유난히 계속 눈에 들어와 결국에는 읽게 된 ‘왕가위 – 영화에 매혹되는 순간’은 왕가위의 팬이라면 꼭 읽어보라고 권하고 싶고 (왕가위에 대한 평가가 애매한) 영화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한번쯤은 읽어볼만한 책이라고 말하고 싶다. 왕가위에 대한 평가도 조금 바뀔지도 모른다.
적당한 내용의 설명과 인터뷰 그리고 미공개 사진들로 꾸며진 그렇고 그런 화보집 정도로 생각해 구입을 그리고 읽기를 망설였지만 생각 이상으로 잘 정리된 내용으로 누구나 읽는다면 훌륭하다 말하리라 생각한다. 비싼 돈 아깝지 않을 것이라고 보장할 수 있다.
저자는 왕가위의 영화 세계를 잘 설명해주고 있고 비판하는 이들의 입장과 거기에 대한 반박(과 옹호)을 하며 왕가위가 무엇을 보여주려고 하고 있는지를 그리고 어떤 것들을 담아내려 했는지 상세히 설명해준 다음 왕가위가 발표한 영화를 주제에 따라 묶고 하나씩 직접 물어가며 자세히 살펴보고 있다.
간간히 왕가위와 함께 작업한 주변 사람들(크리스토퍼 도일과 미술감독 장숙평 등)의 생각도 함께 언급하고 있는 이 “왕가위 종합 안내서”는 왕가위 개인에 대해 그리고 그의 영화에 대해서 생각 이상으로 세세히 그리고 성실하게 들여다보고 있기 때문에 무척 흥미롭게 읽게 만든다.
건성으로 대답하거나 두루뭉술하게 말할 것 같았던 왕가위라 생각했는데, 의외로 (너무) 솔직하고 자세히 자신에 대해서 그리고 그의 영화에 대해서 알려주고 있고 모르고 있던 생각지도 못했던 내용들이 많아 무척 재미난 내용들이었다.
단지 소장용으로만 하기는 아깝다고 말할 정도로 충실한 “왕가위 종합 안내서”였다. “왕가위의 30년 영화 인생을 집약한 단 한 권의 책” 이라는 말은 전혀 헛말이 아니었다.
참고 : 조금만 더 작게 만들었다면 어땠을까? 너무 크고 무거워서 들고 다니며 읽기는 무척 힘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