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스로를 아는 일 - 몽테뉴 『수상록』 선집 ㅣ 상냥한 지성
앙드레 지드 지음, 임희근 옮김 / 유유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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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스로를 아는 일

앙드레지드 엮음

임희근 옮김

 

몽테뉴의 수상록 내용을 알드레 지드가 엮었다고 한다. 내용은 별 거 없다. 왜 이 책을 평생에 걸쳐 딱 한 권만 쓰고, 수없이 고쳤는지 이해가 되지 않을 만큼 빈약하고 나약하다. 스스로를 아는 일은 그런가 보다. 도대체 고치기 전 수준은 어느 정도라는 말인가.

 

당일치기로 비행기에 올랐다. 도착한 제주의 날씨는 5월이 맞나 싶게 추웠다. 비가 많이 내렸고, 바람이 거세게 불었다. 그 와중에 들어선 서점에서는 곰팡내가 진동했다. 직원은 건들면 가만 안두겠다는 듯한 표정이다. 그 장소, 눈빛에서 들고 온 책에선 서점만의 냄새가 물씬 났다. 스스로를 아는 일은 누구에게나 필요하다.

 

나는 생각보다 나은 사람이고, 생각보다 나은 사람이 되려고 노력했다. 나는 그렇게 되었고, 유지하고 있다. 여행이란, 매일의 하루란, 내가 참, 괜찮은 사람이구나 라는 생각을 하며 나를 보듬을 수 있는 날이기도 하다. 필연적으로 내가 더 나을 수 밖에 없는 인간이라는 건, 겸손이나 자만으로 이야기할 수 없는 무엇이다.

 

‘나는 무엇을 아는가’부분을 읽으면 무엇인가는 알 수 있을 것만 같았다. 하지만, 인간은 본성대로 살고, 아는 것은 아무것도 없으며, 더 오랜 삶을 산 사람이라고 할지라도 아무것도 달라지지 않는다는 걸 알았다.

 

아... 책을 조심히 넘겨야 한다. 혹여 후루룩 넘기거나, 바람이라도 불어오면 책의 냄새가 콧속으로 들어와 뇌로 전달되어 짜증을 일게 한다. 스스로 아는 일은 후각이 민감하다면 무언가를 살 때 조금은 조심해야 하고, 그렇지 않다면 과감히 보내야 한다는 걸 알려준다.

 

스스로를 아는 일은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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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란 - 박연준 산문
박연준 지음 / 난다 / 202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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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란

박연준 지음

 

언젠가는 다 읽는다. 그게 언제일지는 모르지만. 이 책을 읽고, 이렇게 나 나름의 정리를 하기까지 또 시간이 걸렸다. 시간이 지나고 나면 어느 새에는 읽고, 정리하고 어딘가로 보내지는 책이 된다.

 

출판하면서 인쇄에 관심을 가지고 책을 보니 또 달리 보인다. 책 크기, 표지 구성, 내지 글씨의 크기 모든 게 어설프다. 박연준을 담기에 어설퍼서, 글이 더 적나라하게 보인다.(제가 읽은 책은 이번 판이 아닙니다)

 

[모든 소란은 고요를 기를 수 있다.

 

결국 가는 봄의 등 뒤에 대고 지껄이던 버릇을 버리지 못했습니다.

 

서쪽은 기울어가는 것들이 마지막을 기대는 곳이다. 태양과 늙은 봄과 호리병 속에 잠긴 몇 송이 꽃이 서쪽에 기대 공들여 기우는 곳. 토지문화관에서 내 방은 서쪽이었다. 방에 들어섰을 때 첫 느낌은 어둑하다는 것이었다. 창이 난 쪽이 나무가 우거진 쪽인데다 서향이었으므로, 빛이 가난한 방이었다.

 

더 이상 성숙해지고 있는 것도 아니면서도 아직은 노화로 나빠지고 있는 것도 아닌 상태로 간신히 폭이 좁은 터널 하나를 지나온 얼굴로 서 있는 나이가 서른이다.

 

이미 흘러가버린 날들은 어디에 머무는 걸까?-흘러간 날들도 머무는 곳이 있다는 생각을 하다니...시인이란.... 생각과 언어와 세상이 기상하다.

 

겨울은 춥고, 높고, 길다.

 

나도 모르게 흘려버린, 완전히 사라진 것들이 그리울 때면 편지를 쓰고 싶어진다. 편지지를 선택할 수 있다면 출렁이는 겨울 바다 한 장을 북, 찢겠다.

 

겨울은 살아 있는 모든 것들에게 혹독한 계절이다.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그저 이 추위가 지나가길 묵묵히 기다리는 것뿐이다.

 

이렇게 일렁이는 종이는 처음이다. 바다 위에 글을 쓰려면 손가락들의 멀미를 각오해야 한다. 조금 천천히 써야 할 것이다.

 

모순은 반복을 낳는다-양귀자의 모순 한줄평으로 딱이군.

 

끝내 시 속에서, 인생을 탕진하고야 말겠다. -나는 무엇 속에서 인생을 탕진하고 있는가. 왜 책 읽고, 글 쓰는 삶을 원하는가.

 

시작은 머리로 하는 것이 아니고 심장으로 하는 것도 아니고 몸으로 하는 것이다. 온몸으로 하는 것이다. 정확하게 말하자면 온몸으로 동시에 밀고 나가는 것이다.

 

우리 집안에 있고 내 안에 있는 적

 

나는 우산보다 더 중요한 것들을 잃고 살면서도 멀쩡한 얼굴로 잘도 걸어 다니고 있는 것은 아닐까?

 

양지에 발을 들이는 일이 내겐 가장 어려운 일이었다. 바르고 멀쩡하게 생긴 것. 온화하고 근사한 것, 떳떳하고 따뜻한 것, 힘들었다. 왜 그러냐고 물으면 할 말이 많으면서도 할 말이 없다. 그냥 그런 것이다.

 

내 아버지는 제대로 패배한 사람이었지. 순하게 늙고, 완전하게 패배하고 싶어했고, 결국은 성공했으니까. 대학 때는 이를 악물고 아버지의 저 패배주의를 절대로 닮지 않겠다고. 패배주의를 증오한다고 치를 떨었지. 요새는 이런 생각이 들어. 도대체 제대로 패배하기란 얼마나 어려운가? 그렇지 않아?

 

우리는 애둘러 가자. 급하지 않게 돌아서 가자.

 

일요일이다.

 

완전히 이해할 순 없었지만 어떤 슬픈 마음이 생겨나는 것을 느꼈다.

 

납작하게 숨는 일은 아무래도 12월에 하기 좋은 일

 

발랄하고 은은한 음들이 오선지 위를 걸어 다니게 둔다.

 

나는 나를 어디에서 빨면 좋을까요? 내가 잘 빨리기는 할까요? 잘 빨아 넌 나는 무슨 색깔일까요?

 

안녕하신가요. 라는 쉬운 인사말 앞에서 조금 서성였어.

 

내 지붕 아래로 가끔 칠이 벗겨진 기차가 지나다니고, 세숫대야에 쏙 들어가는 작은 바다도 넘실대고, 이름 모를 나무들이 조용히 늙어가기도 해. 물론 옛날 음악이 흐르는 주크박스와 한 소쿠리 귤, 숨겨둔 꿀단지도 있어. 난 요새 부자야. 이렇게 살고 있다고.

 

입을 한껏 오므리고 ‘보오오오옴’할 때, 두개골 안에 갇힌 비음이 밖으로 나가고 싶어서 요동치는 게 느껴져.

 

그들이 주인공이야.

 

뒤늦게 머리를 들이미는 늦된 감정이 있습니다.

가장 늦게 오는 것들

초췌해진 표정으로 머쓱하게 서서는 애먹이는 것들

끝내 마음을 당혹시키는 것들을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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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이노의 가르침 (화이트 에디션) - 피보다 진하게 살아라
세이노(SayNo) 지음 / 데이원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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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이노의 가르침

세이노 지음

 

2025년 3월 Bookclub

 

누군가 막말한다며, 나는 그러지 못한다고 고상한 척 하지만, 사실은 시원하게 듣고 싶은 때가 있다.

 

[내가 제일 싫어하는 직원들은 술을 통제하지 못하고 마셔 대는 사람들, 교회에서 철야 예배를 마치고 출근하는 사람들, 일요일에 등산이니 뭐니 하면서 몸을 극도로 사용한 뒤 월요일에 출근하는 사람들. 나는 육체의 리듬을 깨는 일은 토요일에 할 것을 권유한다.

 

고민은 당신의 영혼을 갉아먹는다.

 

교장, 교감, 교육감 등등: 이 사회가 얼마나 위선적인지를 배울 수 있다- 교장, 교감이라는 타이틀을 달고 있는 자를 보면, 얼마나 세상을 더럽히며 살았는지에 대해 알리는, 선포하는 자.

 

수많은 교수들이 대학원생들을 부려 먹으며 짜깁기 연구 결과 발표에 능숙하며, 그 결과 사회에서 요구하는 수준도 모르는 무능력한 고학력자들만 길러 내는 주범들

 

대학은 출세지향주의를 가르치는 비인격적인 장소가 아니라 인간을 기르는 곳이다. 학교는 학생들에게 냉혹한 적자생존의 사회 논리에 맞춰 싸울 수 있는 병사들을 훈련시키는 곳도 아니고 이 사회에서 혼자 잘 먹고 잘 사는 방법을 가르치는 곳도 아니다. 직장인을 길러 내는 학원도 아니다. 학교는 홍익인간의 이념을 바탕으로 공동체 정신과 교양을 길러 주는 곳이다. 또한 순수학문을 시장 논리로 평가하면 안되며 특히 대학원은 돈을 더 벌려고 가는 곳이 아니다. 학문을 향한 열정을 바치고자 가는 곳이다. 그런 말을 들을 때 나는 이렇게 반박하고 싶어진다. “귀신 씻나락 까먹는 소리 하고 있네. 대학을 안 나오면 인간이 되지 못하나 보지? 인간이 되고자 대학에 진학하는 학생이 한 명이라고 있다면 내게 데리고 와라. 너 직업이 교수지? 언제나 실력 없는 교수들이 그런 말을 그림같이 늘어놓는다는 것을 내가 안다.

학교에서 인간을 길러? 대학이 무슨 청학동 서당이냐? 학연과 연줄로 줄줄이 엮여 있는 그 집단에서 인간을 길러? 연구비 한 푼이라도 더 타다가 연구는 뒷전으로 미루고 자기 호주머니에 집어넣으려는 놈들이 뻔히 있는데? 학문을 향한 열정? 아이구, 장하다. 그래서 우리나라 대학들이 그렇게 세계적으로 수준이 열등한 거냐? 한번 강단에 발을 넣으면 99%가 그 교수직을 평생 유지하는 해병대 논리를 고수하여 왔던 집단이 무슨 홍익인간이니, 뭐니 개소리냐, 순수학문을 시장 논리로 평가하면 안된다고? 맞다. 하지만 이것 하나는 기억해라. 허버트 스펜서는 19세기 말 영국의 인문주의 교육을 장식 교육이라고 통렬히 비판했다는 사실과 네가 순수학문이라고 주장하는 것들이 그 시대의 인문주의 교육이나 별다를 게 없다는 것을 말이다.

 

일을 즐기지 못하는 사람이 부자가 될 수 있다고?

 

모르면 괴롭고 알면 즐겁다.

 

너를 파는 것과 너를 자랑하는 것은 다르다. 혼동하지 말아라.

 

명분에 따라 움직이는 사람들은 패거리 문화를 만들어 낸다. 명분의 세계에서는 옳고 그른 것이 없다. 자기에게 얼마나 유리한가가 판단의 근거이다. 명분을 내세우는 사람은 겉과 속이 다른 사람이고 사기꾼이기 십상이다.

 

스타들의 일거수일투족에 대하여 관심을 가져도 당신에게 생기는 것은 땡전 한 푼 없다. 당신은 지금 다른 사람들의 게임에 박수를 치고 있는 것이며 당신 자신이 주인공인 경제 게임에서는 규칙도 모르고 있는 셈이다.

 

제태크를 열심히 공부하는 사람들은 목돈 1천만 원에 1년에 10만원이라도 더 이자를 받으려고 애를 쓴다. 연말정산에서 한 푼이라도 더 절세하려고 영수증을 챙긴다. 올바른 태도라고 믿는다. 하지만 그렇게 재테크를 한다는 사람들이 소파를 살 때는 100만원을 쓰고, 결혼을 할 때는 전셋집에서 출발하면서도 신혼살림 장만에 혈안이 되고, 예물도 다이아몬드 아니면 안 된다고 믿으며, 물건은 모두 신품으로만 사고, 도배는 돈을 주고 남들에게 시키며, 휴가철에는 자동차까지 끌고 놀러 가며, 술집에서는 양주를 시키고, 집을 살 때는 부동산 잡지 하나 안 보고 중개업소 말만 듣고 500만원도 못 깎고, 등기는 법무사에게 맡긴다. 그러면서도 시장에서 콩나물을 살 때 500원 깎았고, 남자양복은 다 거기서 거긴데도 유명 상표를 백화점 세일 때 카드로 현금가 6개월 할부로 샀으니 스스로 알뜰살뜰 산다고 믿는다. 이게 재테크인가?

 

남자는 필요한 1달러 짜리 물건을 2달러에 산다.

여자는 필요없는 2달러 짜리 물건을 1달러에 산다.

 

내가 이해가 가지 않는 것은 월급 이외에는 특별히 돈 나올 구멍도 없고 그렇다고 해서 자기 계발에 열심이지도 않은 사람들이 돈이 절약되는 불편함보다는 돈을 더 지출해야 하는 편리함을 택하는 경우들이다.

 

누군가와 갈등이 있다면 차라리 더 이상 만나지 말거나 그것이 어려우면 침묵하는 것이 서로를 위해 좋다.

 

친구 좋다는 게 뭔가 하면서 구입을 권유하는 순간부터 우정은 금이 가기 시작한다는 것을 기억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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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아내가 정신병원에 갔다 - 6년의 연애, 세 번의 입원 그리고 끝나지 않는 사랑의 기록
마크 루카치 지음, 박여진 옮김 / 걷는나무 / 201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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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아내가 정신병원에 갔다

마크 루카치 지음

 

오랜 시간 보아왔고, 사랑했고 결혼했다. 별반 다를 것 없는 어느 아침, 당신의 아내가 이상하다. 아무래도 미친 것 같다. 아내가 회사에서 업무 난이도가 올라가자, 지나치게 확인하는 작업을 반복하고 급기야 불안이 온 몸을 지배한다. 증상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이어 우울, 환청이 비교적 짧은 시간 안에 발생하면서 지은이 마크 루카치는 갑자기 정신질환자를 아내로 둔 남편이 된다.

 

읽으면서 처음 든 생각은 의료환경이었다. 정신질환이 심해져 병원에 입원하려고 하면, 누구나 다 될 것 같겠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다. 힘들어도 아주 힘들다. 그리고 병원비도 어마어마하다. 겨우겨우 병원에 데리고 갔는데, 치료는커녕 다시 집으로 데리고 가라고 한다면? 하. 그런 일은 많다. 아니, 수도 없이 많은 곳에서 받아주지 않는다.

 

얼마 전 환자 한 명을 검사하기 위해 4명의 성인이 동반했다. 얼마나 힘들게 병원에 왔을지 짐작이 간다. 그런데 검사자는 검사에 협조적이지 않다고 검사 도중 돌려보냈다고 한다. 보호자도 지적장애 3급이었다. 보호자는 다시 와서 검사할 수 없다고 울먹였으나, 검사자는 단호했다. 지적장애 1급 환자가 재진단을 받기 위해 왔는데, 착석이 되지 않는다고 돌려보내고 진단도 받을 수 없게 하는 것에 마음이 아팠다. 그러나 정작 검사자는 이전에도 계속 그래왔고, 진단도 나갈 수 있다며 길길이 날뛰었다. 나는 편법을 말한 것이 아니다. 장애등급법에 나와 있는 대로 검사를 진행하고 그들이 다시 재검사를 받으러 오거나, 서류를 떼러 오는 것을 방지해 주고 싶은 것이다. 이러한 나의 생각이 잘못된 거라며, 자신의 의견에 반기를 든다며 부들부들 떠는 모습을 보니, 의료 현장의 모습이 더 쓸쓸하게 다가왔다.

 

외래에서 예약을 잡아달라고 전화가 왔다. 오래 기다려야 한다고 이야기했다. 그러자 3주 이내에 해야 한다며, 입원해서라도 하고 싶다고 이야기했다. 환자 상태를 확인하러 가보니, 안쓰러운 생각이 들어 점심도 거른 채 검사를 했다. 스물이 넘은 아이의 장애를 인식하고 함께 살아온 엄마의 세월을 바라보며 검사를 마쳤다.

 

내가 경험해 보지 않았다고 해서, 세상을 편한 대로 바라보는 태도에 신물이 난다. 내가 잘못을 했고 안했고의 문제를 따지고자 하는 것이 아니다. 환자를 사람으로 바라보고 늪에서 나올 수 있게 얼마나 마음을 쓰는지가 중요하다. 이것을 알 길 없는 현실이 참담하다. 그들의 삶에 귀 기울이는 정도는 해 줄 수 있지 않았나.

 

여기까지는 오 년 전에 읽고 쓴 책에 대한 이야기였다. 오 년이 지나, 다시 만난 이 책을 어떻게 마무리했을까?

 

정신 관련 분야의 사람이라면 꼭 읽어봄 직하다. 정신장애를 가진 가족으로서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 방법보다는 그들의 각오, 삶의 변화를 받아들이는 자세를 배우게 된다. 나도 그럴 수 있고, 너도 그럴 수 있다. 그러나 내가 그럴 때 당신이 나를 이렇게 지켜줄 수 있을까? 나는 그를 지켜줄 수 있을까? 우리는 서양의 문물을 좋아는 하지만, 안 좋은 것도 구분하지 못하고 왜곡된 방식으로 습득하고 있는 건 아닐까? 좋은 것을 받아들이되, 우리만의 방식을 무조건 버리지는 말자.

 

[자신의 생각이 조금이라도 새어 나갈까 봐 꽁꽁 감추고 있는 듯한 모습이었다. 눈앞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들은 손에 닿지 않는 듯 아득했다. 아무 걱정도 없던 그날들이 이제 어딘가에 묻혀 사라진 느낌이었지만 둘 다 눈부셨고 둘 다 모든 걸 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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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처님 말씀대로 살아보니 - 인생이 가벼워지는 15가지 불교 수업
토니 페르난도 지음, 강정선 옮김 / 윌마 / 202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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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처님 말씀대로 살아보니

토니 페르난도 지음

강정선 옮김

 

 

이거 뭔가요. 나의 대학~대학원까지의 행적이 그대로 나와 있는 것 같은. 이질감없이 읽은.

다 좋아서, 저자에게 달려가고 싶은 마음

 

to 토니 페르난도

당신은 지금 어디에 있나요?

당신의 하루에 나도 있고 싶은데, 하루만 어떻게 안될까요?

출판사 윌마에 연락해야 하나

master@wilma.kr

 

이혼을 생각할 때, 읽었다.

무엇을 결심할 때는 내가 움켜쥐고 있는 것, 생각하지 못했던 것들조차 내려놔야 하는 기로에 섰을 때, 그 때 읽으면 결정을 하는 데 많은 도움이 된다.

 

내가 모은 돈을 누군가의 헛된 놀음에 날리기를 반복해야 할 때, 그 누군가가 행인보다 의미없을 때, 어떻게 해야 되는가. 이것도 소유욕이니 내려놔? 뭐부터 내려놓을까? 왜 나는 내려놓지 못하고 나를 깎아 먹고만 있었을까?

 

생각들이 나를 둘러싸고, 안개 속에 넣어서 휘젓고 있을 때, 나로서 바라볼 수 있게 한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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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움켜쥐다. 우리는 무엇을 움켜쥐는가? 기대와 소유, 쾌락, 그리고 자신을 풍요롭고 행복하게 할 만한 것에 집착한다. 파판차. 생각에 푹 빠져 갈 곳을 잃은 상태. 집착을 버리고, 편안함은 오래 지속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받아들이면 마음의 평화를 얻을 수 있다. 모든 것은 무상하기 때문이다. 마이네. 그럴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다. 완전히 놓는 법을 배워보자. 모든 것은 찰나이며 무상하기 때문이다. 너무 꽉 쥐고 있으면 밧줄에 손이 덴다. 집착은 스트레스와 고통, 불만족을 낳는다. 어떻게 놓을 것인가? 놓아주고 싶다는 마음 일으키기.

원래 동이 트기 직전의 밤이 가장 어둡다. 감정의 고통도 그렇다. 지금은 견디기 어렵지만, 영원히 머무르지 않는다. 시간이 지나면 모양을 바꾸고 옅어진다. 고통은 삶의 한 구간일 뿐 전부가 아니다. 고통이 지나가고 나면, 그때의 밤이 흐릿해질 만큼 삶은 다시 밝아진다. 우리는 모두 함께 이 과정에 있다. 그러므로 모든 사람은 연민을 받을 자격이 있다.

 

마음놓침 mind wandering. 마음놓침은 쉽게 산만해지고, 조급하고, 우울하고, 불안하고, 감정 조절을 잘하지 못하고, 생각에 휩쓸려 현재에 집중하지 못하는 성향과 관련이 있다.

마음챙김은 마음이 흩어졌다는 사실을 알아차리고, 다시 호흡이나 몸의 감각처럼 한 대상에 주의를 가져오는 연습이 된다. 마음챙김은 마치 초능력과도 같다. 마음챙김은 현악기처럼 적당하게 조율된 상태여야 한다. 매일의 마음챙김 연습에서 중요한 것은 이롭고, 친절하고, 너그럽고, 자애로운 마음을 키우고, 그렇게 행동하는 것이다. 증오에 가득 차 있거나 해롭고 탐욕스러운 마음은 버려야 한다.

 

불교수행의 궁극적 목표. 마음챙김, 바르게 보기, 바른 생각, 바른말, 바른 행동, 바른 생활, 바른 노력, 바른 의식. 부처님은 친절한 말의 다섯 가지 특징을 제시했다. 첫째, 친절한 말은 진실되고 때에 맞는 말이다. 둘째, 친절한 말은 조화를 이루고 불화를 조장하지 않는다. 셋째, 친절한 말은 부드럽다. 넷째, 친절한 말은 의미있는 말이다. 다섯째, 친절한 말은 험담이 아니다.

 

더 많은 편을 얻기 위해 모욕과 독설, 경멸이 난무한다. 나는 사람들에게 정치나 종교로 과열된 논쟁은 피하라고 조언한다. 이런 논쟁은 사적인 공격으로 이어져 관계를 쉽게 망친다. 마음을 다스리기 위해서는 입부터 다스려야 합니다. 무해하게 살기. 여기서 들은 말을 저기서 반복하여 불화를 조장하지 마라. 저기서 들은 말을 여기서 반복하여 불화를 일으키지 말라. 소문은 지금 이곳에 없는 사람에 대해 말하는 것이다. 모든 인간은 항상 뒷이야기를 뿌리고 다닌다. 저 사람이 무례한 이유는 스스로 고통을 겪고 있기 때문이야. 만약 그가 고통을 겪지 않고 자기 삶에 만족한다면 다르게 행동했을 것이다.

 

욕망은 채울수록 더 커진다. 더 많은 것을 바라는 마음이 사라지고. 불투도. 몰래 훔치거나 가져가지 아니함. 유발하라리는 자신의 시간과 집중력을 으뜸으로 여겨 스마트폰을 아예 사용하지 않는다.

 

절제로 고통을 두려워하지 않기. 단순히 신체를 유지하기 위해 먹었을 뿐, 오감을 만족시키기 위해서는 먹지 않았다. 배가 고프면 배고픔을 알아차리고 두려워하지 않는 연습을 한다. 신발 단 세 켤레로도 만족할 수 있다면 얼마나 멋질까? 있으면 좋겠지만, 꼭 필요하진 않아. 부처님은 만족을 아는 사람이 가장 부유한 사람이라고 말씀하셨다.

 

감사일기 연습. 좋은 일이 생기면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이지 말고 선물처럼 귀히 여기도록 합니다.

감사 호흡 연습. 숨을 쉬지 않으면, 몇 분도 채 되지 않아 죽고 맙니다. 숨을 인정하세요. 들이쉬고 내쉬면서 조용히 말해봅니다. 숨을 쉴 수 있어 감사합니다.

아침에 일어나면 새로운 날이 주어진 것에 감사한다. 샤워기를 틀면 깨끗하고 따뜻한 물을 손틈에서 느낄 수 있음에 감사한다. 부족한 물을 구하러 수백 킬로미터를 걸어 다니는 사람을 떠올리며 감사한다. 비가 오면 조금 불편할지라도 비의 고마움을 생각하려 한다. 비 때문에 댐이 채워지지 않는가. 맑은 날이면 따스함과 빛, 그것이 전하는 활기에 감사하려 한다. 호흡에 집중할 때는 숨 쉴 수 있음에 감사한다.

 

어떻게 하면 연민을 더 강화할 수 있을까요? 고통을 알라. 큰 고난을 겪고 나면, 같은 상황에 있는 사람을 더 잘 이해할 수 있게 된다. 나 역시 인생에서 힘들었던 시절을 지났기에 실패를 겪고 있는 학생에게 더 친절해졌다. 인간 관계를 오래 유지하려면 서로 많이 노력하고, 친절하게 대하며, 이해해야 한다.

마음을 어떻게 길들이고, 어떤 태도로 살아갈 것인가. 고정된 견해를 완화하려면 모든 것은 변한다라는 무상을 명심해야 한다. 달라이 라마는 낯선 사람과 대화할 때 그 사람이 세상에서 가장 중요한 사람인 듯 온 마음으로 집중한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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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읽으면서 든 생각을 곧잘 적는다. 이런 식으로.

 

[그것을 소유하면 행복할거라고 기대했던 것과 달리, 갑자기 불안해졌다. 흠집이 나거나 망가지거나, 도둑맞을까 봐 걱정이 밀려왔다]-그러니 소유하지 말라는 건데. 나한테는 아이들이 그렇다. 그러면 아이들을 소유하지 말라는 거잖아. 그래. 그래... 말도 안된다고 생각했는데, 말이 되네. 애초에 내 것이라곤 아무것도 없었는데.

 

[자신만의 생각에 너무 집착하면 다른 사람의 의견을 듣지 못한다.]-주변에 이런 이들이 너무 많다. 자신 얘기하기 바쁜XX들. 오늘도 시모가 전화 와서는 자신을 이해해달란다. 들을수록 가관이다. 어느 누가 사고치고 돈 해달라는 사람을 이해하는가. 언제까지 그렇게 거지같은 것들을 이해만 하고 돈을 퍼주어야 하는가. 언제까지 내가 먹여 살려야 하는가. 언제까지. 나는 보살이 아니다. 거기에 내가 하는 말은 듣지도 않는다. 끝까지 잘났다고 하는데, 와...

 

[세상에는 나와는 다른 생각과 생활방식을 가진 사람이 80억명이나 존재한다.]-이런 열린 자세로 사람을, 세상을 바라보는 이가 없다. 나와는 다른 방식의 사람이라고 생각하지 못할망정, 자신만 대우받으려고 하고, 남을 이해하려는 생각 자체가 없는 사람뿐이다.

 

[신은 암과 아무런 상관이 없다.]- 암에 걸려도 그냥 걸렸나보다 하고 지나면 된다고 하는데, 병에 걸려서 마약성 진통제도 안들을 고통을 1년 정도 받아보면 이런 말이 나올까? 왜 나에게 암이 걸렸냐며 속상해 하는 사람을 보고, 인간은 무상한 존재예요. 우리 몸은 언젠가는 병들기 마련이에요. 라고 하면 어느 누가 수긍할 수 있을까? 일본의 잔인한 고문 속에서 일본의 앞잡이가 될 수 밖에 없었던 이들의 고통을 그저 매국노라고 부를 수 있는 것일까? 당해보지 않으면 모르는 것들이 많다. 승려체험도 그저 놀이일 뿐이다. 지속되지 않고, 한정적으로 배우는 도련님 놀이.

 

[과하게 생각하는 사람은 모든 생각에 집착한다]-오히려, 생각해야 하는데 안 하려는 나같은 경우는?

 

내가 주차하려고 하는데, 얼른 끼어들어서 하는 차를 보고 화를 내지 말라고 한다. 애초에 화를 낼 필요가 없다고 한다. 그 자리는 누구의 것도 아니었으니까. 그런데 이건 그런 문제가 아니지 않나? 얌체잖아. 내 거, 네 거의 문제가 아니라. 갑자기 예고없이 무례한 행동을 했기 때문에 화, 우울, 분노가 이는 거지.

 

[인간은 본래 온갖 물건을 탐하도록 태어났다.]= 그런데 무언가를 탐한다? 라는 개념보다는 그냥 사는 행위를 하고 싶은 것 같아. 나는 무언가를 가지면 ,, 할 것이라는 생각을 안 해. 그냥 갖고 싶다. 아니 갖고 싶다고 아니야. 사자. 살때까지 맴도는.

 

기독교인 왈: 이건 완전히 불공평한 일이에요! 우리는 선한 기독교인이었다고요! 교회를 빠진 적도 없고, 계명을 잘 지켰고, 기부도 많이 했단 말입니다. 그런데 어떻게 이럴 수가 있죠?- ......

 

[그가 세상을 해석하는 방식은 나름대로 합당한 방식이었다. 자신을 보고하기 위한 방패였기 때문이다.]= 망상환자에게 접근할 때도 이 방식과 유사하다. 망상환자에게는 비합리적인 신념이 당연하고 합당하다.

 

[거짓말은 이전의 거짓말을 보호하기 위해 스스로 증식한다.] -가면을 쓰지 않아도 되는 삶. 가면을 쓰는 이는 내면이 그릇되니, 가려야 한다.

 

[2020년에 발표된 붉은털원숭이의 뇌 영상을 연구한 결과 먹이를 나눌 때 이들의 편도체와 내측 전전두피질이 동시에 활성화되었다]-타인에게 자신이 가진 것을 나누지 않는 자폐의 전전두피질 활성화가 다르겠군. 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자폐 관련 검사 중에 ADI-R이라는 부모심층면담 형식의 검사가 있다. 100여개의 문항을 현재와 진단이 뚜렷해지는 만 4~5세 시기를 기준으로 나누어 물어보는데(실질적으로는 한 문항에 물어봐야 하는 물음이 5~10개 정도씩 있다), 그 중에 자신의 먹을 것뿐만 아니라 자신이 아끼는 것도 타인과 나누는 행위를 하는지에 대한 문항이 있다.

 

[베품은 크기가 아니라 마음이다]-전재산이 1조인 사람과 전재산이 100원이 사람의 전재산 기부는 같은 가치인가? 만약 1조인 사람은 세금을 수십년동안 많이 냈고, 전재산을 기부도 했고, 100원인 사람은 정부로부터 매월 따박따박 혜택을 받고 남은돈 100원을 기부하고 가는 것이라면 그것의 베품의 크기는 마음이라는 말로 갈음할 수 있는가?

 

[구걸하러 온 사람에게 먹을 것을 주자]-그 뒤로 매일 구걸을 오고, 더 많이 안준다고 실망한다면?

 

[이후 몇 달 동안 거의 매일, 한 번에 약 15분씩 마음챙김 명상을 계속했다. 나는 마음챙김을 헬스장 운동과 다름없는 마음 근력 훈련이라고 여겼다]-나도 매일 하고 있는데, 이 글을 읽고 왠지 내가 아주 큰 일을 하고 있는 것 같았다. 책을 읽고, 마음챙김 명상을 하고, 글을 쓰는 일이 남들이 시키는 일도 아니고, 꼭 해야 하는 일도 아니고, 안해도 아무도 뭐라고 하지 않는 일이어서 왜 하고 있지? 라는 생각이 들게 하는 때가 종종 찾아오는데, 그런 때에 이 두줄을 읽으면 당위성이 생기는 것 같아 위안이 된다.

 

[우리는 비슷한 견해를 가진 사람, 또는 그 신념을 강화하는 사람과 어울리려 한다. 고정된 견해는 사람을 나누기도 하지만 동시에 하나로 묶는 힘이 되기도 한다. 고대 때부터 우리는 생존하기 위해 무리에 속해야만 했다.]-종교. 콘크리트한 사람일수록 000

 

[나는 내가 만나는 모든 사람을 오랜 친구처럼 대합니다. 이것이 나에게 진정한 행복을 가져다주지요. 이것이 바로 연민을 실천하는 길입니다.]-나는 모르는 이에게 베푸는 친절이 더 편해. 처음인 것처럼 예의를 갖추고 선심을 쓰지.

 

[슈퍼마켓 앞에서 구걸하는 노숙인을 당신과 완전히 같은 사람으로 보는 것이다]-그러면 내가 노숙인이 되어야 해? 물아일체면 그래야 되는 거잖아. 싫은데?

 

[내가 싫어하는 사람]-그냥 싫은 사람이 있고, 나를 가해해서 싫은 사람도 있잖아. 나를 가해한 자가 어떻게 나와 별반 다르지 않지? 그럼 나도 가해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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