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스로를 아는 일 - 몽테뉴 『수상록』 선집 상냥한 지성
앙드레 지드 지음, 임희근 옮김 / 유유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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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스로를 아는 일

앙드레지드 엮음

임희근 옮김

 

몽테뉴의 수상록 내용을 알드레 지드가 엮었다고 한다. 내용은 별 거 없다. 왜 이 책을 평생에 걸쳐 딱 한 권만 쓰고, 수없이 고쳤는지 이해가 되지 않을 만큼 빈약하고 나약하다. 스스로를 아는 일은 그런가 보다. 도대체 고치기 전 수준은 어느 정도라는 말인가.

 

당일치기로 비행기에 올랐다. 도착한 제주의 날씨는 5월이 맞나 싶게 추웠다. 비가 많이 내렸고, 바람이 거세게 불었다. 그 와중에 들어선 서점에서는 곰팡내가 진동했다. 직원은 건들면 가만 안두겠다는 듯한 표정이다. 그 장소, 눈빛에서 들고 온 책에선 서점만의 냄새가 물씬 났다. 스스로를 아는 일은 누구에게나 필요하다.

 

나는 생각보다 나은 사람이고, 생각보다 나은 사람이 되려고 노력했다. 나는 그렇게 되었고, 유지하고 있다. 여행이란, 매일의 하루란, 내가 참, 괜찮은 사람이구나 라는 생각을 하며 나를 보듬을 수 있는 날이기도 하다. 필연적으로 내가 더 나을 수 밖에 없는 인간이라는 건, 겸손이나 자만으로 이야기할 수 없는 무엇이다.

 

나는 무엇을 아는가부분을 읽으면 무엇인가는 알 수 있을 것만 같았다. 하지만, 인간은 본성대로 살고, 아는 것은 아무것도 없으며, 더 오랜 삶을 산 사람이라고 할지라도 아무것도 달라지지 않는다는 걸 알았다.

 

... 책을 조심히 넘겨야 한다. 혹여 후루룩 넘기거나, 바람이라도 불어오면 책의 냄새가 콧속으로 들어와 뇌로 전달되어 짜증을 일게 한다. 스스로 아는 일은 후각이 민감하다면 무언가를 살 때 조금은 조심해야 하고, 그렇지 않다면 과감히 보내야 한다는 걸 알려준다.

 

스스로를 아는 일은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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