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라우마 테라피 - 심리학, 상처입은 마음을 어루만지다 정신과 전문의 최명기 원장의 테라피 시리즈 2
최명기 지음 / 좋은책만들기 / 2012년 5월
평점 :
절판


2012년 5월에 발간된 따끈따끈한 책.

 

최명기 저자와는 거리두기의 테두리 안에서 친한 사이이다. 본디, 원장과 직원의 신분으로 만났고, 글을 쓰고 싶은 내 욕망을 대신 채워주기라도 하듯이, 자연스레 글을 써내려가고, 책을 발간하는 모습을 보며, 나도 모르게 친밀감을 느끼게 되는 인물이다. 그런 distance, 딱 그만큼의 거리 안에서 배우고 싶고, 친밀해 지고 싶으며, 존경하는 인물이다.

 

책에 대해서 이야기를 하기 전에, 저자에 대해서 좀 더 이야기를 하자면, "나 순해요." 라고 말하는 듯한 인상에, 거짓말을 하면, "나 거짓말을 하고 있어요."라고 보이는 인물이다. 그런데도, 자신이 굉장히 머리를 굴리고, 현명하며, 나름 이기적이라고 생각하고, 계산적이려고 하는 인물이기도 하다. 그는 또한, 똑똑한 두뇌를 가지고 있지만, 진솔한 인간관계는 부족한 듯 하고, 그러면서도 자신의 부인을 부단히도 애모하는 인물이다.

 

감히, 자신이 소속되 있는 병원의 원장을 평가하는 것을 보고, "왜저래?" 혹은 "저래도 돼?"라고 말하는 사람들이 많겠지만, 이러한 글을 보고도, '아! 선생님은 이렇게 나를 생각하시는구나!'라고 말할 사람이 본 책의 저자이기도 하다.

 

 저자와의 만남을 5년이 넘도록 이어가면서, 그 사람이 쓴 책에 대해 부단히 주관적일 수 밖에 없는 것에 문제가 있다. 그런데 그 문제를 문제로 생각되지 않으니, 이 글을 읽는 사람은 그것을 고려하기를 바란다. 책에 대해 비평도 나름 서슴치 않고, 딱~ 저자가 쓴 그만큼에 대해 서평을 쓰는 나에게, 이 책은 비평할 수 없게 만드는 책이기도 하다.

 

있는 그대로를 받아들이고, 그것을 통해 성찰을 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겠냐만은, 사람들은 자신의 문제에 대해 해답을 제시해 주기 바라고, 치료를 하는 사람들도 자신이 치료를 하기 위해 해답을 제시해야 된다는 강박관념에 사로잡혀 있는 것이 현실이니, 그러한 마음을 원하는 사람들이 읽기에 적합한 듯 하다. 그러면서, 자신의 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자신의 비언어적인 외침을 알아가면 더할 나이 없이 좋을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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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친구는 얼마전 내가 가끔 알라딘에 글을 남긴다는 것을 알게됐는데,

집에 가서 영화 은교에 대해서 써.

라고 말했고, 나는 "요새는 잘 안써.."라고 말했고,

곧 이어, "은교는 쓸게. 당장" 그렇게 말하곤,

그렇게 말한 것 조차 잊고 하루를 보냈다는 것을 알았다.

 

아직 순수함을 간직한 친구 녀석이 있다. 그렇다고 모든 것이 순수하다는 것이 아니라, 문득문득 그녀에게서 드러나는 순수함, 순진함이라는 것이 나의 마음을 살짝 떨리게 만들고, 나로 하여금 다시 어린시절의 느낌을 갖게 한다.

 

그 친구 녀석이 영화 은교가 개봉하기 전부터,

나 보고싶은 영화가 생겼어. 은교 개봉하면 보러가자.

그리고 개봉하고 나선,

혹시 이번 주 주말에 시간돼? 로 시작해선,

매주 "은교 보러갈래?"라는 질문이 이어졌다.

 

하여, 문득,

내가 보기싫어하는 건가?

나는 정말 바쁜 것인가?

생각을 하다가, 영화도 보고싶은 영화이고, 그 친구녀석과 함께라면 더 좋을 것 같고, 시간이야 항상 모든 사람들에게 똑같이 주어지는 것인데, 친구는 시간이 되고, 나는 시간이 되지 않는다는 것은, 어찌보면 핑계일 듯도 하여, 부랴부랴 급한 일을 마치고, 친구에게 카톡을 날렸다.

 

그런데, 돌아온 대답은 미안하다는, 못간다는, 잘 놀으라는, 하여, 다시 일에 빠져있는데, 친구녀석이 전화를 했다.

카톡봤어? 내가 다시 가자고 했는데, 내가 다시 가자고 해도 괜찮아? 마음이 바껴서 좀 그렇지? 내가 낮잠을 자면서 카톡을 보냈었어. 미안해. 지금 씻고 너네 집으로 갈게. 은교보러가자.

웃음이 났다. 못간다고 해서, 그런가 보다 하고 일을 하려고 했는데, 이녀석.. 계속 나의 동정을 살핀다. 오후 5시경 친구가 왔다. 그리고 916번을 타고 롯데시네마에 갔다.

 

은교7시 50분 영화 2명이요.

친구가 좌석을 고르고, 롯데시네마 12주년으로 관람료 6천원에 통신사할인 천원을 더 받아 5천원에 영화 은교를 보게 됐다.

 

F열 3, 4번

친구는 가장자리를 자기에게 양보해 달라며, 3번에 앉았고,

나는 4번에 앉았다.

그러면서 친구는

원래 4번이 더 좋은 자리야.

내가 중간에 화장실에 갈 수 도 있어서, 그래. 괜찮지?

 

아무렴요..

 

 

처음, 은교로 나오는 '김고은'이라는 배우를 보면서, 눈을 떼지 못했다.

너무 아름다웠다. 예쁘다는게 아니라 아름다웠다. 싱그러웠다.

노인의 박해일은 너무 젊었다. 너무 건장했다. 박해일이 저렇게 건장했나? 싶게 건장했고,

젊은 시절의 박해일이 더 초라했다. 순간, 나도 늙고 싶다는 생각이 들만큼.

 

영화에서, 이적요 라는 시인이 나올 때 마다, 이적요만 보였다.

은교라는 고등학생 여자아이가 나올 때 마다, 은교만 보였다.

그리고 그 둘이 나올 땐, 이상하게 그 둘이 보이지 않았다.

이적요의 마음만 애잔했다.

 

개인적으로 문학이라는 장르를 좋아하기도 하지만,

영화의 서정적인 느낌도 좋아한다.

그 둘이 어우러진 이 영화는 내게 적격이었다.

눈물을 훔치고, 마음을 어루만지고, 제일 마지막으로 일어나 극장에서 나왔다.

 

영화를 다 보고, 편의점에 들러, 먹을 것을 사고,

버스를 기다리며,

나는 "연필 좀 깎아주세요." 라고 했고,

친구는 "잘가라. 은교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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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5-28 17: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행복 52주>라는 책에 보면, 30주에 '멋지게 나이 들기'가 있다. 멋지게 나이 든다는 것은 세월의 흐름에 따라 나타나는 진짜 변화를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는 것이다. 물론 이 변화에는 우리가 얻을 기회들을 깨닫고 이에 감사하는 것도 포함된다. 라는 말이 나온다.
이렇게 살다가 그래서 내가 멋지게 나이들었다고 생각될 때쯤, 나에게도 은교와 같은 사랑이 오면, 그 때의 나는 그저 사랑하고, 젋어보이고, 예뻐 보이려는 욕망을 잡지 않을 수 있을까? 아니면, 그때의 나는 움켜잡지 못하는 젊음이라는 것에 마음저려할까?

폐쇄자 2012-05-19 22: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그런 생각 많이해요.
더 나이가 들었을 때, 나에게 없는 젊음의 아름다움과 싱그러움을
부러워하며, 초라한 기분이 들을까?
물론, 그렇기도 하겠지만,
그때의 저도 또한 아직도 블링블링,
빛나고 있을 거라고 믿고 싶어요.^^
젊든, 늙었든, 반짝반짝~*
 

나이가 서른쯤 되고 보니,

예전에 했던 일을 하지 않게 된 것도 많지만,

예전에 하지 않았던 일을 하게 되는 경우도 다반사이다.

그만큼 세상에 대한 물정을 알아가기도 하고,

세상에 대해 더 많은 경험을 하려는 포용력이 생기기도 한 것이다.

 

작년들어, 처음 소극장 연극을 보게되었다.

지방에 사는 백수라는 핑계를 댄다고 하면, 웃기겠지만,

문화생활이라는 것에 대해 흥미를 붙일만큼의 관심, 경계적 여유, 지리적 여견 등이 나에게는 맞지 않는 옷을 입는 느낌을 안겨주었다.

 

그런데, 우연히 공짜 연극을 보게되었고, 무대에서 있는 사람 뿐만 아니라, 관객이라는 이름으로 앉아 있는 사람들이 소통하고, 이를 통해 뭔가가 치유되는 느낌에 빠져,

가끔씩 나도 연극을 보러가는 사람이 되었다.

 

이번에 보게된 연극은 연예특강.

이 연극을 보러가기 전날. 비가 오는. 차안에서, 친구의 전화가 왔다.

뭐하니?

나? 지금 대전가는데?

그래? 내일 뭐하는데?

내일? 왜? 보게?

응. 내일 뭐 할지 생각 좀 해봐.

하여, 나는 무슨 부름이라도 받은 양, 찾을 수 있는 목록을 찾아서 보냈고,

친구는 연극을 선택했다.

하여, 대전에 도착하자마자, 대전에서 하는 연극을 검색한 뒤에, 가벼운 연극을 고르자고 생각했고, 하여, 고르게 된 것이 연예특강.

 

비가 갠 다음날, 친구와 나는 이런 곳에 극장이 있었나? 싶게 우왕좌왕 갈피를 못잡고 헤매이다가 시작 3분전에 가까스로 도착하여, 연극을 보았다. 그런데 친구가 소근거리기 시작했다.

어떻게.. 여자들끼리 온 사람은 우리 뿐이야.

그게 무슨 상관이란 말인가? 하고 나는 생각했다.

그런데 연극이 시작되고,

어! 여기 연인들이랑 함께 오지 않으신 분도 계시군요. 이 연극을 보고나서 연애~도 좀 하고 그러세요~!

그 때 알았다. 이런게 망신스럽기도 하구나.. 하고.

 

연극의 내용은 각기 서로 다른 성향의 두 커플이 어떻게 사랑을 시작하고, 이루어가는지에 대해서 약간 코믹하게 그려내고 있었는데,

볼만 했다. 연극의 내용도 재미있었고, 관객들의 호흥도 역시 재미있었다. 단지, 좀만 더 일찍가서 앞에 앉아서 봤으면 좋았을걸 하는 생각이 들기는 했지만,

15년 지기 정ㅇㅇ 양과 함께 한 그 연극이 그 순간이 좋았다.

그녀의 남친이 바빠서 내가 대타가 된 하루였지만,

그런 날이 가끔씩 있어 주는 것도 나에게는 좋을 듯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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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경심리평가 - 뇌 손상 환자의 이해를 위한
신경심리연구회 엮음 / 고려의학 / 1998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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몰랐던 것들에 한발짝 더 다가가자.

하는 마음에 읽고 있는 책이다.

 

 이 책은, 선배이자 교수인 김 ㅇㅇ 의 추천으로,

현재, 내가 재학중인 대학원의 수업교재로 사용되고 있는데,

정말.. 어렵다.

뇌의 영역이 이렇게 많았나? 싶게 어렵다.

나덕렬 선생님의 동영상을 보고, 3D 입체 뇌를 여러번 살펴봐도

아직은 정말.. 어렵다.

그래도 계속 반복하다보면,

마음 속에라도 남는 것은 있겠지.. 하면서 읽어 내려가고 있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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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에 관한 생각 - 우리의 행동을 지배하는 생각의 반란!
대니얼 카너먼 지음, 이진원 옮김 / 김영사 / 201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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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우선, 책에 대한 총평은 very good 이다.

 

엄청난 페이지와 가격이 어울리지 않는 책이다. 라는 생각과

제목과 내용의 난이도 또한 어울리지 않는 책이다. 라는 생각을 했다.

무슨 말인고 하니, 페이지가 엄청나 가격 또한 엄청나리라 예상을 했지만, 500page가 넘는 분량에도 불구하고, 책의 가격은 22.000 .

또한, 제목은 생각에 관한 생각으로 왠지 심오한 철학적 물음을 던질 것만 같고, 생각위에 생각이 있는 것인지, 생각안에 생각이 있는 것인지, 생각과 생각이 같이 있는 것인지 등에 대해 너무 머리 아프게 생각만 하다가 끝이 나는 것은 아닌지 살짝 걱정을 했었는데, 이 책의 난이도는 하 이다. 물론, 책에 난이도가 어디있냐고 물어본다면 할 말이 없지만, 독자가 쉽게 읽고, 이책에서 말하고자 하는 요점을 파악하는 정도에 경중을 둔다면, 이 책은 과히 동화책 수준, 즉 하 수준이라고 할 만하다.

마지막으로 이책의 매력에 대해 한마디 더 어필하자면,

이 책은 함께 한다.

저자따로, 독자따로, 글따로가 아닌, 이 세가지가 삼박자를 이루면서 함께 간다.

그리고 왠지 머리도 좋아질 것만 같은 책이다.

 

그동안 너무 정신화, 마음챙김에만 빠져서, 모든 책은 어렵고 심오하고, 이해하려고 노력해야하는 것들로 여기지는 않았나 싶기도 하다.

물론, 정신화, 마음챙김이 나쁘다는 것이 아니라, 그 자체로 이해하기 보다는 내가 이해하려고 노력하고, 받아들려고 애를 써야만 하는 점이 나를 조금 허탈하게 만들었다면,

이 책은 그저, 쉽고, 자연스럽게 이해를 하게 된다.

 

난 원래, 이렇게 책에 대해서 호평을 지나치게 하는 편이 아닌데, 감정적이 되어버렸다.

결론적으로 이 책은 좋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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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발칙한 경제학자 스티븐 랜즈버그의 생각여행 『경제학자 철학에 답하다』
    from 도서출판 부키 2012-06-05 23:15 
    『경제학자 철학에 답하다』 어떻게 이런 문제를 한 번도 생각해 보지 않고 어른이 되었을까? 『경제학자 철학에 답하다』는 우리에게 『발칙한 경제학 More Sex Is Safe Sex』으로 잘 알려진 스티븐 랜즈버그가 존재의 구조에서 도덕적 딜레마까지 거의 모든 철학적 질문에 답을 하고 있는 책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