잃어버린 영혼 Dear 그림책
요안나 콘세이요 그림, 올가 토카르추크 글, 이지원 옮김 / 사계절 / 2018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2020년 10월 9일 목요일

The april bookclub

 

여러 달 북클럽의 회원이 된 친구가 책을 읽지 않은 채 모임에 오고 있다. 그런 무책임한 태도에 화가 나지만 화를 내지 않는 지성인 노릇을 하기에도 버겁고, 이해하려고 노력해야 하는 것에도 슬슬 신물이 올라온다. 30일이라는 충분한 시간동안 책을 살펴볼 시간이 없었겠냐마는 인생도 그리 무책임하게 사는 것 같고, 내가 왜 책을 읽었냐고 물어봐야 하는지.

 

당연히, 북클럽에 올 때는 정해진 책을 읽는 것입니다. 이것은 물어보고 확인하고 또 확인하면서 독려해야 하는 사항이 아닙니다.

 

이런 생각을 애둘러 표현하지만 전혀 먹혀들어가지 않았다. 그래서 선택한 책이

잃어버린 영혼

 

1년 전 쯤, 가끔 들리는 서점에서 발견한 책. 사실 대놓고 읽기를 권유하듯이 전시되어 있던 책이었다. 글은 한 두장 정도. 한달의 시간 동안 이것만 읽고 끝내기에는 아쉬움이 생기는 것은 당연한 일이었지만 나는 여운을 한 달 동안 품어두는 것을 택했다.

 

그런 내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모임 자리에서 친구는 책 이야기는 전혀 하지 않고 회사 동료들이 일을 하지 않는다. 원룸 계약 기간이 끝나가서 이사를 해야하는데 도와주는 이가 없어서 혼자 해야한다. 등...... 늪에 빠지는 이야기들 뿐이었다.

 

잃어버린 영혼이 돌아오기를 거부하는.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소피의 세계 (합본) - 소설로 읽는 철학
요슈타인 가아더 지음, 장영은 옮김 / 현암사 / 2015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2020년 9월 11일 금요일

The april bookclub

 

스무살 너에게 추천을 부탁하자, 거침없이 추천해줬던 책. 이제야 다 읽었어.

나의 서른 여덟. 너무 좋은 책이었어. 나의 그릇은 지금에서야 익었는지도.

 

내가 가지고 있는 책은 2000년 정도에 출간된 책이고, H에게 사서 준 책은 번역이 많이 매끄러워진 책이었다. 그런데 직역에 가까운 껄끄럽고 거친 이전의 책이 나에게는 더 와 닿았다.

 

총평은 한 사람이 쓴 책이 맞나? 싶을 정도의 풍부한 지식과 이해하기 쉽게, 빠져들게 만드는

좋은 책이었다.

 

페이지는 소용이 없을 듯하다. 이전 책이어서 페이지가 다르다.

 

그는 모든 사람의 마음이 신을 추구하고 있다는 것을 알아차렸다.

 

교회는 예수가 완벽한 신이요, 완벽한 인간이라고 가르친다.

 

오늘날 우리가 마주한 환경 오염과 파괴 앞에서 많은 이들은 기술 발달이 바로 자연이 우리에게 준 삶의 조건으로부터의 위험한 일탈이라고 생각한다.

 

소피야, 나이가 똑같은 나무 두 그루가 커다란 정원에서 자라고 있다. 한 나무는 양지 바르고 물기와 양분이 많은 땅에 있고, 다른 한 나무는 좋지 않은 땅의 응달에 있다. 둘 중 어떤 나무가 많은 열매를 맺겠니?

물론 성장에 좋은 조건을 가진 나무겠죠

스피노자에 따르면 이 나무는 자유롭다. 그것은 자기의 가능성을 마음껏 실현할 수 있는 자유를 가지고 있다. 그러나 그것이 사과나무라면, 그 나무는 사과나 자두 가운데서 아무것이나 원하는 대로 열매를 맺을 수 있는 가능성을 갖지는 않는다. 그것은 오직 사과 열매만을 맺을 수 있다. 이것은 우리 인간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예를 들어 정치적 상황이 우리의 성장과 인격적 발달을 저해할 수도 있다. 또한 어떤 다른 외적인 강제가 우리를 억압할 수도 있다. 오직 우리가 우리 안의 가능성을 자유롭게 발전시킬 수 있을 때 우리는 자유로운 인간으로 살게 되는 것이다. 그러나 어떤 경우든 우리 역시 내부의 소질과 외부 조건의 영향을 받는 점에서 라인란트의 석기 시대 소년이나, 아프리카의 사자나 정원의 사과나무와 다를 바 없다.

 

바다의 표면이 고요하다고 해서 깊은 곳에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고 있다고 말할 수는 없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힐데는 왜 그런 생각을 했을까?

겉에서 움직이는 것은 생각이 아니다.

 

사람들이 무엇을 옳거나 그르다고 여기는지는 본질적으로 중요하지 않다. 중요한 것은 옳거나 그른 것에 대한 스스로의 태도를 결정하는 일이다.

 

불합리하기 때문에 나는 믿는다.

 

그리고 심리학, 그리고 프로이트에 대해서 알기 위해서는 프로이트에 대해 쓴 글이나 프로이트가 쓴 글을 읽어도 간단하지만 복잡하게 느껴진다면 그가 어떤 사람이었는지에 대해서 마음으로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

이 책에서 프로이트에 대해서도 나오는데, 읽어보면 왜 그의 마력에 사이비종교에 빠지듯이 홀릭되는 사람들이 많았었는지 이해가 간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월든 - 우주의 건축가와 함께 나란히 걷고 싶다
헨리 데이비드 소로우 지음, 김석희 옮김 / 열림원 / 2017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2020년 8월 13일 목요일

The april bookclub

 

매주 둘째주 금요일 점심시간에 만나는 북클럽인데, 8월에는 첫째주에 휴가기간이 이어서 만나기가 어려웠다. 그리고 그 다음주 금요일에도 시간을 내기가 어려워 목요일에 북클럽을 하게 됐다.

 

북클럽의 진행이 초반을 달리다보니, 아무래도 이전에 읽어야 겠다, 혹은 읽다가 그만둔 책들을 숙제하듯이 만나게 되는 것 같다. 잃어야 될 책들이 많아서 고민하게 되는 아직은 초보 북클러버이다.

 

월든도 법정스님의 무소유를 읽으면서 데이비드 소로우를 만나야된다는 생각을 했었다. 하라는 논문의 레퍼런스 체크는 하지도 않으면서 책을 잃을 때는 자연스럽게 저자가 마음에 두는 책이나 작가가 나오면 찾아보고 마음에 두게 된다. 나란 인간은 정말 인간스럽다.

 

우선 나의 소감은 의미를 찾지 못했다. 세상물정 모르는 샌님같은 느낌. 인생이 쓴 맛을 모르고 살아간 그래서 한 편으로는 지켜주고 싶은 그런 사람의 글이었다.

초반에는 왜 내가 이 사람이 집을 짓는데 든 비용과 생활비 내역을 보고 있어야 되지? 그래서 이 사람은 뭘 말하고 싶은 거지? 그러다가 법정 스님이 말하는 어린왕자와 월든의 순수한 공통점이 떠오르면서 애피퍼니(epiphany).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밤은 부드러워라 문학동네 세계문학전집 165
프랜시스 스콧 피츠제럴드 지음, 정영목 옮김 / 문학동네 / 2018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2020년 7월 10일 금요일

The april bookclub 4번째 이야기

 

북클럽의 첫번째 책에 피츠제럴드의 이야기가 여러차례 나온다. 내가 알고 있는 환상 속의 피츠제럴드가 움직이는 느낌.

그 때 이미 예견되어 있었는지도 모르겠다. 그의 작품을 북클럽에서 다루게 될 것을.

이전의 그의 작품은 위대한 개츠비만 알고 있었다.

공교롭게도, 헤밍웨이의 작가 소개와 라디오의 책 소개가 맞물렸다.

타이밍.

 

책은 어지러웠다. 그의 삶 또한 어지러워보였다. 글을 보다보면 작가의 마음이 보일 때가 있는데, 이 책은 그냥 피츠제럴드다. 혼돈과 혼돈의 세상을 살면서, 그래도 놓을 수 없는 작업들.

한 남자의 의식의 흐름대로 살다간 이야기 속에서, 의미를 알 수 없는 애피퍼피.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스크루테이프의 편지 (리미티드 에디션)
C.S.루이스 지음, 김선형 옮김 / 홍성사 / 2019년 11월
평점 :
품절


2020612일 금요일

April book club 세 번째 이야기 시작합니다.

 

: 스크루 테이프의 편지

 

소감(독후감, 서평보다는 소감이라는 말이 적절할 것 같다. 추후 더 적합만 말이 떠오르면 바꾸기로 하고, 지금은 이 말을 사용하려고 한다):

그 동안 내가 읽은 책은 읽은 대로 실행하라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었다. 읽은 것을 반대로 생각해서 실행하는 것이 이렇게 어려울 줄이야. 아주 간단한 것인데, 이 간단한 작동이 잘 되지 않음을 느끼며 발상의 전환이라는 것은 실로 간단한 것이라는 것을 다시 한번 실감했다.

 

p29 자기가 먼저 불쾌한 말을 해 놓고서도 상대가 언짢은 내색을 한다고 도리어 서운해하는 유쾌한 상황을 연출할 수 있다.

 

p32 인간들은 자신이 동물이며, 따라서 육체가 하는 짓들이 반드시 영혼에 영향을 주게 되어 있다는 점을 노상 잊고 산다.

 

p33 자신의 의지로 감정을 만들어 보려고 노력하게 만들거라.

-감정을 꾸미지 마라. 실제 사람을 느껴라. 저 혼자 꾸미지 마라. 좋은 행동으로 좋은 습관을 만들고, 꾸밈없는 마음을 가져라.

 

p35 자신이 가지고 있던 생각과 이미지들을 모조리 내던져 버리기라도 한다면, 혹시 일부 남는다 해도 그 생각과 이미지들이 주관적인 것에 지나지 않는다는 걸 전심으로 인정하는 가운데, 눈에 보이지는 않지만 분명이 그 방 안, 자신의 곁에 실제로 존재하며 객관적으로 외재하는 그 존재에게 자신을 맡겨 버리기라도 할 때

-인간은 신이라는 자신이 만들어낸 그것에 기도를 하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p41 전쟁이나 전염병 따위에 무너지는 믿음이라면 애당초 무너뜨리려고 수고할 가치조차 없다

-현재 코로나 팬더믹에 부합하는 말이다. 지금의 사태에서 인간은 더 고귀해 질 것이다.

죽음을 환기시켜라. 생각하라. 죽음은 유한하다.

 

p43 자기가 두려워하는 대상보다는 두려움 그 자체에 집중하여 그것을 현재 겪고 있는 바람직하지 못한 심리상태로 여길 대, 더 쉽게 두려움을 극복할 수 있지.

-일종의 메타인지. 불안을 불안 자체로 인식하고 바라보면 그것에 휩쓸일 일은 줄어든다. 그러나 우리는 우리가 느끼는 욕구에 매몰되는 경향이 있다.

 

p45 영혼에는 어느 정도의 악의와 함께 어느 정도의 선의가 있게 마련이다. 제일 좋은 방법은 매일 만나는 이웃들에게는 악의를 품게 하면서, 멀리 떨어져 있는 미지의 사람들에게는 선의를 갖게 하는 것이지

-실제하는 사람, 내 주변의 사람을 사랑하라. 내 가족 하나 지키지 못하면서 대의만 이야기한다는 것은 진정한 사랑을 경험해보지 못한 채, 이상만 향해 달려가고 있는 것일 수 있다.

 

p53 시간 안에 있다는 건 곧 변한다는 뜻이니까.

 

p 58 착실한 술주정뱅이를 만들려면, 행복하고 느긋한 기분으로 친구들과 즐기고 있을 때 술을 권하기보다는 침체되고 지쳐 있을 때 일종의 진통제로 마시도록 밀어붙여야 하는 것과 같은 이치야.

 

p59 쾌락은 감소시키고 그에 대한 갈망은 증대시키는 게 우리가 쓰는 방식이야.

 

처음 회심했을 때 경험한 열정은 영원무궁히 지속될 수 있는 것이고 영원히 지속되어야만 했다고, 지금 경험하고 있는 건조함 역시 그와 똑깥이 영원토록 계속될 것이라고 믿게 하라구.

-자연의 섭리. 자연스러운 것이다. 지금의 슬픔이 유한하고, 지나갈 것임을. 그리고 자연스럽게 다시 온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쾌락을 느끼는 것은 자연스럽고 긍정적인 것이다.

쾌락을 부적인 감정으로 느끼지 마라. 즐길 수 있어야 한다.

 

p61 참과 거짓이라는 명백한 대립항을 생각지 못하게 하거라. ‘이건 그거 하나의 단계일 뿐이야’, ‘나도 다 거쳐 왔지하는 식의 교묘하고도 아리송한 표현들을 잘 사용하도록 하고, ‘성장기라는 복된 단어도 잊지 말고 써먹도록 해라.

-결혼하고 자식을 낳아야지

군인l라면 모두 다 거치는 거야

너만 힘든 줄 알아!

...................................

현재의 문제에 초점을 맞추고 직면하라

시간이 해결해 줄 것이라는 말로 자신을 버리지 말라.

 

p75 이제 보니 나는 해야 할 일도 하나 못하고 좋아하는 일도 하나 못한 채 인생의 대부분을 보내 버렸구나.

 

p76 사실 가장 안전한 지옥행 길은 한 걸음 한 걸음 가게 되어 있다. 그것은 경사도 완만하고 걷기도 쉬운데다가, 갈랫길도 이정표도, 표지판도 없는 길이지.

-안락한 직장, 벗어나기에는 안정적이라는 것에 빠져있을 대, 나는 가장 안전한 지옥행에 있는 것. 거기로 가고 있는 걸일까.

 

p79 네가 허용한 책과 산책의 쾌락이 무엇보다 위험하다는 걸 몰랐어?

 

p81 행동으로 옮기는 것만 아니라면 무슨 짓이라도 하게 두거라. 상상과 감정이 아무리 경건해도 의지와 연결되지 않는 한 해로울 게 없다. 어떤 인간이 말했듯이, 적극적인 습관은 반복할수록 강화되지만 수동적 습관은 반복할수록 약화되는 법이거든. 느끼기만 하고 행동하지 않는 경우가 많아질수록, 점점 더 행동할 수 없게 될 뿐 아니라 결국에는 느낄 수도 없게 되지.

-나네.

용기 내자, 한걸음만......

 

p84 원수는 결국 인간이 자신에게 유리한 편견으로부터 자유로워져서, 이웃이 가진 재능을 볼 때와 똑같이, 해 뜨는 광경이나 코끼리나 폭포수를 볼 때와 똑같이, 자신의 재능 또한 솔직하고도 감사한 마음으로 기뻐할 수 있길 바라는 거다.

 

p90 따라서 거의 모든 악은 미래에 뿌리를 두고 있다. 감사는 과거를 바라보고 사랑은 현재를 바라보지만 두려움과 탐욕과 정욕과 야망은 앞을 바라보지.

 

p94 자신이 거부하는 대상에 관해 생각하느라 시간을 낭비하는 대신, 앞으로 양분이 될 일이라면 무엇이든지 토를 달지 않고 겸손하게 받아들인다는 점에서는-전적으로 무비판적인 태도를 취하는 거야

 

p99 이게 다, 많이 먹는데 욕심을 부리기보다는 맛있는 걸 찾아먹는 데 욕심을 부리도록 총력을 집중한 결과다.

 

자신이 평생 이런 관능의 노예로 살아왔다는 걸 알면

 

p 100 어머나 됐어요. 됐어요...... 제가 원하는 건 홍차 한 잔 뿐이에요. 엷게 타 주시며ㄴ좋겠는데, 그렇다고 너무 연하게는 말고요. 그리고 정말로 바삭바삭한 토스트를 아주아주 조그만 조각으로 하나 곁들여 주시고요.

 

이제 알겠느냐? 이 노인네는 자기가 원하는 게 이미 차려진 음식들보다 양도 적고 값도 싸다는 이유 때문에, 다른 사람을 번거롭게 하면서까지 원하는 걸 먹으려는 결심이야말로 탐식이라는 사실을 전혀 알아채지 못하고 있다.

 

p109 배우자가 이교도이든 바보천치든 바람둥이든 자기는 사랑해서 결혼한 것이므로 그 결과에는 책임이 없다고 생각할 게야

-결혼을 선택한 것 자체에서 오는, 파생되는 책임도 나의 것이다.

 

p113 만약 환자가 교만한 인간이어서 육체를 경멸하고 있고, 사실은 제 몸이 허약하기 때문에 육체를 경멸하는 것이면서도 제가 순수한 탓이라고 착각하고 있다면-더군다나 그가 대부분의 동료들이 인정하는 걸 하찮게 여기는 데서 즐거움을 얻는 인간이라면

 

p139 그 여자 자신은 신앙 때문에 이런 확신을 갖게 되었다고 생각하지만, 사실은 상당 부분 주변 환경의 영향을 받은 탓이 크다. 이런 확신은 제 아버지가 쓰는 생선칼이야말로 제대로 된 칼이고 정상적인 칼이며 진짜칼이고, 이웃집에서 쓰는 칼은 절대 진짜 생선칼이 아니다라고 믿었던 열 살 때의 확신과 별반 다르지 않지.

초심자들은 언제나 과장이 심한 법이다.

 

p145 이렇게 인간에게는 변화가 필요하기 때문에.

--DBT 변증법적치료. 변화와 수용, 어느 하나에 답을 두지 않고, 어느 하나가 지속되는 것이 아니다.

 

p146

인간들은 올해 1월에 내린 눈송이와 오늘 아침의 해돋이와 이번 크리스마스의 플럼푸딩 앞에서 새로움과 친숙함을 동시에 맛보며 만족할 뿐 아니라 황홀감까지 느끼게 될걸. 우리의 교육을 제대로 받기 전에 어린아이들이 하는 꼴을 좀 보거라. 여름에서 가을로 접어들 때마다 여느 해와 다름없이 도토리 놀이에서 돌멩이 치기로 제철 놀이를 바꾸면서도 재미있어서 어쩔 줄 모르지 않느냐. 그러니 우리가 끊임없이 노력할 때만이 리듬과 상관없는 무한한 변화의 욕구를 보전할 수 있는 게야.

-- 같은 놀이라도 시간의 변화와 함께 받아들이는데 변화가 온다. A는 더 이상 A가 아니다. A’, A“ 등으로 아이의 성장 과정에서 그것은 같은 이름이지만 같은 것이 아니다.

 

p175 인간은 단지 피로하다고 화를 내는 게 아니라, 피로한 상태에서 예기치 못한 요구를 받을 때 화를 내거든.

 

p184 너는 네놈이 느낀 그 낯선 경외감이 환자의 기쁨에도 찬물을 끼얹었으면 하고 바랐겠지. 그러나 빌어먹을 사실은, 인간의 눈에는 신들이 낯설면서도 낯설지 않게 느껴진다는 게야. 놈은 신을 만나기 직전까지만 해도 신이 어떻게 생겼는지 전혀 감을 잡지 못했을 뿐 아니라, 심지어 그 존재 자체까지 의심했다. 그런데 막상 신들을 만나는 순간, 자기가 처음부터 그들을 알고 있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고 자기 혼자라고 생각했던 수많은 삶의 시간 시간마다 그들이 어떤 역할을 해 주었는지도 깨닫게 되었단 말이다. 그래서 그들에게 일일이 당신은 누구시죠라고 묻는 게 아니라 바로 당신이었군라고 말할 수 있었던 거야.

-이게 사실, 정말이라면 얼마나 좋을까.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