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처럼 아님 말고 - 다혈질 고양이 탱고와 집사 남씨의 궁디팡팡 에세이
남씨 지음 / 시공사 / 2017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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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처럼 아님 말고

남씨

 

책을 사면서 껴서 산 책이다. 사고자 했던 책은 따로 있었다. 그 책을 사면서 우연히 아무런 정보없이 금시초문의 책을 집어들었다. 그런 경우 실패율은 90퍼센트다. 이제는 그러지 말아야지 하면서도 이 버릇은 아직도 내 곁에 남아 불쑥불쑥 고개를 든다.

 

그런데 성공이다

 

이 책은 좋았다. 담백하면서도 나에게 필요한 감정들을 천천히 안겨주었다. 부담스럽지 않게.

나는 애완이라는 말, 반려라는 말과는 거리가 먼 사람이다. 동물을 만질 때 느껴지는 그 물컹하고 따뜻한 느낌이 차갑고 날이 선 무엇이 되는 것 같은, 몸을 떨게 했던 때가 선연하다. 이 말인즉슨, 고양이에 포인트를 두고 써내려간 글이지만, 고양이를 중점에 두고 읽지 않아도 무방한 책이라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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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트] 아이사와 리쿠 상.하 세트 - 전2권
호시 요리코 지음, 박정임 옮김 / 이봄 / 201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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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사와 리쿠

호시 요리코

 

글 쓰는 거? 별거 아니지요. 하루에 십 분이라도, 몇 글자라도 쓰면 되는 글쓰기? ~거 아니지요? 그런 게, 그게, 저에게는 참~ ~거입니다. 하루 종일 의미 없이 스마트폰을 만지지만, 계속해서 더 만지고만 싶은데, 왜 글을 쓰는 것은 그렇게도 힘든 것일까요. 심지어 다른 일을 할 때도 스마트폰이 하고 싶어서 온전히 집중하지 못하는. 무기력하게 폰만 들여다보며 사는 것이 내 인생입니다.

그래도 나름 얼마 전부터는 책을 다시 읽어보려고 하고는 있습니다. 그리고 책만 읽는 것보다는 독후감을 쓰면서 책을 읽고 난 아주 작은 느낌 한 줄이라도 정리하는 것이 책을 읽는 진정한 의미라는 것 정도는 아는 내가 시간을 정해서 글을 쓰려고 훈련을 하고 있습니다. 이것은 나를 기르는 훈련에 가깝습니다.

 

이 책은 감정을 지어내는 여자아이가 한 가족을 통해 치유되고 사람으로 성장해가는 일종의 단추를 얻게 되는 이야기입니다. 이 책도 일본 사회 특성을 배경으로 양육의 면에서 주의깊게 바라볼 만한 내용을 던져주는 책이었습니다.

 

양육이라고 하니, 얼마 전 있었던 일이 떠오르네요. 어느 날 병원에 아이가 검사를 받으러 왔는데, 정해진 시간에 아이는 도착하지 않고, 아이 엄마의 목소리만 검사실에 타고 들어옵니다. 검사실에 도착하기 전부터 아이 엄마가 지속적으로 전화를 걸어서 불평을 하는 거죠. 목소리가 날이 서다 못해 누구라도 베어 버릴 것 같네요.

마스크없이 왜 안 들여보내주냐.”

다른 사람은 들어간 거 봤는데.”

내가 차에 마스크를 두고 왔는데, 괘씸해서 안 가지러 간다.”

아이만 먼저 들여보냈는데, 왜 아이를 안 데리러 오냐.”

결국 검사 예정 시간보다 늦게 검사실에 들어와서는,

아이 엄마가 대뜸

엄마가 이상해서 아이가 이상하다고 생각하지 마세요!”라고 하는 것입니다.

.......

왜 자신의 문제를 타인의 탓으로 돌리고 화를 내며 사는 것일까요. 엄마가 화를 조절하지 못해 이리저리 쏘아대고 있는 모습을 지켜보는 아이가 바로 옆에 있었을 텐데. 부인하고 부정만 하고는 긍정적인 삶을 살아갈 수 없습니다. 처음에는 방어였겠지만, 그것은 늪이에요. 가족환경 문제로 아이가 영향을 받아 심리적인 문제를 안고 있는 케이스들은 손을 쓸 수가 없는 게 현실입니다. 가족이 사람을 병들게 하는 것이 눈에 보이지만 지켜줄 수 없는 구조. 나도 그랬으니까요. 우리는 가족이어서 그래도 된다는 생각을 버리고 가족이어서 서로를 지켜줄 수 있는 존재가 되려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눈 떠보니 가족이 아니라, 눈을 뜨고 살고 싶은 가족이 있는 환경에서 살아가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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탐정 클럽 - 그들은 늘 마지막에 온다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양억관 옮김 / 노블마인 / 201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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탐정클럽

히가시노 게이고

 

단편 여러 개가 모여 하나의 책으로. 단편끼리 연결되어 있지는 않으나, 각 단편들이 사건이 발생하고 그것을 어떻게 풀어가는지에 대한 이야기라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

사건 발생 후의 이야기를 탐정의 입장에서 풀어가는 것이 아니라, 사건에 나오는 인물들의 이야기를 중심으로 보여주는 것과 함께 탐정이 이 인물들을 어떻게 분석하고 범인을 지목하는지를 보여준다. 마치 이런 글을 쓰는 것은 아침에 일어나 물을 마시는 것처럼 자연스럽고 막힘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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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왕자
앙투안 드 생텍쥐페리 지음, 황현산 옮김 / 열린책들 / 201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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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왕자

생텍쥐베리

 

 

내가 처음 이 책을 접한 나이는 초등학교 6학년, 13살이었다. 도서관에서 무슨 생각으로 대출을 받아왔는지는 모르겠지만, 무슨 의미인지 파악하지 못하면서, 책에서 손을 놓지 못한 채 읽어내려갔던 기억이 있다. 책을 읽었던 방문 뒤의 장소, 나의 자세, 그때의 마음이 함께 기억되어 있다.

그리고 중간중간 다시 읽다가 말다가를 했었는데, 이번에는 7살 딸아이와 읽었다. 처음에는 책의 내용이 어려울까 싶어 주저했는데, 그건 나의 기우에 지나지 않았다.

 

모자 속에 코끼리가 들어있다는 표현에 이게 뭐야라고 생각했는데, 아이가 까르르 웃었다. 상자 구멍 속에 양이 들어있다는 이야기에 5살 남자아이도 웃었다. 길들여지고 관계를 맺는다는 것을 아이와 엄마의 관계에서 이야기를 하니, 미소지으며 엄마에게 폭 안긴다.

 

나는 잠이 들어 내 가슴에 올려놓는 아이 손의 따스함에 길들여지고, 아이들의 웃음소리에 길들여지고, “엄마 빨리와라는 말과 글에 뭉클해지며 아이들과 만날 시간을 기다리는. 나는 내 아이들과의 관계에 길들여져 수 많은 사람들 중에서 하나뿐인 소중한 빛으로 존재하고 있다. 왜 나는 이토록 당연하고 단순한 것들을 소중히 여기지 못하고 삶에만 쫒겨 지내는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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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사소한 것에 목숨을 건다
리처드 칼슨 지음, 강미경 옮김 / 창작시대 / 201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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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사소한 것에 목숨을 건다

리차드 칼슨

 

1년 정도를 너튜브의 늪에 빠져 지냈다. 연예인, 드라마 관련 수많은 짤을 보다가 하루를 꼴딱 넘기기도 했다. 그래도 다행인 것은 아무리 너튜브의 내용이 많다지만 무한대는 아니라는 것에 있다. 어느 정도 보다 보면 볼 게 많이 남아 있지 않아서 자연스럽게 하루를 꼴딱 넘기는 일이 줄어들게 된다. 물론 생각지 않았던 주제들이 연관되어 올라오기도 해서 너튜브를 끊을 수는 없다. 그 중 심리학 관련 일을 하는 이가 나오는 짤이 있었는데, 거기에서 언급된 책이 바로 우리는 사소한 것에 목숨을 건다이다. 이 책은 출간된지 오래됐고, 책 속에는 무려 99가지의 “..해라, ..하지 마라가 있다. 그 수많은 해라/하지마라는 하나로 연결된다. 바로 사소한 것에 목숨을 걸어서 좋을 게 없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부부가 이혼을 하게 되는데는 아주 사소한 것에서부터 시작을 한단다. 처음에는 치약을 누구는 가운데를 꾹 누르고, 누군가는 밑에서부터 올려서 쓰는 것과 같은 것으로 시작한다.

그렇게 하지 말아줄래?

하지 말랬지?

언제 고칠래?

당신이 나를 얼마나 무시하면 그런 거 하나 안 고치는 거야? 라는 것으로 확장되는 것 뿐 아니라, 문제는 여기 저기로 번져간다. 변기 물은 왜 안 내려... 하면서 다른 것들로 옮겨가고 이런 사소한 것들이 뭉치고 뭉쳐 폭탄이 되어 이혼을 하게 만드는 것이라는 것이다.

 

얼마 전에 어떤 이가 말하길, 자신에게 홀애비 냄새가 난다고 했는데, 그 이후로 냄새가 나면 어쩌지하고 계속 생각하게 돼서 학교 수업에 집중할 수 없고 결국에는 학교도 그만두고 집에만 있게 됐다는 것이다. 여기서 문제는 누군가는 이런 말을 들었을 때, ‘그럴 수도 있지하고 넘어가는데, 누군가는 생각을 전환하지 못하고 꼬리에 꼬리를 물고 계속 생각하는 데에 있다. 모든 마음의 병은 이것에서 시작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나도 그럴 때가 있었고 모두가 그럴 때를 만날 수 있다. 그럴 때 내 삶의 전경이 무엇인지를 생각해보면 이러한 것들은 배경으로 물러날 수 있게 할 수 있지 않을까. 왜 이러한 구질구질한 배경이 내 삶의 전경이 되게 만들어야 한다는 말인가. 그러기엔 내가 너무 애처롭지 않은가. 누구보다 잘 나지는 못해도, 애처롭게까지는 만들지 말기를.

 

나 같은 경우는 고등학교 1학년 때 한 아이가 특유의 웃음을 지으며 그렇게도 나의 단점을 잡아 비아냥거렸다. 한참 예민한 시기에 내가 입냄 새가 난다는 것을 대놓고 말하지는 않고,

오늘 김 먹고 왔냐식의 말을 등교하자마자 해댔다. 이 아이는 학기 초에는 친하게 지내냐며 들러붙다가 내가 성적이 잘 나오자, 시기를 하기 시작하더니 나를 무리에서 은근히 따돌렸다. 그리고 아침마다 비아냥거리는 것을 멈추지 않았다. 내가 바보이지 않은 한 내가 입냄새가 나서 놀리고 있다는 것을 왜 모르겠는가. 그때 나는,

! 어떻게 알았어.”라고 대처할 수밖에 없었다. 그 뒤로 사람들 가까이서 말을 하지 않고, 양치질을 더 자주 했다. 그렇다고 그 아이의 비아냥으로 인해 학교 수업에 집중을 하지 못하거나, 학교를 그만 두어야 겠다고 생각하지는 않았다. 지금 생각해보면 다행히도 나는 생각보다 나 자신을 아꼈으리라.

 

학창시절의 안 좋았던 일을 기억하고 있지만, 그 아이가 여전히 기억하고 있는지, 아직도 그렇게 살고 있는지 나는 알지 못한다. 그것을 아는 것이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 안 좋았던 순간에 매몰되어 나 자신을 사랑하는 일을 놓지 않는 것. 그게 중요한 것이 아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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