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가 봄이었어요
나태주 지음, 더여린 그림 / 문학세계사 / 202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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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가 봄이었어요

나태주 지음

 

말하고자 하는 것은 이 시 하나면 충분할 것 같다.

 

[나는 반대에요

 

엄마가 말했어요

 

내가 있어 우리 집이

천국이라고

내가 웃어서

베란다 화분 꽃을 피운다고

 

그러나 나는 반대예요

 

우리 집엔 엄마가 있어서

천국이고

엄마가 물을 주고 돌보니까

베란다 화분의 꽃도 피는 거라고

 

그건 분명 그래요

 

엄마가 있는 곳은 어디나

나에게 천국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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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애틀의 잠 못 이루는 서점 - ‘아마존’의 도시에서 동네 서점이 사는 법
이현주 지음 / 유유 / 2018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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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애틀의 잠못이루는 서점

아마존의 도시에서 동네 서점이 사는 법

이현주 지음

 

그리고 김소영의 [진작 할 걸 그랬어]

 

독립서적느낌으로 디자인한 시애틀의 서점 투어 일기, 출판사에서 글밥꽤나 읽었던 저자의 필력이 너무 자연스러워서 저자의 다른 책도 살피게 됐다.

현지인들과 그리 길지 않게 인터뷰했을 텐데, 저자가 필요로 하는 것들은 다 뽑아 낸 것 도, 너무나 자연스럽게 이야기를 풀어낸 것도, 시애틀의 서점주인들과의 이야기를 한글로 듣는 것은 마치 서점이 한국에 들어와 이색적인 매력을 뿜어내는 것만 같다.

 

[때로는 즐거운 일이 때로는 버거운 일이 있어서 삶이 울퉁불퉁해지듯이 서점의 세월도 그렇게 흘러갔으리라. 어쩐지 애틋해진 기분. 물론 이 공간을 계속 유지하려면 긴장과 갈등이 계속되리라는 것도 잘 알아요.

 

구입했다는 사실만으로도 하고자 한 일의 절반쯤은 해치운 듯 한껏 게을러지게 만든다.

저는 책을 좋아하는 사람을 좋아해요. 매력이라는 연단을 딛고 모두가 읽는 곳을 꿈꾸며. 우린 모두 무언가를 읽고 그 안에서 내 삶과 타인의 삶을, 세상을 발견한다.

 

엄마가 갔던 서점을 아들이 가고, 아버지가 읽었던 고전의 새로운 판본을 딸이 같은 서점에서 사 읽고, 언제든 서점에 가면 아는 얼굴을 한둘쯤은 만날 수 있고, 서점을 약속 장소 삼아 친구를 만나고 근처의 카페와 작은 가게를 돌아보는 휴일의 일상을 그려보니 익숙해서 안전하고 따뜻한 마을의 풍경이 그려진다. 지금 시작해서 사십년 이상의 역삭를 바라보는 서점이 도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여깃 돈이 많아야 할까. 이런저런 생각을 하게 됐다.

 

음식과 음료가 구비되어 있을 것, 많은 사람이 걸어서 접근하기 좋을 것, 자주 모이는 정기 방문자, 편안하고 따뜻한 분위기, 새로운 사람과 오래된 사람이 함께할 것.]

 

김소영의 [진작 할 걸 그랬어]도 같이 읽으면 좋다. 놀러 갔다고는 하지만 일하러 간 것이 명백한. 일본 서점을 살펴보고, 한국에 당인리 책 발전소를 낸 김소영의 이야기. 나도 곧 100편의 책 이야기를 마무리하면 다시 대전 동네 서점 몇 곳을 천천히 바라보고 글을 올리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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곰돌이 푸, 행복한 일은 매일 있어 - 아직 행복을 기다리는 우리에게 곰돌이 푸 시리즈
곰돌이 푸 원작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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곰돌이 푸, 행복한 일은 매일 있어

아직 행복을 기다리는 우리에게

곰돌이 푸 원작

 

왜 행복하고 싶을까? 왜 그리 행복에 목마를까? 정작 뭐가 행복인지도 모르면서 그저 행복이다. 나에게 행복이란 무엇일까?

 

작은 행복마저 흘러보내고, 큰 행복만 바라고 있는.

 

어쩌면 매일 매순간 행복하지 않을지 모른다. 아니 행복할 수 없다. 그러면 어떠냐. 행복했던 적이 분명 있는데, 왜 더더더더더만 왜치고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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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톨의 밀알
응구기 와 시옹오 지음, 왕은철 옮김 / 은행나무 / 2016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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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톨의 밀알

옹구기 와 티옹오 지음

왕은철 옮김

 

The April bookclub

20226

 

싸움, 전쟁에 대해 회피한다. 의도적으로 피한다. 불필요한 감정이 뛰어드는 것 같다. 정치싸움 정말 필요없는 것이라 여긴다. 그래서 매번 그런 기색이라도 생기려는 것에는 기권을 표한다. 심하게 싫어한다.

 

사극을 보는 이유는 그 안에 로맨스가 있어서다. 여기에도 분명 뛰어난 매력으로 누구를 선택하고 배신하고 다시 만나는 일련의 과정들이 있다. 그런데 호기롭게 잡았던 이 책이, 처음 몇 페이지는 분명 재미나게 봤던 글들이 어지러지면서 어려웠다. 작가의 책 중 그마나 제일 가볍게 볼 수 있다던데, 나는 전혀 그렇지 않았다. 안보던 옮긴이의 말도 읽었다. 이 책을 내가 이해하는 것이 맞는지 확인해야 했다. 나한테서 보이지 않던 부분들을 의식하게 하는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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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지 않는다는 말
김연수 지음 / 마음의숲 / 201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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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지 않는 다는 말

김연수

 

[일어나지 않았으면 참 좋았을 일들이 그때부터 내 주위에서 많이 일어났다. 열심히 운동하면 병에 걸리지 않는게 정상적이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도 굉장히 많다. 또 착한 사람들보다 나쁜 사람들, 모두들 싫어하는 정말 나쁜 사람들이 더 오래, 그리고 잘산다. 굳이 말하자면 그런 식의 일이었다. 인생은 가끔씩 그렇게 아무리 해도 안되는 불합리의 터널 속으로 들어간다.

 

나쁜 사람들은 여전히 나쁘고, 강한 사람들은 여전히 자신의 힘을 이기적으로 사용하고, 가진 사람들은 여전히 더 많이 가지려고 애쓴다. 자란다는 건 내일의 세계가 오늘의 세계보다 더 나아진다는 걸 믿는 일일텐데, 세상이 이 모양이라는 걸 아는 순간부터 우리는 자라기가 좀 힘들어진다.

 

지금 이순간에 집중할 수 있다면, 두려움과 공포와 절망과 좌절이 지금 이순간에는 존재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는 걸. 내 절망과 좌절은 과거에 있거나 두려움과 공포는 미래에 있다는 걸 지금 이순간에는 오직 지금 이 순간의 감각적 세계뿐이라는 걸.

 

달리기를 하는 이유는 절망과 좌절, 두려움과 공포가 거기 없다는 걸 확인하기 위해서다. 거기에는 오직 길과 바람과 햇살과 그리고 심장과 근유과 호흡뿐이다. 나는 행복하기 때문에 달리고 달리기 때문에 행복하다. 이 과정을 통해 나는 가장 순수한 나를 만난다. 달리기를 통해 사람들은 자신이 누구인지 깨닫게 된다.

 

휴식이란 내가 사는 세계가 어떤 곳인지 경험하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바쁜 와중에 잠시 시간을 내서 쉴 때마다 나는 깨닫는다. 나를 둘러싼 반경 10미터 정도, 이게 바로 내가 사는 세계의 전부구나. 어쩌면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 몇 명, 혹은 좋아하는 물건들 몇 개, 물론 세계는 넓고 할 일은 많지만, 잠깐 시간을 내어서 가만히 앉아 있으면 세계가 그렇게 넓을 이유도, 또 할 일이 그렇게 많을 까닭도 없다는 걸 느끼게 된다. 그렇다면 정말 나는 잘 쉰 셈이다.

 

겨울다운 겨울에 우리는 우리다운 우리가 된다. 요령은 간단하다. 지금은 호시절이고 모두 영웅호걸 절세가인이며 우리는 꽃보다 아름답게 만나게 됐다. 의심하지 말자.

 

나는 꽃나무처럼 여전히 자라고 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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