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정 클럽 - 그들은 늘 마지막에 온다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양억관 옮김 / 노블마인 / 201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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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탐정클럽

히가시노 게이고

 

단편 여러 개가 모여 하나의 책으로. 단편끼리 연결되어 있지는 않으나, 각 단편들이 사건이 발생하고 그것을 어떻게 풀어가는지에 대한 이야기라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

사건 발생 후의 이야기를 탐정의 입장에서 풀어가는 것이 아니라, 사건에 나오는 인물들의 이야기를 중심으로 보여주는 것과 함께 탐정이 이 인물들을 어떻게 분석하고 범인을 지목하는지를 보여준다. 마치 이런 글을 쓰는 것은 아침에 일어나 물을 마시는 것처럼 자연스럽고 막힘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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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왕자
앙투안 드 생텍쥐페리 지음, 황현산 옮김 / 열린책들 / 201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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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왕자

생텍쥐베리

 

 

내가 처음 이 책을 접한 나이는 초등학교 6학년, 13살이었다. 도서관에서 무슨 생각으로 대출을 받아왔는지는 모르겠지만, 무슨 의미인지 파악하지 못하면서, 책에서 손을 놓지 못한 채 읽어내려갔던 기억이 있다. 책을 읽었던 방문 뒤의 장소, 나의 자세, 그때의 마음이 함께 기억되어 있다.

그리고 중간중간 다시 읽다가 말다가를 했었는데, 이번에는 7살 딸아이와 읽었다. 처음에는 책의 내용이 어려울까 싶어 주저했는데, 그건 나의 기우에 지나지 않았다.

 

모자 속에 코끼리가 들어있다는 표현에 이게 뭐야라고 생각했는데, 아이가 까르르 웃었다. 상자 구멍 속에 양이 들어있다는 이야기에 5살 남자아이도 웃었다. 길들여지고 관계를 맺는다는 것을 아이와 엄마의 관계에서 이야기를 하니, 미소지으며 엄마에게 폭 안긴다.

 

나는 잠이 들어 내 가슴에 올려놓는 아이 손의 따스함에 길들여지고, 아이들의 웃음소리에 길들여지고, “엄마 빨리와라는 말과 글에 뭉클해지며 아이들과 만날 시간을 기다리는. 나는 내 아이들과의 관계에 길들여져 수 많은 사람들 중에서 하나뿐인 소중한 빛으로 존재하고 있다. 왜 나는 이토록 당연하고 단순한 것들을 소중히 여기지 못하고 삶에만 쫒겨 지내는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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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사소한 것에 목숨을 건다
리처드 칼슨 지음, 강미경 옮김 / 창작시대 / 201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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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사소한 것에 목숨을 건다

리차드 칼슨

 

1년 정도를 너튜브의 늪에 빠져 지냈다. 연예인, 드라마 관련 수많은 짤을 보다가 하루를 꼴딱 넘기기도 했다. 그래도 다행인 것은 아무리 너튜브의 내용이 많다지만 무한대는 아니라는 것에 있다. 어느 정도 보다 보면 볼 게 많이 남아 있지 않아서 자연스럽게 하루를 꼴딱 넘기는 일이 줄어들게 된다. 물론 생각지 않았던 주제들이 연관되어 올라오기도 해서 너튜브를 끊을 수는 없다. 그 중 심리학 관련 일을 하는 이가 나오는 짤이 있었는데, 거기에서 언급된 책이 바로 우리는 사소한 것에 목숨을 건다이다. 이 책은 출간된지 오래됐고, 책 속에는 무려 99가지의 “..해라, ..하지 마라가 있다. 그 수많은 해라/하지마라는 하나로 연결된다. 바로 사소한 것에 목숨을 걸어서 좋을 게 없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부부가 이혼을 하게 되는데는 아주 사소한 것에서부터 시작을 한단다. 처음에는 치약을 누구는 가운데를 꾹 누르고, 누군가는 밑에서부터 올려서 쓰는 것과 같은 것으로 시작한다.

그렇게 하지 말아줄래?

하지 말랬지?

언제 고칠래?

당신이 나를 얼마나 무시하면 그런 거 하나 안 고치는 거야? 라는 것으로 확장되는 것 뿐 아니라, 문제는 여기 저기로 번져간다. 변기 물은 왜 안 내려... 하면서 다른 것들로 옮겨가고 이런 사소한 것들이 뭉치고 뭉쳐 폭탄이 되어 이혼을 하게 만드는 것이라는 것이다.

 

얼마 전에 어떤 이가 말하길, 자신에게 홀애비 냄새가 난다고 했는데, 그 이후로 냄새가 나면 어쩌지하고 계속 생각하게 돼서 학교 수업에 집중할 수 없고 결국에는 학교도 그만두고 집에만 있게 됐다는 것이다. 여기서 문제는 누군가는 이런 말을 들었을 때, ‘그럴 수도 있지하고 넘어가는데, 누군가는 생각을 전환하지 못하고 꼬리에 꼬리를 물고 계속 생각하는 데에 있다. 모든 마음의 병은 이것에서 시작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나도 그럴 때가 있었고 모두가 그럴 때를 만날 수 있다. 그럴 때 내 삶의 전경이 무엇인지를 생각해보면 이러한 것들은 배경으로 물러날 수 있게 할 수 있지 않을까. 왜 이러한 구질구질한 배경이 내 삶의 전경이 되게 만들어야 한다는 말인가. 그러기엔 내가 너무 애처롭지 않은가. 누구보다 잘 나지는 못해도, 애처롭게까지는 만들지 말기를.

 

나 같은 경우는 고등학교 1학년 때 한 아이가 특유의 웃음을 지으며 그렇게도 나의 단점을 잡아 비아냥거렸다. 한참 예민한 시기에 내가 입냄 새가 난다는 것을 대놓고 말하지는 않고,

오늘 김 먹고 왔냐식의 말을 등교하자마자 해댔다. 이 아이는 학기 초에는 친하게 지내냐며 들러붙다가 내가 성적이 잘 나오자, 시기를 하기 시작하더니 나를 무리에서 은근히 따돌렸다. 그리고 아침마다 비아냥거리는 것을 멈추지 않았다. 내가 바보이지 않은 한 내가 입냄새가 나서 놀리고 있다는 것을 왜 모르겠는가. 그때 나는,

! 어떻게 알았어.”라고 대처할 수밖에 없었다. 그 뒤로 사람들 가까이서 말을 하지 않고, 양치질을 더 자주 했다. 그렇다고 그 아이의 비아냥으로 인해 학교 수업에 집중을 하지 못하거나, 학교를 그만 두어야 겠다고 생각하지는 않았다. 지금 생각해보면 다행히도 나는 생각보다 나 자신을 아꼈으리라.

 

학창시절의 안 좋았던 일을 기억하고 있지만, 그 아이가 여전히 기억하고 있는지, 아직도 그렇게 살고 있는지 나는 알지 못한다. 그것을 아는 것이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 안 좋았던 순간에 매몰되어 나 자신을 사랑하는 일을 놓지 않는 것. 그게 중요한 것이 아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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있으려나 서점
요시타케 신스케 지음, 고향옥 옮김 / 온다 / 2018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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있으려나 서점

요시타케 신스케

 

사고 싶게 만드는 책이 있다. 내용도 알지 못하면서.

, 서점, 도서관. 좋아한다.

서점이 들어가 있는 책, 좋아한다.

내 안의 서점이라는 도식이 이런 끌림을 만들어 내는 것 같다.

 

예전에 사람책이라는 EBS 동영상을 본 기억이 난다.

예를 들어 책을 신청하는 사람이 성소수자에 관한 내용을 신청하면, 실제로 이에 해당하는 사람이 나와서 직접 자신의 이야기를 들려주는 것이다. 책은 우리가 가지고 있는 정형화된 그릇에서 정보를 주는 매체라는 의미를 가지고 무한대로 확장해 간다.

 

나는 어떤 사람책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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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무 살
김연수 지음 / 문학동네 / 201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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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무살

김연수

 

202118일 금요일

The April Bookclub

 

나는 아직도 글을 잘 쓴다는 것이 뭔지 알지 못한다. 잘 쓰여진 글이란 무엇인가. 주어와 술어의 시제가 일치하고, 문장의 길이가 길지 않으면서 담백하고 등등의 요소들로 말할 수 있을까. 시간이 지나면서 글이라는 것에, 작가라는 것에 수많은 안개와 장치들을 심어놓는다. 글이라는 것은 애초에 내 마음에 와 닿으면 그것으로 충분하지 않은가.

이렇게 아직도 글에 대해 잘 모르는 나는 글을 좀 쓴다하는 작가의 초기작에 문을 두드려보곤 한다. 박완서, 김영하, 김연수, 은희경 등등. 그런데 처음이 더 자연스럽고 나답다는 것을 느끼게 하는 글의 정규분포에 한국의 글들은 포함되지 않을 때가 많다. 외국의 명작들은 오랜 시간이 지나도 현재를 느끼게 하고, 유행이라는 것에 얽매이지 않는 초연함을 가지고 있는데, 한국의 작가들은 글을 쓸 때의 유행을 타는 경우가 있다.

 

김연수의 스무살에서 김영하의 옥수수와 나에서 받은 느낌을 또 다시 받고 보니, 등단 시기에 주최측이 담고 있는 그릇이 무엇인지가 중요하구나. 하고 다시금 생각하게 한다. 내가 그 시절 박민규의 글을 보고 놀라고 놀라워했으나, 다시금 책을 들기 무서운 것처럼 글에도 분명 유행이 있다. 2021년의 시점에서는 그렇지 않은 작가의 책이 덜 불편하고 더 잘 스며드는 것 또한 분명하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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