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쁨에도 슬픔에도 아랑곳없이 - 박준의 시를 읽는 마음
박준 지음 / 난다 / 202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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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쁨에도 슬픔에도 아랑곳없이

박준

 


처음 펼쳤을 때는 내가 원했던 구조가 아니어서 읽지 말까? 고민했다. 서점에서 눈으로 보고 사지 않은지 꽤 되어 펼치고 나서 당황하는 일이 적지 않다. 덕분에 여러 방향의 책을 접할 수 있다는 이점도 있다. 만약 직접 보았다면 사지 않았을 책이 내게 오고, 책 가격이 만만치 않기에 일단은 읽어야 한다는 생각으로 펼치게 되는.

그런데 역시 박준이다. 사람은 학력으로 나이로 외모로 평가하기에는 진득한 간지러움을 가지고 글을 쓰는 이가 있다. 나에게는 그게 박준이다.

 

일제강점기 시작점에 태어난 시인부터 현대까지 있다간 시인을 순차적으로 나타냈다. 소리내어 읽게 만드는 마법.

 

[호수1, 정지용

 

얼굴 하나야

손바닥 둘로

폭 가려지지만

 

보고싶은 마음

호수 같아서

눈 감을밖에.]

아이들과 함께 시를 외우고, 낭송했다. 외운다는 건 잊혀진다는 거지만, 그래도 외운다는 건 기억하고 싶다는 마음. 아이들은 놀이로, 목적을 이룰 댓가로 외우고, 나는 아! 탄식과 감탄으로 외웠다.

 

언제까지 밖으로 나올지 모르겠지만, 그 시대를 살았던 이들의 찬란했던 슬픔을 아직은 말로 간직하고 있다. 시간이 흘러 마음만으로만 담아둘 수 있게 되어도, 이제 나는 모른 던 시절로 돌아갈 수 없게 된 지 오래된 사람이 되어 있을 게다. 가슴이 쪼여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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