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고외주 - 생각하지 않는 인간의 출현
홍진기 지음 / 어크로스 / 202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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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고외주

홍진기

 

같은 말을 계속! 진짜! 계속! 진짜! 반복한다. 계속을 두 번 쓰는 것도 신경 쓰이는데, 저자는 왜 150쪽 분량에서 2/3를 반복하고 있을까? ‘AI에 다 물어보지 말고, 생각하면서 생활해라. 그래야 나라는 주체가 있다’라는 두 문장을 불리기는 쉽지 않았을 것이다. 그러면 쓰지를 말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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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누구인지(정체성), 무엇을 원하는지(욕망), 그리고 어떤 책임을 질 것인지(윤리)를 끊임없이 묻고 언어화할 때 우리는 기술에 매몰되지 않고 기술의 방향을 결정하는 주체로 설 수 있다.

 

어린이들이 유독 꿈을 많이 꾸고 잠꼬대를 자주 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아이들에게 세상은 매일이 낯선 경험의 연속이고 뇌는 낮 동안 흡수한 방대한 정보를 밤새 부지런히 실어 나르며 재정렬한다. 풍부한 경험을 먹고 자란 아이의 뇌가 독창적인 상상력의 지도를 그리는 원리이다. 어른이 되어 뇌가 효율성을 위해 패턴화되더라도 많이 보고 겪고 실패한 사람일수록 뇌 속에 저장된 재료가 풍부하다.

 

지금 세계가 누구도 명령하지 않는데, 누구도 강제하지 않는데, 모두가 같은 박자 위에서 움직인다. 같은 영상을 보고, 같은 단어로 검색하고, 같은 시각에 같은 뉴스에 반응한다.

 

과거에는 먼저 아는 사람이 유리했다면 지금은 모두가 거의 동시에 안다는 전제 위에서 세상이 움직인다.

 

우리는 편리함에 빠르게 적응하고, 불편함에는 천천히 무뎌진다.

 

인터넷과 SNS를 볼 때도 비슷한 감각을 자주 느낀다. 분명 수많은 콘텐츠를 소비했는데 이상하게도 마음속에는 아무것도 남지 않는 순간들. 화면은 화려하다. 정보도 많다. 자극도 강하다. 그런데 한참을 보고 나면 묘한 공허함이 남는다. 왜 그럴까 생각해보면 많은 콘텐츠가 서로 너무 닮아있기 때문이다.

 

왜 이 일을 하는가. 왜 이 관계를 지키는가. 왜 이 불편함을 감수하는가. 이 질문의 끝에는 내가 납득할 수 있는 삶을 살고 싶다.

 

보고서는 훌륭한데, 쓴 사람은 누군인지 잘 모르겠다. 그것은 자기 이름을 결과에 붙이는 일을 잠시 미루어둔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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