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판본 싯다르타 - 1922년 오리지널 초판본 표지디자인 더스토리 초판본 시리즈
헤르만 헤세 지음, 박진권 옮김 / 더스토리 / 202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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싯다르타

헤르만 헤세 지음

강영옥 옮김

 

그리스인 조르바, 싯다르타, 한 사람의 인생을 따라가면서 이야기하는, 그러면서 극찬을 마다하지 않는 이들이 발생하는 책. 그런데 정작 내가 읽으면서 극찬까지는 아니게 되는 책. 그런 책이 있다고 해서 주눅들지 말자. 사람은 다 자기의 고유한 특성을 가지고 태어난 유일무이한 존재이니까.

 

고귀한 집안의 태생 싯다르타가 부의 길, 빈의 길, 사랑의 길, 자식과 함께 하는 길을 만나는 것을 보면서 우리가 깨닫게 되는 것들. 그저 나는 아~ 이 사람은 무언가에 책임을 지지 않고 이번 생은 오로지 자신만을 위해 살기로 했구나. 자신 하나만 깨우치면 되는 것이구나. 어쩌면 이것이 인생이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단적인 대사를 인용하자면 저는 생각을 할 수 있고, 기다릴 수 있고, 단식을 할 수 있습니다

 

나도 오늘 한번 해볼까? 안 좋을 일이 생겼을 때 부정적 감정에 휩싸이지 않기. 처음부터 내것이 아니었던 냥 하기. 그런데 부적 감정이 드는 건 당연한 거 아닌가? 연습으로 본능적인 감정을 바꾸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지? 부정을 부정하기. 그렇다고 근심하고 분노하고 인상을 쓰고 밤잠을 설쳐야만 하는 것도 아니니까.

 

 

[그를 지배할 수 없어.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고, 손해를 걱정하지도 않아.

손실이 발생하면 그저 웃으며 이렇게 말했다. “이를 어쩌나, 일이 잘 안되었군요!”

 

자신이 그들과 비슷해져 갈수록 그들을 더 많이 부러워했다. 그는 자신에게는 없지만 그들이 가지고 있는 한 가지, 그들이 자신의 삶에서 중요한 의미를 부여하는 것, 기쁨과 불안에 대한 열정, 한없이 사랑하는 것들이 주는 불안하고도 달콤한 행복을 부러워했다. 이런 사람들은 자기 자신에게 여자에게, 아이에게, 명예나 돈에, 계획이나 희망에 점점 빠져 갔다. 하지만 그는 이들에게서 이런 것들을 배우지 않았고, 이들의 어린아이 같은 기쁨과 어린아이 같은 어리석음도 배우지 않았다. 그런데 그는 이들에게서 자신이 그토록 경멸했던 불쾌한 행실들을 배웠다. 밤새 사람들과 어울리다가 아침이 될 때까지 누워서 뒹굴다가 몽롱하고 피곤하다고 느끼는 날이 점점 많아졌다. 카마스바마가 자신의 걱정거리를 털어놓을 때면 지루하고 화가 나서 견딜 수 없었다. 주사위 놀이에 크게 졌을 때 지나치게 크게 웃는 일도 있었다. 여전히 그의 얼굴에서는 다른 사람들보다 총명하고 지적인 분위기가 풍겼지만, 그가 웃는 일은 드물었고, 점점 다른 모습, 부유한 사람들의 얼굴에서 흔히 보이는 그런 모습으로 변해갔다. 그의 표정에는 불만족과 병약함과 언짢음과 나태함과 무정함이 담겨 있었다. 부자병이 서서히 그의 영혼을 덮치고 있었다.

 

구하는 자는 이미 구해진 것만 생각하기 때문에, 이미 목표가 있기 때문에, 목표에 사로잡혀 있기 때문에 그의 눈에는 오로지 자신이 구하는 것만 보이고, 아무것도 찾을 수 없고, 자기 안에 그 무엇도 들어오는 것을 허용하지 않기 십상입니다. 반면 찾기란 자유롭게 존재하고 열린 상태로 두고 어떠한 목표도 갖지 않는 것을 의미합니다. 귀하신 분이여, 실제로 당신은 구도자인지 모릅니다. 당신은 목표를 향해 정진하며 자신의 눈앞 가까이 있는 많은 것들을 보지 않았으니까요.

 

너는 내리막길을 향해 가는 거야. 그는 혼잣말을 하며 웃었다. 내 눈이 웃으면 옳은 거였어. 생각을 통해 생각되고 말을 통해 말해질 수 있는 모든 것은 일방적이지. 모든 것을 일방적이고 모든 것을 반쪽짜리고, 모든 것을 전체, 한 바퀴, 합일을 이루지 못해. 그런데 이 삶은 이제 옛것이 되었고 죽었어. 밤이 늦었소. 이제 잠자리에 듭시다. 무슨 말씀을 하시는지 완전히 이해하지 못했습니다. 무슨 말씀을 하시려는 것입니까?

다른 것이 무엇인지는 말해 줄 수 없소. 나는 말하는 법도 모르고 생각하는 법도 모르오.

 

아들 없이 행복과 기쁨을 누리는 것보다 아들과 함께 지내며 괴로움과 근심에 시달리는 게 더 좋았다. 이런 무의미한 일들이 도돌이표처럼 반복되는 삶을 살면서 그는 지쳐 갔고, 나이 들었고, 병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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