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힐빌리의 노래 - 위기의 가정과 문화에 대한 회고
J. D. 밴스 지음, 김보람 옮김 / 흐름출판 / 2017년 8월
평점 :
힐빌리의 노래
J D 밴스 지음
김보람 옮김
The April Bookclub
넷플릭스에 영화로도 있던데. 안 보게 되네.
힐빌리의 노래를 읽으면서 내 삶의 만만치 않음을 본다. 나도 나의 노래를 써야 겠다.
힐빌리의 백인 노동 계층의 삶을 마치 흑인과 같은 삶이라고 이야기하는데. 그들은 모른다. 흑인의 삶이 얼마나 비참한지. 일부러 거지같이 사는 것과 억지로 거지로 사는 건 다르다. 아주 많이.
물론 힐빌리의 문제는 환경보다 유전자의 힘이 클 것이다. 그런 인간들만 모여 사니까. 그게 화장실을 가려면 어딘지도 모르는 홀로 떨어진 흑인 화장실에 가야하는 삶과 같다고 할 수 있을까?
갈수록 합리화가 넘쳐서 되담기를 거부하기 시작해서 변명의 늪에 빠지는 기분이었다.
[복지여왕: 경제 활동을 하지 않으면서, 정부의 복지 혜택을 이용해 사치스럽고 게으르게 사는 사람
내 정신 건강을 위해서 웬만하면 마주치지 않으려고 노력하는 사람들까지도.
장전된 총을 준비하고 다니는, 내면에 괴물을 숨겨놓고 사는 사람들.
별 것 아닌 논쟁을 지나치게 큰 싸움으로 몰고 갈 때가 많았다.
언제나 싸움으로 둘러싸여 있었기 때문에 내겐 싸움을 피해 숨을 곳조차 없었다.
열한 살짜리 눈에 담기에는 주변에 너무 많은 일들이 일어나고 있었다.
우리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고 울지도 않았다. 나는 그저 숨이 막힐 만큼 꼭 끌어안긴 채로 가만히 앉아 있었다. 그제야 모든 게 제자리를 찾아가고 있는 것 같다는 안도감이 들었다.
할보에게서는 항상 곰팡내가 났다. 옷을 빨긴 했지만, 세탁한 옷가지를 세탁기 안에 그대로 방치해두고 세탁물이 알아서 마르도록 내버려둔 탓이었다.
저 빈대같은 놈들이 우리가 낸 세금으로 술 처마시고 휴대전화도 쓰는데, 왜 평생을 일한 사람들이 근근이 먹고 사는지 이해가 안 된단 말이야.
남들에게는 근면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스스로는 부당한 대우 때문에 일을 못 해먹겠다고 합리화한다.
자녀에게 책임과 의무가 중요하다고 강조하여 말하지만, 행동으로 보여주지는 않는다.
그때 나는 누군가 지우개를 건넬 때 미소 짓는 사람이 되기로 마음먹었다. 그날의 경험이 없었더라면 노력조차 하지 않았을 테다.
노력 부족을 능력 부족으로 착각해서 스스로의 가치를 떨어뜨리며 살아왔다.
아주 화창한 날이었다.
두뇌 유출이란 떠날 능력이 있는 사람들이 대개 죽어가는 도시를 벗어나 학교나 일자리가 있는 도시로 떠났다가 그곳에 정착하는 현상을 가리킨다.
다음 날 아침 일찍 일어나 조깅을 했다.
처지를 제대로 알지도 못한 채 도우려고 할 때가 있다.
그의 인생은 오롯이 본인의 선택으로 이뤄낸 것이었으므로. 더 나은 선택을 해야만 인생도 나아질 것이다.
내게 나답게 살아도 된다고 허락했던 것이다.
벽장 속 괴물
우샤와 싸운다는 생각을 하면 우리 집안 대대로 내려오는 기질의 늪 속으로 빨려 들어가는 것 같았다. 나는 물려받지 않았다고 생각했던 종류의 스트레스, 슬픔, 두려움, 불안이 내 안에서 요동쳤다. 그것도 아주 극심하게
벽장 속에 가둬놓은 괴물로 변해가고 있다는 두려움은 무엇에 비할 수 없이 끔찍했다.
의견 충돌은 곧 전쟁이었고, 전쟁에서는 이겨야 했다.
어릴 때는 내 생존을 가능하게 했던 기질이, 커서는 성공을 방해한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나는 갈등을 마주할 때면 도망치거나 싸울 태세를 갖췄다.
사소한 모든 문제 때문에 피 터지게 싸울 필요는 없다고 지금까지도 내게 당부한다.
나는 바람직하게 행동하고도 몇 시간 동안이나 조용히 스스로를 비난했다.
참담한 현실을 숨기려는 힐빌리의 특성 탓에 이들의 목소리를 들을 기회가 없었는지도 모르고, 촌구석에서 답답하게 사는 사람들은 어떤 생각을 하든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했는지도 모른다. 어차피 세상을 바꾸는 건 권력이나 지식, 돈을 많이 가진 자들의 목소리라고 생각하지 않았을까? 돌아보면 우리 주변에도 여전히 자신의 목소리를 어떻게 내는지조차 모르는 사람들이 수두룩하다. 이들의 목소리가 들리지 않는다고 귀를 닫을 것인가? 무지한 사람들이라고 비난을 퍼부을 것인가? 정신 똑바로 차리라며 이들에게 돌을 던지기 전에, 이들이 처한 실상을 이해하고 이들의 눈으로 세상을 바라보려는 노력이 선행돼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