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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경사 바틀비 ㅣ 일러스트와 함께 읽는 세계명작
허먼 멜빌 지음, 공진호 옮김, 하비에르 사발라 그림 / 문학동네 / 2021년 5월
평점 :
필경사 바틀비
허먼 멜빌 지음
공진호 옮김
이 책을 사고, 또 샀다. 사고 나서 읽으려고 하는데, 못 찾는 경우가 있다. 비단 책 뿐만이 아니다. 얼마 전에는 디폼블록 망치를 못 찾았다. 심지어 2개나 있는데도 못 찾았다. 제주도에 가려고 가방을 꺼내려는데 아무리 봐도 백팩이 없다. 있어야 할 곳은 정해져 있는데, 없다.
그래서 다시 샀다. 구상중인 것이 있어 보려고 했는데, 끝내 못 찾은 것이다. 예전에는 한 번 읽은 책을 왜 다시 읽는지 이해가 되지 않았다. 그런데 요즘은 다시 읽으면 내가 나이가 들어 잊혀 진 것들이 많아지고, 그러는 와중 읽는 힘이 좋아진 면이 있어 안보이던 것들이 보이기도 한다. 왜 명작이라고 하는지 아주 잘 아는 현상을 겪는다.
이건 뭐, 와,,, 말해 뭐해. 어느 것 하나 허투루 쓰인 곳이 없어 미치겠고, 손을 놓고 싶지만 들러붙어 안 떨어지는 것같은 글들이 이어진다. 프란츠 카프카의 변신에 버금간다. 왜 이러는 거야. 왜 이러냐 당신들.
모비딕으로 알려진 허먼 멜빌. 80일간의 세계일주를 쓴 쥘 베른이랑 헷갈려 하는 나같은 이가 읽어도 뭐, 내가 그거 다 알아야 되나. 느끼면서 보기에는 부족함이 없다.
변호사 사무실에 들인 직원 필경사 바틀비는 어느 날부터 “안 하는 편을 택하겠습니다”라며 점차 하던 일에서 손을 떼고 사무실의 한 자리에 있기로 결정한다. 그래서? 결국 강제로 떠나게 되는 이야기이다. 월급루팡들의 이야기인가. 자신이 선택하는 것의 의미를 말하는 것인가. 정신의 피폐함을 말하는 것인가. 나는 자신의 인생을 함부로 대하며 안하는 편을 택하면서, 신세한탄만 하고 있는 사람 여럿을 알고 있다. 젖지 말자. 젖은 부분을 얼른 말리고 나오자. 나는 계속 무언가를 찾으려고 하는 나를 발견하고 아! 했다. 아! 하고 싶다면, 얼른 펼쳐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