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남자들도 조기 교육이 필요.

친구 어머니가 암에 걸리셨다.
발견이 늦어서 수술은 못하고 항암 치료를 하신단다.

진단과 병원 선정, 입원과 치료, 간호..... 그 과정에서 딸 셋인 집안의 맏딸인 친구가 거의 모든 결정을 한다. 
(친구가 10년 전에 임파선암을 이겨낸 경험이 있어서 친구의 의견이 존중된다.)

친구가 나에게 가끔 상의하는 전화를 하는데,  단 한 번도 아버지 이야기가 나오지 않았다.
그래서 나는 친구의 아버지가 안 계신 줄 알았다.

몇일 전에 조심스레 물었다. 아버지는?  하고.
친구 말이, 아버지는 계신데, 전혀 도움이 되지 않고 있단다.

친구 아버지는 직장에서도 꽤 성공하셨고,  지금은 은퇴 후에 소일삼아 강의를 나가신단다.
집에서 그동안 친구 어머니께서 지극히 보필하셨는지,  아버지는 전통적 '아버지'의 전형이시란다.

직장 다닐 때는 기사가 운전하는 차를 탔었기 때문에 실재로는 운전을 할 줄 모르신단다.
따라서 요즘 엄마가 편찮으셔도 병원에 태워다 주지 못하신단다.
밥도 스스로 차려먹지 못하셔서 친구와 여동생이 식사시간마다 가서 차려드려야 한단다.

따지고 보면, 우리 시아버님도 이분과 전혀 다르지 않으시다.
혹시 아직도 이렇게 보필 받고 사는 젊은 남자들이 있다면, 미리미리 '생존법' 은 익혀 두어야 늘그막에 고생을 면할 수 있지 않을까? 


2. DVD가 왔다 - 1. 

일본에서 개봉했다는 '외출'  의 디렉터즈 커트 판이다.
작년에 개봉한 '외출'에서는 삭제 되었다던 30분 분량의 내용이 다시 들어간 내용이다.

캐나다의 '가족'이 선물로 보내 준 것인데,  과연 이런 걸 받아도 되는지 모르겠다. 
요즘은 번역도 별로 안해주는데.....

외출이 프랑스에서 27주간 상영이 되었다고 한다.  영화평도 좋다. 
프랑스에서는 공감을 많이 받았나보다. 아쉽다.


3. DVD가 왔다 - 2. 

Hoodwinked 라고,  캐나다의 다큐멘터리 영화이다.
NAFTA 채결 20년이 지난 시점의 캐나다의 현 주소를 돌아보는 내용.

* 겉보기의 수출, 수입은 늘었지만, 캐나다의 생활 수준은 전혀 나아지지 않았음.
  캐나다의 수출품 중 미국 시장에 위협이 되는 것은 어떤 형태로든 클레임이 걸린다. 

* 자국 국민들에게 싸게 공급하던 자국산 가스와 석유는 '형평성'에 어긋난다고 해서 더이상 싸게 공급하지 못하게 되었다.  자동차 기름, 난방비, 공공요금이 올랐다.

* 전기, 가스, 석유를 미국에 수출하는데,  NAFTA 조약에,  이들 자원의 수출량을 임의로 줄일 수 없으며, 줄일 경우에는 캐나다의 내수량도 비례해서 줄이도록 했다. 
  이로써 캐나다는 자기 나라의 자원이 고갈되어 자기들이 쓸 것이 없어져도, 생산량의 90%를 미국으로 보내야 하게 되었다.  즉, 에너지 주권을 빼앗긴 것이다.

* 캐나다 주요 기업 대부분이 미국으로 소유권이 넘어갔다.  본사의 이전으로 본사 주변의 상권이 몰락함.
그 기업의 이윤은 미국의 본사로 이전됨.  주요 결정에 '캐나다'에 대한 고려의 여지가 없어짐.

* '더 부유해지면 더 많이 나눌 수 있다'던 공언이 무색하게 캐나다 정부의 재정은 악화되었고, 의료보험, 고용보험 등 복지 혜택이 크게 줄어듬. 
  캐나다 정부가 해 오던 이런 저런 내국인 우대 혜택이나 보조금 지급은 'unfair'한 것이므로 하지 
  못하게 되었다. 
  캐나다 정부가 추진하려는 환경보호 정책 등이 기업의 이익을 침해할 경우,  기업이 제소하므로, 공공 정책에 대한 정부의 자율권이 크게 훼손되었다.

* Canada는 군사력을 미국에 의존하고 있다.
  그런데 역사적으로 캐나다를 공격한 나라는 딱 한 나라, 바로 미국, 네 차례나 공격했단다. 


한 가지 흥미로운 사실.  우리 나라가 네댓번이나 언급되었다.
이는 미국을 제외한 나라들 중 제일 많이 언급된 것 같다. 
현재 한국과 캐나다가 FTA 협상을 진행 중이라는 것에 대한 경계도 있지만,
'FTA 체재를 도입하지 않고도 자국의 자동차, 철강, 조선, 전자 산업을 일으킨 한국'처럼 우리도 할 수 있다하는 내용도 있었다. 
그런데 우리는 그 길을 거꾸로 가려고 하고 있다.

이 DVD, 돌려보면 좋겠는데..... 한가지 단점은, 캡션 기능이 없어서 자막이 뜨지 않는다.
한글로 번역해서 자막을 달려면 영문 캡션이 있으면 편한데...

4.  앞으로는 자숙 모드

"최근 3개월 간의 고객님의 순수구매총액은 593,200원이며, 앞으로 2007년 01월 27일까지
상품 구입시 기본 마일리지 외에 3%의 추가 마일리지를 적립해 드립니다. "

이번엔 진짜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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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실 2006-10-28 13: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1번의 전형적인 분이 바로 울 시아버님..... 공직에 계실때 기사 딸린 차를 타셔서 지금도 운전을 못 하십니다. 늘 옆에 사는 우리가 모셔다 드려야 한다는..하다못해 텃밭에 가실때에도..그러고 보니 내일 고구마 캐러 간다고 하시네요. 흑 (주말엔 집에서 그냥 뒹글뒹글 하는게 좋아요)

물만두 2006-10-28 13: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1번은 남자분들 아셔야겠네요.
4번은 대단하십니다.

가을산 2006-10-28 13: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세실님/ 고구마 잘 캐세요... 날씨 좋은데, 쉬엄쉬엄 하늘과 산 보면서요.

물만두님/ 아, 그러고보니 저 중에는 책이 아니라 가방도 하나 들어있네요. 알라딘서 가방도 하나 샀어요.

ceylontea 2006-10-28 13: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1. 저희집은 그래도 친정아버지, 시아버지 두분다 그러시지는 않으니 다행이네요.
3. 에효... ㅠㅠ
4. 흐흐..전 그래도 가을산님보다 10만원 넘게 적어요... ^^V

라주미힌 2006-10-28 14: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놈현에게 dvd 좀 놓아드려야겠어요.. 도대체 눈귀는 어디다 두고 다니는건지.

마태우스 2006-10-28 14: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흠, 저보다 훨 많이 사셨네요^^ 전 불안한 플래티눔.... 글구 캐나다란 나라, 그리 부러워할 필요가 없군요. 그리고...B군에 대한 가을산님의 마음, 존경스러워요. 진정한 팬이 뭔지 보여주시는군요. 군사력을 의존하는 나라를 네번 침략한 미국, 정말 대단...^^

2006-10-28 14:4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6-10-28 15:26   URL
비밀 댓글입니다.

클리오 2006-10-28 18: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무 것도 할 줄 모르고 큰소리 치는 남자들, 젊었을 때는 부러워보일지 몰라도 나이들면 때론 좀 불쌍해보이기도 하죠? 늙어도 아이들처럼 여자없인 아무 것도 못하고... --;

가을산 2006-10-28 18: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실론티님/ 다행히 저희 친정아버지는 운전"은" 하십니다. ^^;;

산새아리님/ 어디 전직 대통령들이 자기가 잘못한 게 있다고 하던가요? ㅡㅡ;;

마태님/ 이제 연말까지 한 달에 한번만 사고 버텨 볼래요. (2000원 할인 쿠폰이 나오니까..한 번은 사고..) ^^

클리오님/ 그렇게 불쌍하게 만드는 원인 중 하나가 아들 감싸고 도는 엄마들 때문이죠. 한 번만 더 생각하면 아들에게 전혀 도움이 안되는 건데...
이제는 저런 불쌍한 사람 없어져야 하겠지요.

마노아 2006-10-28 21: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가을산님의 잡기는 흘려들을 게 없어요...

가을산 2006-11-02 10: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노아님, 인사가 늦었네요.
그냥 궁시렁거리는 잡기를 그렇게 읽어주시니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