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주중에 (마음만) 바빴던지라, 일요일엔 하루종일 늘어지게 쉬었다. 
     드디어 겨울 연가를 다 보았다! 
     마지막 회의 마지막신, 정말 아쉬움이 많았다.
     끝나는 것이 아쉬웠다는 것이 아니라, 그동안의 전개에 비해 마지막 장면의 대사나 화면이 미진했다는 뜻이다.
     제작 시간에 쫓겨서 그랬던걸까?  
    
2.  오후에 생각해 보니 개원의 보수 교육이 있는 날이었는데 깜빡하고 안가버렸다. 
     역시 알라딘의 " 바보돌대가리새클럽" 회원 답다.
     매년 채워야 하는 평점을 아직 하나도 따지 못했는데, 후반기에는 학회 참석에 좀더 신경 써야겠다.
    
     지난 화요일에는 복사기가 작동이 안되길래 종이가 중간에 끼인 줄 알고 한참을 씨름했는데,
     알고보니 복사지가 다 떨어져서 작동이 안된 것이었었다.  ㅡㅡ;; 
     마이 페이퍼에 "바보돌대가리새클럽 회원일지" 카테고리를 하나 만들까?

3.  의약품접근권과 소비자 운동을 하는 미국인 활동가와의 간담회가 토요일에 있었다.
     간담회 전에 시간이 좀 있어서 오후에 잠시 경복궁 구경을 했다. 날씨는 왜 그리 더운지!
     마침 세종대왕 즉위식 재현 행사를 하고 있었다.  
     그사람, 한글이 24글자만으로 되어 있다고 하자, 깜짝 놀란다. 
     다시 만났어도 참 소탈한 사람이었다. 한국 음식도 잘 먹고. 
     자신을 "just an ordinary guy" 라고 하는데, 
     실은 하버드에서 경제학 박사를 땄다는 사실을 누군가가 귀띔해 주어 알게 되었다. 
     이사람과의 간담회는 따로 페이퍼가 있어야 할 것 같다.

4. 큰애가 중간고사다. 
     가장 취약한 과목인 사회를 오늘 본단다.
     본인도 조금은 걱정이 되었는지 어제 저녁에는 사회가  "이해" 안된다고 같이 공부좀 하잔다.
     음.... 범위는 서양의 역사로, 미케네 문명부터 그리스-로마, 중세를 거쳐서 르네상스까지이다.
     나도 첨엔 범위를 보고 쫄았지만, 내용을 보니 정말 아주아주 개략적으로 훓고 지나는 것이어서
     조금 체면은 세울 수 있었다. 
     다음 날에 시험을 본다는 놈이 그동안 공부한 내용을 "리뷰"한다거나, 주요 사건이나 인물 등
     암기해야 할 것을 외우는 것이 아니라 "이건 왜이래?" 수준의 질문을 하고 있으니 속으로는 갑갑했지만, 
     그래도 작년 첫 중간고사 전날의 행태 - 오후 3시부터 더이상 공부할 게 없다고 몸을 배배 꼬던 - 보다는 
     발전된 모습이었다.
     그래도 밤 11시쯤까지 겨우 한번 훑어보고 나서는 이제 겨우 "이해" 한 내용을 외울 생각은 않고
     '나 컴퓨터 해도 돼?' 하고 묻는 걸 보면....  ㅡ,ㅡ a

5.  오늘 모 매체에서 인터뷰한 기사가 나갔다.  
     두서 없는 내용을 정리하느라 기자가 꽤 고생했을 것 같다. 그런데 역시 상투적인 표현이 많다.

    " 음악가의 길도 의사의 길 못지않게 힘들고 많은 노력을 들여야하지만, 과정을 마치고 나서 내 능력을
      발휘하는 데는 의사가 되는 것이 낫겠다고 생각했죠. 부모님께서 한사코 반대하셨지만 결국은 제 고집에
      부모님도 포기하셨죠. "  

     으아..... 상당히 닭살스러운 멘트다.  ^^;;  
    
     이때 당시를 가지고 여동생은 아직도 나를 놀린다.  눈물농성의 교과서라고.  
     다음은 여동생이 묘사하는 나의 농성법이다.   
     1) 주말 내내 응접실 한쪽 구석에 앉아서 운다.
     2) 큰 소리를 내지도 않는다. 말도 필요 없다. 그냥 앉아서 계속 눈물만 흘린다. 
     3) 눈물을 닦는 것은 휴지나 손수건이 아니라 세수수건이다.
     4) 세수수건은 체계적으로, 세로로 반 접어서 그것을 두루마리로 돌돌 만다.
     5) 돌돌 만 부분을 눈 밑에 대고 흐르는 눈물을 훔친다.
     6) 한 부분이 다 젖으면 두루마리를 약간 돌려서 다른 부분으로 눈물을 훔친다.

     ㅎㅎㅎ,  이렇게 해서 3일 만에 오케이를 받아 냈다.  ^^ v


댓글(8)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갈대 2005-05-02 12: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가을산님의 농성법에는 항복하지 않을 사람이 없겠는걸요. 동생분도 참 재밌으시네요^^

nemuko 2005-05-02 12: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렇게까지 해서 오케이를 받아내고 싶을 만큼 간절한 뭔가가 보이면 좋겠습니다...

瑚璉 2005-05-02 12: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음으로는 모 매체의 이름을 밝히시는 것이 궁금한 백성들을 위한 정도가 아니겠습니까?

부리 2005-05-02 13: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새클럽이라는 거, 부리가 당연히 가입해야겠죠^^

깍두기 2005-05-02 13: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호정무진 님 말씀에 찬성. 빨리 밝히세요^^

날개 2005-05-02 14: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3일동안 눈물이 나오던가요? ^^;; 눈물농성 정말 멋집니다..ㅎㅎ

가을산 2005-05-02 15: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갈대님/ 당시 여동생이 초등학생이었는데 잘도 기억하더라구요.
nemuko님/ 간절한 뭔가 도 그렇지만... 이대로 가면 정말 안된다는 절박함이 컸습니다.
호정무진님, 깍두기님/ 조회수도 얼마 되지 않는 곳일 것 같고, 내용이 거의 위 문장 수준의 닭살스러움의 연속이라 알라디너들의 정신건강을 위해서 안보시는 것이 좋아요.
부리님/ ㅎㅎ, 환영합니다. 저 새클럽, 회장이 누구인지도 제대로 모른다는 것이 또하나의 특징인 것 같아요. 새클럽 답죠?
날개님/ 음.... 저 농성은 - 부모님으로부터 '구조적으로 불가능하다'라는 거짓된 정보를 최후통첩 받은 후의 3일이었구요, 실은 약 2개월 정도 걸렸습니다. 다른 시/도의 학교로 한 학년을 낮추어 전학이라도 하겠다고 나섰더니 손 드시더라구요.

ceylontea 2005-05-04 14: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건희가 저 농성법을 배우진 않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