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으로 이사온지 10년 만에 벚꽃 구경을 처음 갔다.
그동안 왜 안갔냐면, 사람들이 '구경갔다가는 밟혀 죽는다', '길이 많이 막힌다' 라고 하도 겁을 주어서이다.
그런데, 이번에 모임의 행사를 동학사 입구에서 하기로 준비해 버렸다.

결국, 유성 IC에서 동학사 입구까지, 평소에는 30분 미만 걸리던 거리가
이날 오후 6시 경에는 1시간 20분 걸렸고,
밤 11시 경에는 오히려 더 막혀서 2시간이 넘게 걸렸다고 한다!   
나는 벚꽃놀이 인파가 - 주말에도 - 밤에 더 많다는 것을 처음 알았다.

그 막히는 길을 뚫고 예약된 민박집에 가보니, 이럴수가!  민박집 앞마당을 광대패에게 대여한 것이다.
지난 주에 답사 갔을 때는 분명히 조용하고 깨끗한 민박집이었는데,
이날은 완전 "난장"이 벌어진 것이었다.  ㅜㅡ

불행중 다행으로, 우리가 빌린 방은 마당의 반대편 쪽을 향해 있어서 회의는 진행할 수 있었는데,
밤 새~~도록!  아침 6시에 경찰차가 와서 스피커를 끄라고 할 때까지 예의 그 시골장터 음악이 꽝꽝대고 울렸던 것이었다.
뭐... 우리도 밤 새~~도록 잠은 자지 않았지만,  그래도 정말 너무 심했다.

왜 사람들은 유원지에서 '조용히' 놀지 못할까? 
노는 것도 "화끈하게", "신명나게" 놀아야 직성이 풀리는 사람들 때문에 나처럼 '게으르게' 노는 것이 좋은 사람들은 놀 수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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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티나무 2005-04-18 19: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호호... 그 광경이 머릿속에 그려지려 합니다.
벚꽃은 좋던가요?
제가 있는 곳은 계속 겨울같은 우중중함과 칼바람 덕에 봄이 도망갔답니다.^^

울보 2005-04-18 21: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러게요...
저도 게으름의 한사람 아니지 우리신랑이 그러기에 저도 닮아가지요...

세실 2005-04-18 23: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음....한밤중에 넘 시끄럽게 해도 화 나죠~ 광대패라...에구... 고생하셨겠습니다.

panda78 2005-04-19 00: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유성에서 동학사까지 두시간! 와... 정말 인파가 대단했나 봐요-

마냐 2005-04-19 03: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옆동네에선 그런 일이 벌어지고 있군여....한번도 동학사에 못가본지라...감히 제철에 구경갈 생각은 못하겠군여.

여울 2005-04-19 09: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벚꽃+회의-(시골장터음악)]*밤샘**열정.... 암튼 빠져야 할 것이 들어간 것 같은데?
대단하십니다.ㅎㅎ 전 10년전에 한번 데인 뒤, 이젠 얼쩡거리지 않습니다. ㅎㅎ

마태우스 2005-04-19 09: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4월 한달은 여의 도 근처를 얼씬도 하지 않는답니다. 사람 많은 건 딱 질색....

가을산 2005-04-20 01: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벚꽃놀이를 운치있게 한다는 것은 역설적으로 불가능한가봅니다.
새벽 5시에 가지 않는 한에는 말이죠.

2005-04-20 18:2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5-04-22 21:25   URL
비밀 댓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