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으로 이사온지 10년 만에 벚꽃 구경을 처음 갔다.
그동안 왜 안갔냐면, 사람들이 '구경갔다가는 밟혀 죽는다', '길이 많이 막힌다' 라고 하도 겁을 주어서이다.
그런데, 이번에 모임의 행사를 동학사 입구에서 하기로 준비해 버렸다.
결국, 유성 IC에서 동학사 입구까지, 평소에는 30분 미만 걸리던 거리가
이날 오후 6시 경에는 1시간 20분 걸렸고,
밤 11시 경에는 오히려 더 막혀서 2시간이 넘게 걸렸다고 한다!
나는 벚꽃놀이 인파가 - 주말에도 - 밤에 더 많다는 것을 처음 알았다.
그 막히는 길을 뚫고 예약된 민박집에 가보니, 이럴수가! 민박집 앞마당을 광대패에게 대여한 것이다.
지난 주에 답사 갔을 때는 분명히 조용하고 깨끗한 민박집이었는데,
이날은 완전 "난장"이 벌어진 것이었다. ㅜㅡ
불행중 다행으로, 우리가 빌린 방은 마당의 반대편 쪽을 향해 있어서 회의는 진행할 수 있었는데,
밤 새~~도록! 아침 6시에 경찰차가 와서 스피커를 끄라고 할 때까지 예의 그 시골장터 음악이 꽝꽝대고 울렸던 것이었다.
뭐... 우리도 밤 새~~도록 잠은 자지 않았지만, 그래도 정말 너무 심했다.
왜 사람들은 유원지에서 '조용히' 놀지 못할까?
노는 것도 "화끈하게", "신명나게" 놀아야 직성이 풀리는 사람들 때문에 나처럼 '게으르게' 노는 것이 좋은 사람들은 놀 수가 없다.